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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는 시간 - 기억에 관한 짧은 이야기
이윤 지음 / 파이어스톤 / 202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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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나는 나의 어릴 때의 모습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또 성장한 거겠지? 그래서 그런지 나이가 들고 내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옛모습의 한 장면등이 떠오를 때가 있어요. 친정 부모님과의 기억, 어린 나의 모습, 오빠와의 기억, 학창시절, 우리동네모습, 친구와의 기억 등 한번씩 내가 의도치 않게 이야기 하는 걸 보면.. 내 인생도 이미 인생의 어느 선에서 엮이고 이어지고 덧대어져 색색의 조각보로 이루어 져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그림을 그리는 시간>책을 통해 작가의 인생의 한 모습에 같은 생각을 함께 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눈부신 날의 기억을 함께 읽어가면서 저 또한 마음 한켠의 추억 속에서 옛 모습과 생각을 공감하게 되는 책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기억을 안고 살아가고 지금, 이 순간도 먼 훗날엔 특별한 기억으로 남게 될지 모르겠지요
이윤의 에세이집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그런 순간들을 담은 짧은 이야기 모음집으로 살면서 작가가 느낀 기억과 감정을 그림을 그리듯 다루고 매만진 글을 따라서 저저의 추억도 되살아 난 책입니다.

이윤님 작가는 추억속의 그 모습을 섬세한 글로 잘 표현해주셔서 읽으면서도 몽글몽글 거리는 마음이 생기게 끔 글을 쓰셨어요. 중간중간 그림도 함께 그리셨는데.. 그림과 잘 어우러져 있는 책입니다.

마래터널이 있는 작가의 고향, 이젠 부모님이 안 계신 고향을 자주 찾기는 쉽지 않다. 이미 고향에서의 이십 년보다 고향을 떠나 산 시간이 갑절은 많다. 어린 날의 추억에만 기대 달려가기엔 세월이 너무 많이 흘렀다. 그래도 고향에서의 기억은 밖에 나와 있었던 추억보다 더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것은..

엄마의 죽음으로 고통스럽던 그 순간에도 봄날의 개울물은 넘치게 차고 시원했다.
시간이 흘러 많은 것이 변했다. 상심은 잦아들고 나는 현재를 살아간다.

코끼리가 가족을 기억하는 한 장면은 사람과 비슷하다.
기억하려 하고 기억해 내고 그렇게 서로를 사랑하는 그들의 감정을 다루는 것,
기억과 감정은 동의어와 가깝다고 느껴진다.
살다 보면 털어도 털어도 달라붙는 악몽 같은 기억 때문에 삶이 흔들릴 때도 있다. 어쩐 일인지 좋은 기억보다 나쁜 기억이 늘 힘이 세다. 잊어버리기 위해, 서둘러 떠나려 한다. 그런데 코끼리처럼 산다면 어떨까. 뭐가 됐든 충분히 기억하고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미워하고, 또 가능한 한 충분히 살아한다면... 다시 걸을 수도 있지 않을까. 비록 코끼리처럼 굵고 튼튼한 발목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두 발을 땅에 딛고 다시 인생 속으로 터벅터벅 걸어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오랜 습성처럼, 운명처럼. 어쩌면...., 코끼리처럼.

중년의 시간을 건너는 중입니다.
내 옛 기억에 돌아가신 아빠의 어린날의 이야기를 주로 들려주시곤 했는데.. 그땐 아빠의 푸념처럼 들리고 마음으로 그렇게 다가오지 않았어요 이젠 내가 아빠의 중년의 모습을 하고 있는 얼굴로 이야기를 하다가도 나도 모르게 옛 어린날의 추억을 이야기 하는 모습이 종종 발견하면서...
" 중년의 나이가 된 나는, 이미 살아온 시간과 살아내고 있는 시간, 그리고 살아갈 앞으로의 시간에 대해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다는 의미로 중년의 나이가 되면서 주변이 보이고 사람이 보이고 인생이 보이는 때를 살고 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