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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터스 브라더스
패트릭 드윗 지음, 김시현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3월
평점 :
청부업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찰리와 일라이 두 형제가 있다. ‘제독’이라는 고용주의 재산을 빼돌린 이유로 금 채굴꾼 허먼 커밋 웜을 찾아내 죽이라는 의뢰를 받는다. 서부 해안을 따라 오리건에서 샌프란시스코로 향한다. 다혈질에 술 주정뱅이인 찰리 형이 못 마땅한 일라이는 이런 생활을 청산하고 싶지만 집을 떠나온지 오래라 갈 곳이 없는 신세다. 두 형제의 티격태격 하는 장면도 있지만 가끔은 사랑에 빠지는 동생 일라이의 모습은 귀엽다 못해 순수하게 보인다. 돈을 긁어 모으지만 부당하게 벌어들인 돈은 없어지기 마련이다. 금 채굴꾼 커밋 웜을 만나 고용주가 시키는 일을 제대로 실행 할지 형제들이 도착하기 전에 떠나 버린 모리스는 어떻게 될지 흥미진진한 그들의 횡로가 궁금해진다.
《저자 : 패트릭 드윗 (Patrick deWitt)》
1975년 캐나다 밴쿠버 출생, 미국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을 거쳐 현재 아내와 아들과 함께 오리건에 살고 있다. 2009년 첫 소설 『세정식』이 뉴욕 타임스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되었고, 2011년 발표한 『시스터스 브라더스』가 캐나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총독문학상을 비롯해 로저스 문예재단 소설상, 스티븐 리콕 상, 캐나다 작가협회상을 수상하고 맨부커 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성과를 거두며 북미 문학계를 대표하는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았다. 정통 서부극에 블랙코미디의 향취를 더해 서부개척시대의 인간군상을 그려낸 이 작품은 2018년 자크 오디아르 감독, 와킨 피닉스, 존 C. 라일리, 제이크 질런홀 주연의 동명 영화로 제작되어 제75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 『언더메이저도모 마이너』 『프렌치 엑시트』 등이 있다.
골드러시의 광기로 들끓는 1851년 미국 서부
정 많고 악명 높은 킬러 형제의 위험천만한 여정이 시작된다!
찰리는 제독의 정찰병인 헨리 모리스가 보낸 것으로 편지 한 통을 보여준다. 모리스는 형제들보다 먼저 가서 정보를 모으기로 떠났다. 허먼 커밋 웜의 인상 착의는 키는 작달막해 여간 우스꽝스러운게 아니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샌프란시스코의 술집에서 과학이나 수학 책을 읽고 여백에 그림을 그리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 모리스는 샌프란시스코의 호텔에서 형제를 기다리기로 되어 있었다.
형제의 앞날은 순탄하지 않다. 독거미에 물리고, 마녀인지 노파에게 저주가 걸리고 오두막에 갇힌 일라이는 우연히 곰을 보고 총을 쏘다가 자기의 말 텁의 눈을 맞춘다. 시원찮은 말이 애꾸눈이 되어 힘들게 된다. 메이필드스에 호텔에 사는 메이필드는 형제가 잡아온 붉은 곰의 가죽 값을 쳐주고 하룻밤 크게 한판 벌인다며 매춘부들을 불러 들인다. 메이필드가 고용한 사냥꾼들의 복장을 우스꽝스럽다고 놀림을 당한 복수로 찰리 시스터스를 노리고 있다가 되려 죽임을 당하고 메이필드는 수중에 백 달러만 남기고 금괴와 금화를 빼앗긴다.
골드러시*로 알려진 현상을 둘러싼 히스테리의 근원에는 바로 이런 생각이 자리해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운이라는 막연한 느낌을 갈망한다. 불행한 대중은 다른 사람들, 또는 어떤 목적지의 행운을 빌리거나 빼앗고 싶어한다. 유혹적인 개념이지만 주의해야겠다 싶었다. 정직하게 쟁취해야지 속임수를 쓰거나 허세를 부려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19세기 중반 미국에서 수많은 사람이 금을 채취하기 위해 서부로 몰려든 현상>p133
형제들의 기억속에 아버지는 지랄발광이라고 하였다. 어머니에게 폭력을 쓰고 죽이려고 하여 형인 찰리는 소총으로 아버지의 두 발과 팔에 총을 쏘았다. 그런 기질을 아버지에게서 자식에게 대물림 된다고 들었는데 형이 물려 받은거 같다고 일라이는 생각한다.
모리스의 일기장 일부
가는 도중 텁의 상태는 불안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기로 한 모리스는 며칠 전에 떠나버린 것을 알았다. 호텔 지배인을 협박하여 그가 나두고 간 일기장을 발견한다. 일기장에는 허먼 커밋 웜과 손잡고 제독의 정찰병이자 오랜 심복의 지위를 저버리게 된 사연이 적혀 있었다.웜은 모리스에게 파트너가 되어 금을 캐자고 제안을 한다. 수익은 반으로 나누고 지금은 첫 여행에 투자를 하라고 한다. 모리스는 고민하다가 빛의 강으로 향하는 여정에 동참하겠다고 떠난 거였다.
지금 일을 그만두기는 싫지만 마음 가는 대로 따르기로 했다.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이란 무엇인가? 과거를 돌이켜보니 한심스럽다. 지금까지는 그저 지시에 따르며 살아왔지만 더 이상 타인에게 좌지우지되지 않겠다. 오늘 나는 새로 태어났으며, 내 인생은 다시 나의 것이 될 것이다, 앞으로 완전히 달라지겠다.p219
지금 당장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텁에게서, 이 일에서, 찰리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다. 새 말을 타고 돈을 숨겨둔 메이필드로 돌아가 완전히 다른 삶을 시작하고 싶었다. 창백한 경리와 함께든 아니든 상관없었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평화롭고 느긋한 삶을 살 수 있으면 그만이었다. 그것이 나의 꿈이었다.p245
시스터스 브라더스는 모리스와 웜에게 동업을 할 것을 권한다. "우리도 함께 일하고 그 대가를 받겠다는 거야. 그리고 당신들을 죽일 생각이었다면 왜 저자들을 처치했겠어?" 비법 액체에 부식 효과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강물에 희석되면 인체에 해가 없을 줄 알았는데 부작용이 생겼다. 웜은 정강이를 북북 긁었고,비법 액체가 찰리 오른손을 손마디까지 뒤덮었다. 살이 타들어갔다.
일라이와 찰리 형제는 어머니에게 돌아왔다. 나는 유심히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형과 내가 적어도 당분간은 지상의 모든 위험과 공포로부터 벗어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나로서는 참으로 행복한 결말이 아니라 할 수 없었다.
현대판 블랙유머로 무장한 카우보이 누아르
북미 문학계를 대표하는 차세대 작가 패트릭 드윗의 장편소설. 캐나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총독문학상을 포함해 4개 상을 수상했고, 2018년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영화로 제작되어 제75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서부개척시대의 인간군상을 풍자적인 필치로 그려내며, 폭력과 유머가 공존하는 매 장면마다 영화를 보는 듯 경쾌한 리듬이 독자를 사로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