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너라는 계절 - 한가람 에세이
한가람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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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너라는 계절"

 

 

저자 한가람

라디오<이소라의 FM음악도시><타블로와 꿈꾸는라디오><윤하의 내 집으로 와요><최강희의 야간비행><박명수의 라디오쇼>의 작가

JTBC드라마페스타 <한여름의 추억>을 통해 가장 찬란하게 빛나고 가슴 시리게 아팠던 우리 모두의 추억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드라마 작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작가의 말

언제나 사랑이 전부였던 저는 하루가 늘 같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나가서 누군가를 만났고

만나면 싸우거나 토라졌으며

돌아와선 울었고

울면서는 글을 썼고

그러고는 다음 날,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종종거리며 나갔죠

겨우 그뿐.

고작 그뿐인 날들이었습니다

(중략)

매일 사랑했고, 매일 실수했습니다.

매번 상처받았고, 매번 울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위로는 오직

빳빳한 노트를 펴고

상처받은 그 마음을

쓰윽 쓰윽 열심히 글로 써대는 것뿐.

덕분에 작가가 되었고

덕분에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지난날의 참으로 못났던 제가 기특했던 단 하나.

그렇게 상처받으면서도 늘 끈질기게 누군가를 좋아했다는 것.

하지만 그래요. 언제나 그래왔죠.

저에겐

사랑이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온통 너라는 계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까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가람 작가가 처음 이 책을 쓰기로 했을 때 이야기한 타이틀은 사랑의 모든 계절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이런 추억이 있었나? 오래전 기억을 떠올려 보기도 하였다.

 

너 없는 계절이 하나쯤은 있었더라면...

시시하다고 한심하다고 해도 언제나 '사랑'이 전부인 날들 그러니까 사랑이 자라게 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

 

나는 네가 좋았어.

깃털만큼 가벼운 마음이었지만

그 안에 꽉꽉 내 진심을 담았거든.

서툴러서 미안해. 너에게 실망만 준 것도.

하지만 난 네가 보여줬던 그 마음에 가끔 위로를 받곤 해

따뜻해줘서 정말 고마운 걸. 잔인하고 잔인한 이 봄에.

네가 했던 그 말은 마치 꽃잎 같아서

봄이 오면 그 꽃잎은 내 마음에 나풀나풀.

그래서 나에겐 이제, 봄이 그때만큼 잔인하지 않아.

 

단 한 번뿐이라서

 

첫사랑이라고 알아?

그건 놀라운 감정.

 

지나고 나면 실체는 사라지고 느낌만 남는 주제에

메마른 사막에 뜨거운 물 붓듯 나를 놀라게 해.

 

게으른 사람을 일찍 눈뜨게 하고

이기적인 사람이 남을 배려하게 하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도 번지점프를 뛰게 만드는

 

그래 놓고 어느 날

모래사장 위에 쓴 글씨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있지, 다행이야.

그 지독한 게 생애 단 한 번뿐이라서

 

바람이 분다.

알싸하니

계속 이러고 있으면

틀림없이 감기에 들 것 같은데

이봐, 그날이 왔어.

가을,

가을이 말이야.

 

늦가을 문턱

 

나 많이 울었어.

많이 힘들었어.

 

겨울은 다가오는데

시린 마음, 기댈 곳 없이 황량해서

매일 매일 울었어.

 

그런데 지니짜 무서운 건

 

내일이 와도

모레가 와도

그렇게 더 많은 시간이 흘러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

 

꿈꿀 희망도

두근거릴 사랑도

짜릿한 일탈도 없이

 

나는 자꾸 사그라져.

 

그게 나를 매일

울게 해.

 

 

 

이렇게 잊어가는 거라지만

이렇게 멀어지는 거라지만

난 하루에도 수백 번씩

너에게 돌아가는 연습을 해

 

 

안녕, 헤어져

 

다신 마주치지 말자는 우리들의 약속은

굳이 노력하지 않더라도

저절로 지켜질 거라는 걸

왜 몰랐을까.

 

시간은 

세월은 

그런 것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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