연애도 계약이다 - 안전하고 자유로운 사랑을 위하여
박수빈 지음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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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서평단이 되어 연애도 계약이다. 가제본을 받았다.

저자의 이력도 특이하다. 대학에서 미학을 전공했고 학부 시절 내내 연극동아리 활동에 심취했고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변호사가 되었다. 변호사로서 각종 계약서를 처리하고 계약서를 근거로 한 소송들을 경험으로 연애라는 주제를 법에 접목시켜서 읽는 재미가 있다.

 

계약이란 간단히 말해 갑과 을이 특정한 책임과 의무를 이행하기로 합의하고 약속하는 것이다. 연애는 헤어지더라도 결코 연애를 하지 않았던 과거로 돌아갈 수가 없다. 연애는 해지할 수는 있어도 해제할 수 없는 특별한 계약이다. 지금 썸을 타고 있는 사이라면 연애를 시작하기 전이니 잘 고려해서 사람을 만나야 한다.

 

연애는 의무가 아니다, 연애는 계약이다, 계약을 체결하고 안 하고는 전적으로 나의 자유다. 모든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썸을 타다 끝내도 책임이 있다.

 

집을 사고 팔 때 등기부등본이 필요하듯이 연애에도 등기부등본이 필요하다. 재미있는 발상이다. 생각해보면 꼭 필요하다. 예를 들면 인물이 반반하다, 성격이 맘에 든다해서 무조건 만날 수 없다. 사람이 괜찮다고 소개팅해준다기에 이름과 연락처를 받고 나서 구글 검색을 해보고 페이스북을 보니 결혼을 두 번이나 한 사람이고 전 부인의 사진이 아직도 있더라. ‘돌싱인건 괜찮은데 사기결혼이니 하는 말까지 검색에 뜨니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뉴스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인데 만약 내가 당사자라면 손해배상과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유부남과 사귄 경우 간통죄는 없어졌지만 이혼하지 않고도 배우자의 상간자에게 손해배상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비겁한 연애 상대는 자신이 기혼자임을 알면서도 만났다는 증거를 배우자에게 전달해주고 용서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5000만원과 사회적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만나야 하는 정도의 사랑이 아니고서야 절대 하지말아라라고 말한다. 위자료를 청구 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변호사이니 이런 내용으로 법정에 서 봤을 것이다. 둘이 좋다고 할 때는 언제고 들통나면 모른다고 시치미 떼는 상황이 생긴다면 여자들만 다치는 경우가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

 

연애도 계약이다

 

저자는 연애가 계약이 된 순간 상대방을 내 것 이라고 부르는 일을 멈추었다. 내 사랑의 상대방을 사람으로서 제대로 존중하기 위한 일이지 네 것내 것의 관계가 아니라 너와 나사이의 계약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그의 취향에 맞게 옷을 입는다든지 인형 같은 존재가 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의(상대방) 삶의 조력자나 동반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이미 때는 늦었다. 고전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의 주인공 노라는 더 이상 남편의 인형이 아니라며 집을 나가는 것으로 인형의 삶을 마무리한다. 얼마전에 인형의 집을 읽었기에 많은 공감이 되었다.

 

내가 젊을 때에 연애는 결혼의 끝이라고 생각했다.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는 만나면 사귀는거고 결혼 하는 거로 알고 있었는데 요즘은 아닌가봐 연애 따로 결혼 따로 너무 삭막한거 아니냐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저자는 꼭 결혼이 아니라도 생활을 함께 하는 동반자라면 이런 관계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꼭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노년에 나와 함께 살면서 서로 보살필 파트너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요즘 뜨는 제목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책을 읽어 봐야겠다. ‘생활동반자 관계에 관한 법률’‘동반자등록법제정에 관한 논의들이 나왔다고 하니 좋은 쪽으로 통과가 되었으면 한다.

 

연애 중인 상태에서 상대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어 이별하는 환승 이별어떤 결정도 없고 연락도 없이 상대를 마냥 기다리게 하다가 헤어지는 잠수 이별을 잔인한 이별이라고 말한다. 좋은 만남을 해오다가 불쑥 네가 싫어졌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우리 헤어져라는 말을 들은 사람은 충격일 수 있겠다. 온 세상이 끝난거 같은 기분도 들고 일상생활이 안 될 수도 있다. 이 책이라면 충고와 적절한 조언을 다 갖추었다.

 

연인간에는 웬만하면 돌려받지 않아도 괜찮은 수준을 넘어서는 돈거래는 하지 말고, 돈을 빌려줄 일이 생기면 연인관계라도 차용증을 작성해야 한다. 연애란 이별로서 그 관계가 종결 된다 하더라도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던 예전으로 되돌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종영된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연인관계가 끝났는데 진아(손예진) 휴대폰 명의가 전 남친이어서 만나기 싫어도 한 번은 만나서 해결해야 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 것처럼 데이트통장, 커플반지, 같이 공유 할 수 있는 것들도 생각을 해봐야 하는 연애는 참 어렵다.

 

흔히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면 사람은 사람으로 잊을 수 있다고 다른 사람을 소개 받거나 사귀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사람은 사람으로 잊어도, 사랑은 사랑이 아니면 극복할 수 없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끊임없이 과거의 사람과 비교하게 되고 여전히 그 사람이 그립다면 새로운 사람은 나의 사랑이 아닌 것이다.

 

저자는 나는 원나잇은 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원나이트 스탠드, 원나잇은 하룻밤이라는 시간을 서로에게 일정한 행위를 제공한다. 이해가 안되지만 이런 일들이 많이 생기는가보다. 범죄에 노출 되기도 하고 절대 행동에 옮겨서는 안되는 일이다. 뒷 장으로 가서 데이트폭력, 불법영상물 유포 등의 디지털 성범죄, 스토킹 등의 연애가 아닌 것에 법적으로 대처하는 방법까지 꼼꼼하게 알려준다.

 

이 책 연애도 계약이다라는 제목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하다가 헤어질 수도 있으며 그 휴우증은 본인이 감당해야 한다. 마음의 상처를 덜 받고 더 행복하게 연애를 하고 싶다면 저자의 세심한 조언이 들어있는 연애 지침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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