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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기억 1~2 - 전2권 (특별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당신이라고 믿는 게 당신의 전부가 아니다. 당신이 진정 누구인지 기억하고 있는가?
개미와 뇌, 제3인류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자의 신간인 "기억"입니다. 이전의 작품들에서도 느꼈던 바이지만 이 작가는 자신만의 뛰어난 상상력의 세계를 책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재능이 뛰어나다고 느꼈는데요, 특히 이번 작품 "기억"에서는 각도에 따라서 이미지가 다르게 보이는 렌티큘러 표지를 채택하여 작품의 주제를 압축해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자신이라고 믿는 존재의 안을 파고들수록 현생의 나 뿐만 아니라 수많은 나가 존재한다는 것이죠.
유람선 공연장인 <판도라의 상자>에서 소설은 시작됩니다.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32살의 르네 톨레다노는 직장 동료인 엘로디와 함께 공연을 보러왔는데요, 그에게는 운이 나쁘게도 공연 <최면과 잊힌 기억들>의 최면사 오팔은 공연의 클라이맥스가 될 마지막 쇼의 주인공으로 르네를 선택하게 됩니다. 속으로는 불평을 하면서도 그녀의 말에 따라 무대에 올라선 르네는 오팔에 의해 '심층의 기억'을 살펴보는 최면에 빠져드게 되는데요, 르네의 의식 아래에 켜켜이 쌓여져 있던 기억의 지층들을 발견하기 위해서 오팔은 르네가 계단을 시각화해 떠오르게 한 다음 숫자 명패가 달려있는 '무의식의 문'을 열고서 들어가게 합니다. 참고로, 르네가 제일 먼저 나온 문은 112번으로, 이 숫자는 르네가 112번째 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하네요.
오팔의 안내로 르네는 영웅적인 삶을 살았던 109번 전생의 문을 열고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르네는 몹시 놀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 안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프랑스 군인 <상병 이폴리트 펠리시에>로서 말이죠. 그로서는 영웅적인 자신의 과거를 보고 싶었던 것이겠지만 109번 전생의 르네는 적군을 죽이고 적군에 의해 살해당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끝으로, 르네의 현생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고 맙니다. 현실에서도 실제로 사람을 죽이게 되고 만 것이죠. 그리하여 르네는 자신의 변화가 최면에 의해서라고 생각하고서 다시금 최면사인 오팔을 찾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를 통해서 수많은 전생의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과연 르네의 최면 여행의 끝은 어디로 향하게 되는 걸까요?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나는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는가?'를 주제로 이 책을 집필하였다고 합니다. 전생의 역사들이 쌓여서 만들어진 결정체가 현생의 나라는 점이 굉장히 흥미로웠는데요, 저도 전생의 '나'가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던 사람이었는지가 궁금하게 만들어주는 책이었습니다. 과연 다음 생의 '나'는 지금을 살아가는 '나'를 마주하게 되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