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 - 노르웨이에서 만난 절규의 화가 클래식 클라우드 8
유성혜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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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 × 유성혜

 

 

 

프롤로그

 

뭉크의 대표작 <절규>는 오늘날 어디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다. 영화, 잡지, 텔레비전 등에서 <절규>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만한 예술가들이 뭉크의 걸작들을 모티프로 한 작품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그림 하나가 세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표작 <절규>를 비롯하여 <마돈나> <불안> <아픈 아이> <이별> 등의 모티프를 그는 몸소 겪은 경험에 가져왔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그림으로 된 일기장을 보는 듯하다.

 

그림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표지에 사진과 뭉크의 그림들이 눈을 호강 시킨다. 불안과 외로움을 그림으로 승화시킨 화가 뭉크의 파란 만장한 일대기를  만나고 싶다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서평 제안으로 좋은 책을 소개해준 아르테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절규>는 일그러진 얼굴과 독특한 분위기로 그 그림을 보는 순간 사람들은 강한 인상에 압도당하고 만다. 해골 같은 얼굴에 늘어지고 비틀린 입과 턱, 강한 원색들이 혼란스럽고 불안하게 움직이는 풍경은 당시 선호되던 아름답거나 숭고하게 느껴지는 풍경과는 동떨어져 보인다.

 

 

"나는 보이는것을 그리는 게 아니라 본 것을 그린다." 뭉크가 남긴 많은 글 가운데 그의 예술을 가장 집약적으로 나타내는 문구이다. 뭉크는 당시 대부분의 화가들처럼 풍경이나 사물을 눈에 보이는대로 그리지 않았다. 다시 말해, 대상을 관찰해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본 것, 자신의 기억을 그리려고 했다.

 

 

뭉크는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연애는 하였다. 첫사랑 밀리라는 유부녀와 사랑에 빠지고, 툴라와 약혼을 해놓고 실연의 상처로 외국으로 떠돌았다. 밀리와의 만남은 1885년이었지만, 뭉크는 그녀와의 만남을 1890년부터 1892년 사이에 제 3자가 주인공인 로맨스 소설 형태로 기록했다. 뭉크의 이 소설이 온전히 그의 경험과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이를 통해 그의 첫사랑에 관한 단편을 알기에는 충분하다.

 

 

 

 

 

뭉크는 하나의 모티프를 다양한 방법으로 여러 번 그리는 것을 즐겼다. <절규> 또한 4개의 버전과 판화본이 존재한다. 동일한 제목에 같은 모티프를 가졌지만 디테일에 있어서는 4개의 버전이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인다.

 

 

 

<아픈 아이>의 탄생~ 1885년 그해 겨울 내내 뭉크는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방에서 그림 한 작품을 그리는 데 몰두했다. 하녀를 모델로 그린 이 그림은 사실 뭉크가 열세 살 때 죽은 누이 소피에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침대에 기대어 앉은 창백한 얼굴의 소녀와 옆에 앉아 있는 여인이 애절하게 소녀의 한 손을 꼭 잡고 있는 그림이다.

 

한편으로 뭉크는 그렇게 반복해서 <아픈 아이>를 그리면서 슬프고 아팠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치유하려 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그 두려움에 맞서는 것이라 했다. 누이의 죽음을 반복해서 그리고 판화로 제작하면서 어린 시절의 비극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자신도 언젠가 겪게 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성공가도를 달리던 당시의 뭉크를 잘 보여주는 그림이 <담배를 든 자화상>이다. 잘 차려입은 양복, 말끔하게 빗어넘긴 머리칼과 멋을 낸 콧수염,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만만하게 화면을 바라보는, 마치 화면 너머로 뚫을 듯한 강렬한 눈빛이 당당한 자신감을 보여준다. 몸은 어두운 배경 속으로 반쯤묻혀 있는데, 유독 얼굴과 오른손에 조명이 집중되고 있다. 그의 손은 화가로서의 자신감을 표현하듯 화면 중심에가장 전면에 강렬하게 드러난다.

 

뭉크의 삶에서 파리를 주목해야 하는 시기는 두번이다. 첫 번째는 1889년부터 3년간 떠났던 유학 시절이고, 두 번째는 베를린에서의 성공 이후 새로운 성공을 꿈꾸며 떠난 2년 정도의 시간이다. 인생의 전성기와 침체기가 있다면, 파리 시절은 뭉크에게 침체기에 가까운 시절이었다. 하지만 파리에서 경험한 아픔과 실패를 통해 뭉크의 예술 세계는 더욱 단단해지고 성숙해졌다.

 

에필로그

그림을 보고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는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죽어 있던 감성를 일깨우고, 인생을 돌아보게 하며, 묻어둔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줄 수도 있다. 꼭 그림이 아니더라도 영화나 글, 음악 등 매체와 상관없이 예술이 인생에 끼치는 영향은, 확연히 드러나지 않을지는 몰라도 참으로 거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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