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예술로 걷다 - 가우디와 돈키호테를 만나는 인문 여행, 개정판
강필 지음 / 지식서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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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예술로 걷다

 

 

책이라기 보다는 한 권의 화보집이다. 그림들과 건출물 사진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이 책 한 권 들고서 스페인 여행을 하고 싶다.

 

 

<들어가며>

내가 선택한 길은 예술과 인문 루트. 스페인에서 나는 예술과 인문 루트를 따라가면서 스페인 사람들의 삶과 문화, 역사를 조금이나마 경험했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자료와 사진들을 뒤지고 글을 쓰면서 나는 이번 여행에서 놓쳤던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깨달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시금 짐을 꾸리고 떠나는가 보다. 언젠가 경험과 지식이 쌓이면 (무엇보다도 돈이 모이면) 나는 또 다른 류트로 여행을 떠날 생각이다.

 

프라도 미술관:고야와 벨라스케스의 환영을 받다

마드리드 공항에서 내린 여행자들은 대부분 아토차Atocha역으로 향한다. 그곳이 마드리드 시내 중심이기 때문이다. 1851년에 마드리드 최초로 세워진 기차역인 아토차 역은 역사적으로나 기능적으로나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역쯤 된다. 여러 지하철 노선과 스페인 국영철도인 렌페RENFE가 만나는 지점이어서 여행자의 눈에는 너무 크고 복잡하다. 유동 인구와 여행자와 걸인이 많고(내 옆구리를 찌르며 돈을 요구하는 스페인 할머니 때문에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또 시위하는 무리들이 자주 출몰하기도 한다. 그곳에서 10분 이내의 거리에 프라도 미술관이 있다.

 

 

 

오른쪽 끝에서 고개를 숙인 채 두 손을 모으고 있는 여자는 막달라 마리아다. 자세히보면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고 있다. 막달라 마리아의 슬픔도 성모 마리아만큼 절절하다. 그리스도가 십자가 처형을 당하게 되자 그의 제자로 대접받던 이들 대부분은 뿔뿔이 흩어져 도망을 갔다, 그리스도의 마지막을 지킨 것은 몇몇 제자와 어머니인 성모 마리아, 그리고 한때 귀신 들렸던 여자 막달라 마리아였다.

  

 

  

 

고야의 전쟁의 참화연작: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200010월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 고야 판화 전시가 열렸다. 당시 고등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던 나는 미술부 아이들을 데리고 전시장을 찾았다. 창피한 얘기지만 고야의 무슨 작품이 왔는지는 몰랐다.

 

나폴레옹 군사에 대항하여 벌어진 스페인 독립전쟁은 1808년부터 시작되어 1812년까지 이어졌다. 당시 고야는 궁정화가로서 호세 1(앞에서 나폴레옹의 형이라고 말했던 조제프 보나파르트다)의 초상화를 그려 훈장까지 받는 등 출셋길을 달리고 있다. 가난한 시골 장인의 집안에서 태어나 화가로 성공한 그는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겼고 귀족이 되기를 꿈꾸기도 했다.

 

 

 

피카소의 <게르니카>: 세상의 모든 전쟁에 반대하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예술가들은 많이 있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이라면 역시 파블로 피카소일 것이다. 피카소는 화려한 여성 편력부터 어린 시절 너무 뛰어난 실력 때문에 화가였던 아버지의 붓을 꺾게 했다는 야사까지 무궁무진한 일화를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게르니카>를 만들게 된 동기는 워낙 유명하다. 피카소의 세계적 명성에 큰 영향을 미친 것도 이 작품이 가진 정치성일 것이다.<게르니카>는 스페인 내전 당시 일어난 한 사건을 반영하고 있다.

 

 

 

스페인의 대문호 미겔 데 세르반테스는 지독히도 불행한 삶을 살았다. 인생 자체가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는 자신의 경험담을 작품에 담기도 했다. 어린 시절은 이발사겸 외과의사였던 아버지의 빚 때문에 가족과 함께 여기저기를 떠돌았다. 세르반테스는 톨레도를 여행하던 중에 소지주의 딸을 만나 결혼했지만 부부 사이는 좋지 않았다. 빈곤한 삶도 계속 되었다. 몇 편의 소설과 희곡을 썼으나 주목받지 못해 세금징수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세르반테스는 비리 문제로 여러 번 감옥에 갇혔는데, 이때 <돈키호테>를 구상했다.

 

 

 

바르셀로나:가우디와 FC 바르셀로나의 도시

축구 팬이라면 바르셀로나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FC 바르셀로나의기념품일 것이다. 공식 매장은 FC 보티가라고 하는데, 무허가 가판대에서도 FC 바르셀로나 엠블럼이 새겨진 열쇠고리나 병따개를 팔고 있을 정도다. 도시 어디를 가도 FC 바르셀로나의 기념품을 판매 하는 매장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집 창문에 노란색과 빨간색 줄무늬의 깃발을 드리운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카탈루냐 사람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스페인 중앙 정부로부터 독립하는 날을 갈망해 왔다.

 

 

 

고딕 지구:영화<향수>의 촬영지가 된 중세 유적지

가우디와 직접 관련 있는 곳은 아니지만, 바르셀로나에 갔다면 놓쳐서는 안 될 지역이 고딕 지구다, 이곳은 중세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장소로 바르셀로나 구시가지에 있다. 깨끗한 매장들이 즐비한 람블라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 순간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골목을 마주하게 되는데, 그곳이 고딕 지구다. 계속 걸으면 벨 항구로 이어지고 바다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이 영화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의 촬영지라는 사실이다. <향수>의 주인공 장바티스트 그르누이는 파리의 더러운 골목, 그중에서도 악취 풍기는 생선 좌판대에서 태어난다. 어머니에 의해 바로 버려져서 고아원, 가죽 공장을 전전한다. 그에게는 뛰어난 능력이 있는데, 바로 남들보다 향기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아무 향기도 가지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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