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살 것인가 -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의 기준을 바꾸다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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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의 저자, <알쓸신잡2>의 건축가 유현준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TV프로그램 <알쓸신잡>을 안 본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인기였다. 못 본 날은 다시보기 해서 볼 정도였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나와서 유익하게 봤다. 집 하면 콘크리트와 벽돌로 지어지는구나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지나쳤는데 이 책을 통해 건축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이제라도 읽을 수 있어 다행이다.

 

    

저자: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 및 ()유현준건축사사무소(Hyunjoon Yoo Architects) 대표 건축사, 미국 건축사. 하버드 대학교, MIT, 연세대학교에서 건축 공부를 했다. 하버드 대학교를 우등으로 졸업 후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 사무소에서 실무를 하였다. MIT 건축연구소 연구원 및 MIT 교환교수(2010)로 있었다. 2013 올해의 건축 Best 7, 2013 김수근건축상 프리뷰상, CNN이 선정한 15 Seoul’s Architectural Wonders, 2010 건축문화공간대상 대통령상, 2009 젊은 건축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국제 현상 설계에서 다섯 차례 수상하였다. 2011 한국현대건축작가 16인 아시아전 요코하마 전시, 2010 한국현대건축작가 17인 아시아전 상하이 전시, 2015 멜버른 대학교 한국현대건축작가 초청 전시를 가졌다.

 

 

저자는 스머프 마을 같은 학교를 꿈꾼다. 중고등학교 운동장을 가운데에 위치한 숲 공원으로 옮기는 계획을 세운다. 그러면 방음벽 옆에서 축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숲속 나무에 둘러싸여 뛰놀 수 있게 된다. 방과 후에 자연스레 지역 주민들도 사용할 수 있다. 보통 12년을 같은 건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지옥 학교를 다니는 것이다. 학교 건물은 저층화되고 분절되어야 한다. 1학년 때는 삼각형 모양의 마당에서 놀다가, 2학년이 되면 연못 있는 마당에서 놀고, 3학년이 되면 빨간색 경사 지붕이 있는 교실 앞마당에서 놀 수 있어야 한다.

 

건축에서 경계의 모호성은 층간 구분이 모호해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하나의 큰 공간에 여러 개의 다른 기능이 중첩된다. 지금은 공간에 벽이 없어서 복도와 방의 구분이 모호하다. 경계의 모호성은 기계와 인간의 구분에서도 드러난다. 오늘날은 동물을 인간과 비슷한 급으로 바라보는 가치관이 지지를 받아서 동물이 우리에 가두는 동물원을 비판하고 동물의 권리도 주장한다.

 

어떤 거리를 걷고 싶은 마음이 들려면 거리의 이벤트 밀도가 높아야 한다. 서울의 유명한 거리 다섯 개를 조사해 본 결과 걷고 싶다고 하는 거리에는 1백 미터당 30개 이상의 선택 가능한 가게 입구가 있다. 다양한 선택권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가게 입구가 많은 곳이 다채로운 경험을 주는 걷고 싶은 거리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6백 미터에 입구가 하나, 그것도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라면 당연히 걷고 싶지 않은 거리가 된다. 이유는 아파트 단지 코너에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상가건물이 있기 때문이다. 이 상가에 들르면 만사가 해결되고 지하 주차장에 가서 차를 타고 나가서 다른 상가로 이동하면 되니까 아파트에 담장도 있어 걷고 싶지도 않고 걸을 수 없는 거리가 되어 버린 것이다.

  

  

 

고인돌을 지은 이유가 재미 있다. 그 지역에 없는 멀리서 구할 수 있는 바위들이고 그 시대에는 수레바퀴도 없어서 바위를 옮겨 오려면 수십 명의 사람이 나무를 베고 통나무를 만들어 바위 앞으로 가지고 와서 통나무 위에 바위를 얹어 밀고 끌면서 고인돌을 세울 곳으로 이동을 한다. 땅을 파고 작은 돌을 기둥으로 세우고 흙으로 덮고 엄청나게 힘이 드는 건축 과정이다. 이것을 볼 때 돈이 없으면 지을수도 없기 때문에 대단한 권력자만이 지을 수 있는 고인돌이다. 고인돌의 주인은 경제적으로 힘이 있는 부족의 우두머리다.

 

도심 속 자연의 대명사인 뉴욕의 센트럴 파크와 5번가의 만남을 예를 들어 준다. 5번가는 센트럴 파크의 동측 면에 위치하고 있다. 공원과 접한 면에 세계적인 미술관인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고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고급 상권 가로가 된다. 센트럴 파크를 벤치마킹해서 만든 서울숲과 과거 대한민국 대표 상권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란다. 그런데 서울숲은 자연은 있지만 도로에 둘러 싸여 있어 접근하기가 어렵고 로데오 거리는 상권은 있으나 자연이 없어서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다. 이 둘을 연결하는 보행자 다리를 만든다면 서울의 새로운 성장 축이 될 것이다.

 

건축가의 시선으로 벽, 창문, 기둥, 지붕, , 다리 같은 각각의 건축 요소를 통해 공간에 대한 생각들을 이야기 한다. 자연에는 담장이 없다,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동물들은 벽을 쌓지 않는다. 인간만이 종교적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선을 긋고 벽을 세우고 공간을 나눈다.

 

시원하게 뚫린 가로로 긴 창을 좋아하는 사람들, 창은 너무 노출되어 불안하다며 세로로 된 창을 선호하는 사람들 여러분은 가로 창과 세로 창 중 어느 쪽인가? 세로 창이 보기에도 시원해서 좋지 않을까요. 징검다리는 물이 불어나면 사라지는 다리다. 물이 불어나도 항상 물 위에 군림하는 다른 다리와는 다르다 그래서 자연에 양보하는 겸손한 다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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