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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괜찮은 말들 - 18년 동안 길 위에서 만난 현명한 어른들에게 배우다
박지현 지음 / 메이븐 / 2025년 9월
평점 :

이 책은 박지현 작가를 더 깊이 알아가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다큐멘터리 ‘3일’,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디렉터로 활동하며 삶의 현장에서 건져 올린 따뜻한 말들과 일터에서 마주한 진심 어린 경험들이 담겨 있어, ‘현명한 어른’에게서 배우는 삶의 지혜와 말의 태도를 떠올리게 합니다.

젊었을 땐 일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을 때마다 자신에게 화가 나고 좌절하며 감정이 이도저도 아니었던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방황하던 시절, 그때의 나를 다정한 눈길로 바라보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았죠.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일이 잘 안 풀릴 때면 “언젠가는 되겠지”, “처음부터 잘 되는 게 어디 있어”라는 생각이 먼저 들곤 합니다.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주변에서 건네준 따뜻하고 용기 있는 말들 덕분이었을 겁니다. 말에는 분명 힘이 있습니다.
박지현 작가는 18년 동안 길 위에서 만난 현명한 어른들에게서 배운 ‘참 괜찮은 말들’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며 겪는 다양한 순간들을 따뜻하게 풀어냅니다. “비난 대신 이해의 말을, 무심한 침묵 대신 따뜻한 격려의 말을” 건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책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2022년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교수의 서울대 졸업식 축사도 인상 깊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걸어온 길이 구불구불하긴 하지만 저한테는 그게 가장 빠르고 최적화된 길이었습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중요해요. 근거 있는 자신감은 너무 연약하거든요. 외적인 성취나 비교에서 자신감을 찾지 말고, 본질적인 데서 자양분을 끌어올려야합니다.”

또한 마왕 신해철의 철학도 소개됩니다:
“태어난 것으로 이미 목적을 다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은 신이 우리를 예뻐해서 보내준 보너스 게임이다. 내일 더 나은 모습이 될 거야가 아니라, 오늘로도 충분한 거야.”

그리고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아직은 알 수 없어도 결국 모든 것이 진정한 너를 찾는 길이 될 거야. 그러니 방황하는 너를 조금만 너그럽게 바라봐 줘.”

살면서 결코 아끼지 말아야 할 말도 있습니다. 누군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 그 말을 꼭 전하세요. 가까운 사이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해주겠지”라는 생각은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상처 입은 마음을 다독이고, 멈춰 있던 발걸음을 다시 내딛게 할지도 모르니까요.
미하엘 엔데의 『모모』에서 주인공 모모는 그저 온 마음으로 상대의 이야기를 들었을 뿐입니다. 섣부른 충고나 판단 없이,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스스로 지혜로운 생각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 책은 단순히 좋은 말을 모은 것이 아닙니다. 삶의 현장에서 진심을 담아 건넨 말들이기에 더 깊은 울림을 줍니다. 따뜻한 말, 따뜻한 시선, 따뜻한 공감과 위로가 결국 말의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