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할 지도
김성주 사진.글 / 카멜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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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 할 지도

 

 

 

저자 : 김성주1983년생. 바닥난 통장 잔고보다 고갈되고 있는 호기심이 더 걱정인 어른.청춘은 나이가 아닌 걸음에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낯선 길을 걸을 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을 느낍니다. 함께 여행하고 싶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습니다. 오늘도 어느 낯선 도시에서 숨가쁜 미소를 짓고 있을 것입니다. 지은 책으로는 인생이 쓸 때, 모스크바가 있습니다.

 

 

책의 맨 처음은 크루즈 여행을 하고 있다. 저자는 혼자 하는 여행을 즐긴다. 지중해 한복판에서 어떤 남자와 대화를 하였다. 지난해 말 이 배의 객실을 예약을  했는데 부인이 건강이 좋지 못했는데 몇 달 뒤 세상을 떠나고 혼자 승선을 하여 일주일 동안 홀로 여행 중이라고 한다. 그 마음이 어땠을까 조금은 알 거 같다. 어쩌면 할 지도는 일주일 동안 하루에 한 도시씩 배를 타고 여행을 하며 마주했던 공간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생의 최단 경로를 찾아 헤매는 당신에게

여행을 떠나자, 어떻게든 되겠지

 

 

이 세상의 모든 김대리를 대신해 사표를 던지고 러시아로 여행을 떠났던 김대리 2년 만에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세계지도를 가지고 나타났다.

모든 길은 우리의 지도가 된다. 틀리거나 무의미한 길은 없다. 조금 돌아가거나, 잠시 막혔을 뿐이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 짐을 싸서 걸어보자, 그곳이 어디든지 간에.

 

저는 여행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부끄럽지만 대학 시절 배낭여행을 떠난 친구들이 부러웠던 적도, 바다 너머 세상에 호기심을 가진 적도 없었죠. 하지만 난생처음 비행기를 탄 날, 인천에서 간사이 공항으로 가는 내내 손바닥만 한 창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아차, 내가 이 재미를 모르고 살 뻔했다니.'p83

 

저자의 어릴 때 이야기를 읽을 때면 내 눈시울이 붉어진다. 젊은 부모님은 생계 때문에 일을 해야 했고 제대로 된 집이 없어서 단칸방에 살았던 이야기들,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하는 글에는 마음이 찡해진다. 문득 내 아이들도 엄마의 마음을 알아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엄마 말을 듣지 않거나 몰래 오락실에 간 것을 들켜 혼나기도 했지만, 가끔 장난감 블록으로 방을 어지럽힌 것과 늦은 밤까지 잠자리에서 동생과 시시덕거렸다는 이유로 화를 내는 엄마를 그때는 다른 엄마들보다 괴팍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것이 스물 갓 넘은 나이에 작은 단칸방에서 네 식구 생활을 챙기며 시작된 엄마의 깊은 우울감 때문이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 건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였다. 그날 엄마의 옆모습을 보며 했던 혼잣말을 잊을 수 없다.

차라리 평생 괴팍한 엄마로 남아 있지 그랬어.” p167

  

 

 

여행은 그 안에 미숙함이나 서투름 같은 풋내 가득한 의미들을 품고 있기에 누구에게나 아름답다. 삐뚤빼뚤 적힌 꿈을 안고 날아오른 천둥을 보는 사람들의 표정은 이미 그들이 품은 소망의 절반쯤 이뤄진 듯 행복에 차 있었던 것처럼, 여행을 삶으로 바꿔도 등식은 변함없이 성립할 것이다. 나는 엄마가 되는 것도, 아이들을 키우며 겪는 일도 모두 처음이라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는 엄마의 말을 통해 그것을 확인했다. p175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열 살이 되기 전이었다. TV 만화 시간 전까지 놀자는 전화에 비가 와서 안 된다는 옆 동네 친구의 마을 듣자마자 나는 그의 동네로 달려갔다. 우리 집 앞에는 비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 지점부터 비가 시작되는지, 그 경계를 확인하고 싶었다.

  

  

그때부터 시작된 경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저자는 여행을 떠난다고 하였다. 계절이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날의 낮 기온은 몇 도일지, 본인 배는 언제부터 나오기 시작했는지, 세상에 갑자기 일어나는 일은 없다지만, 몇 미터거리로 시차가 바뀌는 도시와 나라 사이 경계를 알 수 없는 것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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