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진
이완우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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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진

 

 

몽진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왕조실록(實錄)을 보관하던 춘추관(春秋館)과 충주사고(史庫), 성주사고(史庫)가 병화로 소실 된 후 유일하게 남은 전주사고(史庫)의 실록과 어진(御眞)의 이안과 보존 과정을 자유로운 상상과 서정성 짙은 문체로 그려 낸 역사소설이다.

 

당시 조선은 왜적의 침입에 맞서 백성을 보호하고 실록을 지켜낼 능력이 없었다. , 15924월 부산 포로 쳐들어 온 왜적의 선봉대는 채 2개월도 못 되어 한양을 점령하는 등 전 국토를 유린 하였으며, 결국 선조와 세자는 평양으로 피란하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초야(草野)에 묻혀 살던 이름 없는 어떤 사람들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전쟁터로 달려갔고, 또 어떤 이름 없는 사람들은 실록과 어진을 지키기 위해 전주 사고로 달려갔으며 수백 일 동안 산중에서 그것을 지켜냈던 것이다. 

 


역사소설이라 신청하는데 망설여졌다. 역사책은 읽기에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으니까. 다행히도 재미가 있다. 몽진은 역사소설이다. 역사소설은 역사가 아니다. 역사소설은 역사에서 착안해 창작한 소설일 뿐이다 라고 작가는 말한다. 상상력에 의해 탄생된 허구라는 점을 강조한다. 임진왜란 당시 실록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사람들의 헌신과 희생이 엿 보인다. 올해가 3.1운동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한지 100년이 되는 해이니 이 책을 읽는 것도 의미가 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왕조실록과 태조어진의 이안과 보존과정을 자유로운 상상과 서정성 짙은 문체로 그려낸 역사소설

 

 

사내는, 차라리 하루 빨리 왜적이 나타나기를 바랐다. 보이지 않는 적보다 보이는 적과 싸우는 것이 더 나으리라 생각했다.

소문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커지다가 마침내 걷잡을 수 없는 괴물로 변해버렸다. 한양을 점령했으니 이제 곧 잠시 비켜 놓았던 이곳을 향해 왜적들이 몰려올 것이라는 소문이 들려왔다. 왜적들은 남자들과 아이들은 모두 죽이고 여자만 잡아간다는 말도 들렸으며, 또 왜놈들은 사방을 볼 수 있도록 머리 뒤에도 눈이 있으며 겨드랑이에는 날개가 있어서 하늘을 날아다닐 수도 있다는 해괴한 소문도 꼬리를 물고 들려왔다.

 

 

 

일 년 전, (殿)(궁궐이라는 뜻)에 모셔진 어진을 담당하는 참봉에 제수 되었을 때 사내는 임금님의 은혜에 감복하여 눈물을 흘리며 삼배를 올렸을 뿐 아니라 조상을 모신 사당에 임금님의 은혜에 감복하여 눈물을 흘리며 삼배를 올렸을 뿐 아니라 조상을 모신 사당에 분향하며 자신을 나랏일에 쓰일 수 있도록 보살펴 준 조상의 은혜에 마음 깊이 감사해 했었고 나라와 임금님을 위하여 신명을 바칠 것을 맹세했었다.

 

저 멀리 산 아래로 아득히 맞닿아 있는 하늘이 이제 막 트기 시작하는 미명의 이른 새벽 부처님을 모셔놓은 작은 방 옆에 붙어 있는, 스님들이 안거하는 동안 머무는 숙소에서 나온 노인은 희미한 미명에 의지해 절벽을 뒤로 돌았다. 그러자 마치 숨겨놓았던 물건이 들통이라도 나듯 갑자기 어둠속에 웅크리고 있는 석굴이 나타났다. 석굴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찾지 않는다면 예상조차 할수 없는 곳에 거짓말처럼 존재하는 석굴, 석굴 앞에 이른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석굴은 입구가 사람 키를 훨씬 넘을 만큼 높았고 안은 넓고 깊었다. 많은 양의 실록을 숨겨놓고도 사람 여럿이 기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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