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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섬 제주 ㅣ 천천히 읽는 책 55
박재형 지음 / 현북스 / 2022년 7월
평점 :
현북스 천천히읽는책 시리즈는 늘 기다려지는 시리즈입니다.
이번 신간은 제주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제주하면 관광지, 휴양지였는데 어떤 이야기를 다룰지 궁금해지더군요.
이 책은 제주의 먹고 놀고 자는 여행과는 거리가 먼 책이고, 제주 그 자체를 알게 하고 제주의 변천사, 제주의 특징 등을 알 수 있는 책이었어요.
1장의 첫 이야기는 신화로 시작합니다. 우리나라의 창세신화는 제주도에 있다고 해요. 제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설문대할망 설화는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영상으로 만나본 기억이 있어 떠올리며 읽었습니다. 언제 읽어도 재미있는 이야기이죠. 근데 결말은 잊어버렸던 것인지 육지까지 다리를 놓아주지 못한 슬픈 결말은 책으로 알게 되었네요.
오름이 산, 악, 봉, 망, 뫼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도 알았구요. 늘 그 차이가 뭐지 궁금했었는데 궁금증이 풀려서 좋았습니다. 제가 제주도민을 따라 생각없이 다녀온 거문오름이 어떤 곳이었는지 거기서 흘러내린 용암이 만든 굴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서 이 책을 읽다보니 다녀왔던 곳들에 대한 추억뿐아니라 지식도 쌓이고 다시 가게 되면 더 많은 다른 것이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또 가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주는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이라고 합니다. 자연 그대로 보존해야할 유산인 섬이지요.
그리고 시대별로 제주에서 발견된 유물들도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한반도 혹은 내가 사는 고장이 아닌 제주의 시대별 살아온 모습을 상상해보았어요.
2장은 제주의 삶을 다루고 있었어요. '탐라'의 뜻이 '섬나라'라는 뜻이고 섬이면서 나라이름이었다고 해요. 중국 역사책 '삼국지'에서는 '주호'라는 지역으로 불려서 제주 사람들을 묘사하고 있다고 하며 책속에서 당시의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해보았습니다 집에 있는 삼국지를 다시 읽어본다면 주호라는 글자를 눈여겨 읽어보아야겠습니다.
늘 관광만 다니던 곳이라 탐라국에 왕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안 해봤는데 서귀포시에 궁궐터도 있었네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제주해녀들의 사진을 보면서 지금은 검은색 해녀복이 익숙한데 당시에는 흰옷을 입었었다는 것이 낯설기도 했습니다.
제주의 인물도 다루고 있었는데 조선의 거상 김만덕, 귀양와서 세한도를 그린 추사 김정희 등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어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본 22편의 감상글이 덧붙여진 두루마리형태의 세한도를 떠올리며 읽었습니다. 천천히 읽는 책 시리즈는 읽다보면 이전에 다녀온 곳, 봤던 것, 읽었던 것들의 기억을 소환할 수 있어서 천천히 읽는 책 이라고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책 초반에 읽으면서 다루지 않을까 번뜩 스쳐간 것이었는데 역시나 4.3사건을 다루고 있었어요. 잘 몰랐던 독자들도 읽다보면 제주의 아픈 역사를 똑바로 알게 되겠지요.
제주에 가면 공항에 내려 서귀포시로 다닐때 자주 지나가던 횡단도로들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냥 예쁜 도로, 제주시에서 서귀포시로 빨리 갈 수 있는 도로라고마나 알고 있던 도로들인데 그 도로의 명칭에 대한 이야기 등 재미있었어요. 다음에 그 도로를 지나가게 되면 이 책에서 읽은 이야기들이 생각이 나겠지요.
제주도가 제주특별자치도가 된 이유도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지게 된 권한, 책임, 장점 등을 알게 되었어요.
3장에서는 제주의 겉모습과 속모습에 대한 내용입니다. 겉모습은 제가 아는 내용이 많았지요. 돌 이야기, 바람이야기, 삼무이야기, 섬, 올레길, 비자림, 동백동산, 곶자왈, 해산물, 노루, 귤, 돼지 등. 돌고래는 등장하지 않아서 아쉬웠지만요. 그리고 앞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들도 고민할 수 있도록 제시하며 이 책은 마치고 있었습니다.
뒷부분에 실린 제주어살리기 운동 부분은 억양도 모른채 무작정 따라하게 만드는 재미를 주는 부분이었습니다.
내가 아는 제주에서 남이 아는 제주까지 한꺼번에 내 것을 만들고 제주를 더 많이 알게 되고 제주를 또 다르게 알게 되는 책입니다. 방학이나 휴가를 맞이하여 제주행을 앞두고 읽으면 더 좋을 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