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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언제나 옳다 - 아빠와 함께, 조금 더 지적인 파리 여행
강재인 지음 / M31 / 2019년 1월
평점 :
파리는 언제나 옳다
글을 쓰는 재능이 있었기보다는 환경의 역할이 컸다. 집의 서재와 거실에 만여 권의 책이 있었고, 항상 책을 읽으시거나 글을 쓰시는 아빠를 따라 큰 서점을 드나드는 일이 잦았다. 십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가 작가 되는 것을 반대하셨던 아빠를 초대한 것이 '신의 한수'였다.
39년전에 이미 파리를 취재하셨던 아빠의 이력이 있기에 파리를 테마여행으로 정했다. 그리 친하지 않은 아빠와 딸의 일주일간의 여행을 기록한 것이다.(작가의말)
저자가 유학가고 떨어져 살수 밖에 없어서 그렇지 안 친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일반 사람들도 부녀지간이 얼마나 친할까. 저자와 아빠가 같이 떠난 파리 여행 너무 부럽다. 중간 중간 아빠가 썼다는 표시로 아빠의 이야기라고 쓰여 있다.
책을 읽으며 현지에 있는 착각을 일으킨다. 키가 작았던 화가 로트레크, 파리의 전설이 된 서점,셰익스피어, 소르본 대학, 노트르담 대 성당, 밀로의 비너스, 베르사유 궁전, 샹젤리제 거리, 오페라 가르니에 에텔탑 등 많은 이야기를 만나니 파리 나도 가고 싶다~
아빠의 이야기
12시간의 비행 끝에 샤를드골 공항에 도착해 짐 찾는 곳으로 가니 뉴욕에서 먼저 도착한 딸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가 화사하게 웃었다. 곧 짐을 찾은 나는 파리로 들어가는 지하철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었으나, 딸은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문자를 보냈다. 2분 뒤 건물 밖에 우버가 도착해요. 우버란 스마트폰이 앱으로 승객과 차량을 이어주는 서비스를 말하는데, 신문기사에서만 보았지 실제로 사용해본 일은 없었다.
파리에서 만난 한글 …'사랑합니다'
출입구 뒤쪽 작은 공원에는 SNS에서 많이 보았던 '사랑해 벽'이 있었다. 나는 아빠를 재촉해서 파리 여행의 대표적인 포토존 중 하나인 3층 건물 벽 앞으로 다가갔다. 총 250개 언어로 '사랑한다'는 말을 적어 넣은 612개의 타일들이 벽면에 붙어 있었다. 수많은 각국 글자들 속에서 내가 발견한 한글은 벽면 오른쪽 맨 위에 있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였다. 다만 한글을 모르는 프랑스 미장이가 '나는' 이란 글자를 적힌 타일을 거꾸로 붙여놓아 얼른 눈에 들어오지를 않았다.
키가 작았던 화가 로트레크
프랑스 남부지방의 명문 귀족 아들로 태어난 로트레크는 10대 때 사고로 뼈가 바스러지는 바람에 하반신 성장이 멈춰 키가 152센티미터밖에 자라지 않는 몸이 되고 말았다. 원래는 승마를 좋아했지만 몸이 그렇게 된 뒤로는 집에서 혼자 그림을 그렸고, 아버지는 그런 아들의 존재를 세상에 숨기고 싶어 했다.
고흐의 절친인 화가 에밀 베르나르와도 가까이 지냈다. 그와 동시에 이곳 술집을 중심으로 매춘부나 무희, 술집 웨이터 등 하층민들과 사귀면서 세심한 눈으로 그들을 찾는 손님들까지 관찰한 내용을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밀림의 성자' 알베르트 슈바이처와 친척이기도 한 사르트르는 키가 작고 지독한 사팔뜨기였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상대방에게 먼저 끌린 것은 보부아르 쪽이었다고 한다. 사르트르의 뛰어난 지적 능력에 매료되었다는 것이다.
사르트르는 자신이 생각한 '계약결혼'에 대해 설명했다. 상대방에게 충실하되 각자 생활의 자유와 연애의 자유는 보장해 준다는 것이 계약 결혼 내용의 핵심이었다.
사르트르는 죽기 1년 전인 74세의 나이에 프랑수아즈 사강과 연애를 시작했다. 30년의 나이차이였다. 사르트르가 죽고 6년 뒤에 보부아르가 죽어 같은 무덤에 묻혔다.
파리를 바꾼 새로운 다리 퐁뇌프
노트르담 사원을 나온 우리는 시테 섬의 다른 유적들을 돌아보기로 했다. 우선은 사원 옆에 있는 오뗄디외 병원 이었다. 밖에서 보면 별 특색없는 건물이라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서기 651년에 문을 연 파리 최최의 병원이었다. 놀라운 건 이 병원이 아직까지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점에선 셰계에서 가장 오래된 병원의 하나다.
퐁뇌프는 센 강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다. 앙리 3세의 결정으로 1578년에 공사를 시작한 이 다리는 그렇게 아름다운 것도 볼품 있는 구조물도 아니었으나 <퐁뇌프의 연인들>이란 영화가 상영되고 난 뒤 한국인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된 다리다. 아담한 느낌을 주는 이 다리의 특징은 다리 중간중간에 반원형의 벤치를 만들어놓았다는 점이다. 연인끼리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좋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