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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종소리 ㅣ 사계절 저학년문고 31
송언 지음, 한지예 그림 / 사계절 / 2004년 10월
평점 :
이 책은 내가 송언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고, 또 좋아하게 된 책이다.
어쩌면 아이들의 생각과 생활을 손금보듯 들여다보고 있는지 그 객관적 관찰력에 감탄을 보냈던 책이다.
우리 아이가 2학년이었을 때, 매일 학교 가기 싫다며 아침마다 얼굴을 찌푸리며 가방을 메었다.
원인은 선생님이 쉬는 시간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쉬는 시간이 없다니!
마음 속으로야 2학년짜리에게 고문이며, 인권침해라고 외치고 있었으나 어디 공교육 현장에 대놓고 따질 수 있는 현실인가..
아닌게 아니라 몇몇 나이든 선생님닐께서는 쉬는 시간을 주지 않으신단다. 아이들이 시끄럽게 논다고..
아이들에게 쉬는 시간이 무엇인가?
쉬는 시간은 단지 쉬는 시간이 아니다. 친구들과의 교류 시간이기도 하고 40분간 꼼짝않고 앉아 있던 근육을 풀어주는 시간이기도 하고, 또 호랑이를 만나는 계곡에도 다녀오는 시간이다.
김귀휘가 죽었다는 아이들의 장난에 "그럼 파묻고 와라"라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아이들은 김귀휘를 들쳐메고 운동장으로 나간다. 그리고 시냇물을 건너 계곡에서 호랑이도 만나고, 산토끼도 묻어주고 드디어 김귀휘를 묻으려는데 쉬는 시간이 끝나는 종이 울렸다.
이때의 아쉬움은 "이제 나 살아났어."라는 김귀휘의 말로 웃음이 된다.
그리고 3분 늦은 아이들을 "딱 한 번만 봐주겠다"는 선생님의 엄한 너그러움도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한다.
아이들에게 귀한 쉬는 시간을 돌려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