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들 말로 지리산 10경에 노고운해, 반야낙조라고 했는데그리 급할 것 없잖겠소?"
아주 느긋한 박두병의 말이었다.
"말이야 필경 그렇제라. 근디, 날이 은제꺼정 요래 말끔하다는 보장이 없는디라? 지리산 칠팔월이야 요리 깨끔허다가도 은제 먹구름 깜깜하게 찔란지 몰르는 일 아니겠는가요?" - P459

물줄기는 장애물들을 만날 때마다 부딪치고, 깨지고, 부서지고, 휘돌고, 솟구치고, 나뒹굴고, 처박히고, 맴돌이질 쳤고, 그러면서도 흩어지거나 멈추지 않고 하나로 뭉쳐 끝끝내 목적하는곳까지 도달하는 것이었다. 아아, 저 물의 흐름은 혁명의 과정과 같지 않은가! 혁명에는 그 얼마나 장애가 많던가. 그 장애를 무너뜨리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던가.  - P453

빨치산에게 술이 극약인 것이야 하늘 천・따 지고, 고것얼 귀 닳게 갤친 사람이 바로 김지회 동진디, 그때 고것이 허방인지 착 알아묵고 그 백여시 꼬랑댕이럴 잡아챘어야 헐 것인디, 와하! 무신 잡귀가 씌었든지 그러덜 못허고 그 백여시 꾀에 넘어가술얼 받아묵고 말었소. 그러니 워찌 됐을 것이요. 몸언 곤헌디다가빈속에 술이 들어간 판이니 관우 아니라 장비가 당허겄소? 보초도 멋도 없이 다 곯아떨어져쁜 것이제라.  - P457

근디, 알고 보면 술얼 마시기도 전에 또 한 가지 속힌 것이요. 고것이 먼고 허니, 낭구가 안몰랐다고 혀서 생솔가지럴 때게 냅둔 것이요. 생솔가지럴 때먼 내가 을매나 지독스럽게 나오요. 고것이 바로 신호였드란 말이요. 그내럴 보고 아랫동네서 두 놈이 토벌대헌테 연락얼 취헌 것이요. 토벌대가 들이닥쳤는디, 더 말혀서 멋 허겄소. 그 자리서 열여섯이 죽고, 일곱이 달아나다가 잡혔는디, 결국에는 다 총살당혔제라,  - P457

선원의 말은 단순한 체험담이아니라 살아 있는 투쟁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귀한 경험자들에 의해 투쟁사는 이어져 내려가고 있었다. 그는 그런 생생한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엮고 싶은 의욕을 느끼고 있었다. - P458

한낮의 해는 작으면서 맵고 거만했는데, 저물녘의 해는크고 부드럽고 친근했다. 노고단이 장만해 놓은 하늘은 사람의 눈으로는 감당해낼 수 없도록 넓고도 넓었다. 그 서쪽을 물들인 휘장만으로는 모자라는 것인지 해는 무슨 큰 깃털들처럼 옆으로 뻗친 구름층을 거느리고 있었다. 그 얇고 가볍게 뜬 구름들도 층층이 붉게 물들어 찬란한 색조로 빛나고 있었다. - P460

그러면서 황적색이 적색으로 변해 하늘은 더욱 붉은빛으로 칠해졌다. 그 진해진 붉은빛은 이제 불길이 아니었다. 불길이 잦아든 그 진한 붉은빛은 환상적인 핏빛이었다. 하늘은 처연한 핏빛으로 물들어 침묵하고 있었다. - P461

아, 저건! 손승호는 가슴을 쳐오는 충격을 느꼈다. 저건……… 지리산에서 죽어간 수많은 동지들의 넋이 아닐 것인가! 한이 아닐 것인가! 그 생각이 들자 그는 몸이 움츠러드는 것을 느꼈다. 그는 눈을감았다가 한참 만에 떴다. 노을은 그대로 핏빛인 채 가장자리가 적보랏빛으로 변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는 이렇듯 웅장하고 장엄하고 기 질리는 노을을 여지껏 본 적이 없었다.  - P461

그런데 노고단은 하늘을 있는 대로 다 열어주고는, 그 넓은 하늘에 해가 그려내는 이 세상에서 가장 크고, 가장 찬란하고, 가장 황홀한 그림을 남김없이 보여주었던 것이다. 안개가 골짜기를 자욱하게 채운 산중턱에서 해돋이 직전의 아침노을을 보며 솥뚜껑은 그런 경치를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고 했었다.  - P462

동쪽에서 제일 높은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아야 한다고 천왕일출이라고 했고, 서쪽에서 제일 높은 반야봉에서 낙조를 보아야 한다고 반야낙조라고 한 겁니다.  - P464

그리고 사실 높이가 250미터나 차이나는 반야봉의 낙조와 노고단의 낙조가 같을 수가 없지요. 높이250미터 차이에서 오는 서쪽의 전망이 달라지니까요. 높을수록 더멀리, 더 넓게 보일 수밖에 없는데, 오늘같이 맑은 날이면 반야봉에서는 바다 가까이까지 보입니다. 그 낙조를 즐긴 옛사람들의 관찰이 예사는 아니었지요." - P464

 요 샘물 찾어 구빨치털이 여기에다 트럴장만하는 것이야 당연지사 아니겠소? 이 골짝, 저 골짝으로 빠지기도 좋고, 붙기도 존 고지이기도 허고. 그래께 개덜이 우리 잡겠다고요 넓은 노고단에다 싹불얼 질러뿌렀소.잡녀러 새끼덜, 일본놈덜언 천왕봉아래장터목에 산신령을 넘어뜨려 골짝으로내리굴리등마, 인자 친일민족반역자덜언 명산 꼭대기에 불얼 질르고 염병 지랄이요." - P465

보초를 안 서도 되는 밤을 손승호는입산하고 처음 맞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총을 겨드랑이에서 떼어놓지는 못했다. 지리산의 별들을 올려다보고 누워 오랜만에 집생각을 하다가 그는 깜빡 잠이 들었다. - P466

동쪽 하늘이 벌겋게 물들어 있었다. 아침노을이었다. 어제 본 저녁노을보다 붉은 기운이 더 진하고 넓게 퍼져 있었다. 황금빛 찬란함이 덜한 대신에 붉은 기운은 펄펄 살아서 넘치고 있었다. 아침의 해맑은 대기와 함께 그 붉은 기운은 풋풋한 생명력으로 부풀고있었고, 싱싱한 활력으로 일렁거리고 있었다. 어제의 저녁노을에서느낄 수 없었던 꿈틀거리고, 용솟음하는 것 같은 생동감이 어디서생겨나는 것인지 손승호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 P468

해는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는 불덩어리였다. 어제의 해가 불덩어리는 불덩어리이 타는 것을 정지한 불덩어리였는데, 아침의 해는일렁거리는 불길을 온몸에 달고 이글이글 타고 있는 불덩어리였다.
그래서 어제의 해는 정교하게 동그랗고 그 색깔도 붉은기 섞인 황금빛이었는데, 지금의 해는 정교함이 없는 동그라미이면서 그 색깔은 눈이 시린 순황금빛이었다.  - P469

그것은 혁명이다. 역사의 해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다. 혁명은 역사의 해다. 해는 세상 만물에게 평등한 생명을 부여하고, 모든 인간에게 평등한 삶을 보장한다. 그것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인간으로 태어나 한목숨 바쳐 해볼 만한 일이 아닌가.  - P470

"지리산은 너무나 크고 넓어 어느 지점에서도 한꺼번에 볼 수가없소. 천왕봉에서 이 노고단까지만 해도 100리가 넘소. 그러니까지리산은 부분적으로 볼 수밖에 없고, 그 부분도골짜기 중심으로나눠서 봐야 눈에 들어오게 되어 있소.  - P475

"와따메, 택도 없소. 지리산서 포도시 사오 년 살아갔고 지리산아흔아홉 골짝얼 지가 무신 수로 다 안당가요. 말이 시무 개제, 한골짝에도 샛골짝이 쌔고 썼고, 그 샛골짝이 또 새끼럴 쳐서 수십개가 되는 판인디워떤 장사가 고것얼 다 알 것이요. 세석평전에 약초캠시로 평상얼 지리산서 사신 영감님이 기신디, 그 영감님 말이자기도 골짝 골짝얼 다 몰른다고 그럽디다. 긍께로 나 겉은 것이야반봉사로 그냥 둔전기리고 댕기는 것이제라." - P477

"저기 바로 내려다보이는 게 피아골이오. 그리고 저 산들 사이로멀리 보이는 물줄기가 섬진강이고."
박두병이 손가락질하며 설명했다.
"그럼 저 멀리 솟은 게 백운산인가요?"
손승호는 정면을 가리켰다.
"잉, 딱 맞쳐뿌렀소!" - P479

"날씨가 빨치산얼 신선 맹글어주네. 신선은 구름 속에산당께로,
신선이 따로 있간디. 우리가 신선이제" - P480

지리산은 산이 산을 품고, 산이 산을 업고, 산이 산을 거느리고있는 그 크기도 모양새도 쉽사리 알 수 없는 미궁의 산이었다. 이것은 손승호가 배낭을 벗으며 한 생각이었다. - P481

오히려 빨치산으로 완성되어 가는 만족을 느끼고 있었다. 빨치산은 온갖 투쟁에서 불가능이 없는 존재여야 했던 것이다. - P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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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종교활동에 기대어 살려고 하는 순간, 여러분은 그리스도에게서 떨어져 나간 것이며, 은혜에서떨어져 나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령과의 만족스러운 사귐을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 P621

약간의 누룩이 순식간에 반죽 전체를 부풀어 오르게합니다. 주님은 내 마음 깊은 곳에 여러분이 변절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누구든지 여러분을 흔드는 자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 P622

"네 자신을 사랑하듯이 다른 사람을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참된 자유의 행위입니다. 여러분이 서로 물어뜯고 할퀴면, 얼마 못 가서 서로가 파멸할 것이니 조심하십시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여러분의 값진 자유가 설 자리가어디에 있겠습니까?
- P622

내가 드리는 조언은 이러합니다. 자유롭게 살되, 하나님의 영이이끌고 북돋아 주시는 대로 사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이기심이라는 욕망에 휘둘리지 않게 될 것입니다.  - P622

우리 안에는 죄스러운 이기심이 자리하고 있는데, 그것은 자유로운 영을 거스릅니다. - P622

성령이 이끄시는 삶을 선택하여,
율법이 지배하는 변덕스런 욕망의 삶에서 빠져나오십시오. - P623

악취를 풍기며 쌓이는 정신과 감정의 쓰레기, 과도하게 집착하지만 기쁨없는 행복, 껍데기 우상들, 마술쇼 같은 종교, 편집증적 외로움, 살벌한 경쟁, 모든 것을 집어삼키지만 결코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 잔인한 기질, 사랑할 줄도 모르고 사랑받을 줄도 모르는 무력감, 찢겨진 가정과 찢어진 삶, 편협한 마음과 왜곡된 추구, 모든 이를 경쟁자로 여기는 악한 습관, 통제되지도 않고 통제할 수도 없는 중독, 이름뿐인 꼴사나운 공동체 등이 그것입니다. - P623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의 방법대로 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과수원에 과일이 풍성히 맺히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에 여러 가지 선물-다른 사람들에 대한 호의, 풍성한 삶, 고요함 같은 것들을 풍성히 주실 것입니다.  - P623

또한 우리는 끝까지 견디는 마음과,긍휼히 여기는 
마음과, 사물과 사람들 속에 기본적인 거룩함이 스며들어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충성스럽게 헌신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강요하지 않으며, 우리의 에너지를 슬기롭게 모으고 관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P623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들에게는, 자기 마음대로 사는 삶이나 남들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에 부화뇌동하는 삶이 영원히 끝났습니다. 그들은 그런 삶을 십자가에 못박았습니다.
- P624

이것이 우리가 선택한 삶, 곧 성령의 인도를 받는 삶이니, 그 삶을 그저 머릿속 사상이나 마음속 감정으로 여기지 말고, 그 삶에 담긴 뜻을 우리 삶 구석구석에 힘써 적용하십시오.  - P624

마치 우리 가운데누구는 더 낫고 누구는 모자라기라도 한 것처럼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에게는 살면서 해야 할 훨씬 흥미로운 일들이많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하나님의 독특한 작품입니다. - P624

친구 여러분, 창조적으로 사십시오! 누군가가 죄에 빠지거든 너그러운 마음으로 그를 바로잡아 주고, 여러분 자신을위해 비판의 말을 아끼십시오. 여러분도 하루가 가기 전에 용서가필요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 P624

눌린 사람들에게 몸을 굽혀 손을내미십시오. 그들의 짐을 나누어 짐으로써, 그리스도의 법을 완성하십시오. 자신이 너무 잘나서 그런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여러분은 대단한 착각에 빠진 것입니다. - P624

여러분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여러분에게 맡겨진 일이 무엇인지조심스럽게 살핀 다음에, 그 일에 몰두하십시오. 우쭐대지 마십시오. 남과 비교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저마다 창조적으로 최선의삶을 살아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 P624

그러니 선을 행하되 지치지 마십시오. 포기하거나 중단하지 않으면, 때가 되어 좋은 알곡을 거둘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기회 있을 때마다 모든 사람의 유익을 위해 힘쓰십시오. 믿음의 공동체 안에 있는 가까운 사람들에게부터 그 일을 시작하십시오. - P625

그러나 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을 자랑하겠습니다. 그 십자가로 말미암아 나는 이 세상에 대해 십자가에 못 박혔고, 남을 기쁘게 하거나 남이 지시하는 하찮은 방식에 나를 끼워 맞추려는 숨 막히는 분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 P625

내게는 해야 할 훨씬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이 믿음으로 진지하게 사는 것입니다. 내 몸에는 예수를 섬기다가 얻은 상처 자국이 있습니다.  - P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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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교회에서 만들어져 사용되던 사도신경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현대인의 신앙과 실천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P20

이 간결한신앙고백문이 그리스도인이 믿어야 할 핵심내용을 잘 담고 있을 뿐아니라, 다신교적 문명에서 삼위 하나님을 믿어야 했던 초기교회 상황과 다원화된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오늘날 상황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 P20

문학평론가 이현우는 고전을 "끊임없이 해석하고 의미의 핵심을파악하고자 하지만 목표에 이르지 못하게 되는 텍스트-무한, 곧 "무수히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고, 새로운 해석이 가해지는 가운데 그것을버텨 내는 텍스트, 그러니까 읽고 나도 계속 뭔가 읽을거리가 남는 텍스트"로 정의합니다.  - P21

사도신경 역시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었고,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해석과 비평이 수백 년 동안 가해졌음에도 여전히 그 의미가 고갈되지 않은 본문입니다.  - P21

사도신경은 예배나 세례식에서 사용되는 교회의 신앙고백입니다. 즉교리에 대한 단순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목적에서가 아니라, 삼위 하나님과 신자 사이에 인격적 관계가 맺어지고 깊어지는 예전적 맥락에서형성되었다는 것입니다.  - P22

사도신경은 이런 필요에 따라 고대교회의 수많은 신학자가 ‘성도의 교제‘ 속에서 수백 년에 걸쳐 공동으로 작업한 결과물입니다.  - P22

그러자 체스터턴은 놀랍게도 현대사상의 ‘대안‘으로 사도신경을 내놓습니다. 그러고는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입니다. "나는 그것을 내 철학이라고 부르지 않겠다. 내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과 인류가 그것을 만들었고 그것이 또한 나를 만들었다.  - P23

우리 믿음의내용은 나의 개인적인 의견과 주관적인 감정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신앙은 수많은 사람이 함께 고백했던 언어와 그들의 교제로 만들어진 교회 속에서 태어납니다.
- P23

비록 세속 사회에서 종교의 옛 권위가 무너졌다 하더라도 사람들은여전히 이를 대신할 권위를 끊임없이 찾습니다. 현대인에게 사도신경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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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와 마찬가지로 인간은 누구나 입술과 마음의 속도 차를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그 간격을 삶의 일부로 품고 성숙의 계기로 삼느냐그것을 견디지 못하느냐의 차이입니다.  - P9

신학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그 틈이 우리의 의지로 메워지는 것이 아닌 자비로우신 하나님의 은혜로 유지되는 성격의 것임을 보여주는 데 있습니다. - P9

도라는 어느 날 그리스도교를 떠났습니다. 불현듯 "자기가 주기도문을 빨리 외울 수는 있으나, 천천히 외울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영국 작가 아이리스 머독 Iris Murdoch, 1919-1999의 『종』Bell이라는 소설 도입부에 나오는 일화입니다.  - P9

인간은 연약한존재이기에 자의적으로 
자신의 입술과 마음의 움직임을 일치시키려하다 보면 자칫 신앙에 과부하가 걸리기 쉽습니다.  - P10

오히려 입술과 마음 사이에 벌어진 간격을 인정하고, 자아라는 환상에 사로잡힌 우리보다 우리의 처지를 더욱 잘 아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자신을 개방하는것이 삶에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결정적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 P10

사도신경은 그리스도교인이 믿어야 할 바를 핵심적으로 요약한 고대교회의 신앙고백입니다.  - P10

원시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세례식에서 사용한 의식문이 발전하여 7-8세기경 교회에 정착하면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사도신경이 되었습니다.  - P10

전통적으로 사도신경은 오순절에 성령이 강림하시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였던 열두 사도에게 알려 주 신앙의 핵심 내용을 하나씩 모아서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 P10

사도신경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계시된 삼위 하나님의 존재와활동에 나의 삶을 걸겠다는 공동체적 고백입니다. 또한 팔레스타인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예수 운동이 고대 다신교로마 문명권에서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인 교회로 성장하던 시기에는 결정적인 신앙의기준이 되기도 했습니다.  - P11

지금도 전 세계 수많은 교회가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사도신경으로 함께 신앙을 고백하며 삼위 하나님을 예배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수많은 신학자가 그리스도교 신앙을 설명하는 데자신만의 틀을 새로 고안하는 대신 사도신경의 조항 하나하나를 해설하는 방식을 사용하곤 했습니다.  - P11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의 의미는 다층적이지만, 여기서 빼놓을수 없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믿음을 통해‘ 역사적인 신앙공동체에속하게 된다는 것입니다(엡 2:8).  - P12

달리 표현하면, 우리는 그리스도와연합하여 그분의 몸인 ‘거룩한 공교회‘의 일부가 됨으로써 그리스도인이 됩니다. 우리는 교회가 됨으로써 삼위 하나님과 새로운 관계의 지평으로 들어가게 되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에서 새로운 지향성을가지고 살게 됩니다.  - P12

 1세기 사람들에게 세례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하는 ‘종말론적‘ 구원 사건(롬 6:3, 갈 3:27, 벧전 3:21 등)인 동시에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영이 현존하는 ‘종말론적‘
공동체에 들어가는 예식이었습니다(행2:41).  - P12

교회는 언제나 그리스도교 신앙의 고유성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다양한 문화와 생활방식과 언어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사명을 새롭게 이해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 P18

이런 맥락에서 21세기 그리스도인들이 왜초기 그리스도교인의신앙고백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의 이주가 많아지고 교통과 통신이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도 다문화주의는 큰 도전입니다.  - P18

나사렛 예수의 제자들이 활동했던 1세기 로마 제국 역시 서로 다른 문화와 종교가 섞여 있는 매우 복잡한 사회였습니다. - P18

지중해 전역에 퍼져 있는 여러 공동체에 속해 있던 사람들은 복음서와 서신서 등을 돌려 보고 필사하고 예배 중에 읽으며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만들어 갔습니다. 그러다 4 세기 중반 이후에 어떤 문서를 그리스도교 경전으로 삼을지 결정하는 정경화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 P19

그제야 로마 제국이 그리스도교를국교로 공인했기 때문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여러 문서를 한 권의 큰책으로 묶어내는 코덱스 기술이 그때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작은 예배 공동체가 정경 전체를 보유하기에는 그 가격이 너무 비쌌고, 사본을 묶어낸다 하더라도 그 무게가 수십 킬로그램에 달해 활용도가 몹시 제한적이었습니다. - P19

의 알짬을 정리했습니다. 그렇게 신약성경이 정경화 과정을 거치는 동안 신경經 creed 또한 정착되어 갔습니다. 4세기 신학자 예루살렘의 키릴로스 Kyrillos Alerosolymon, 약 375-444 가 말했듯, 글자를 읽을 줄 모른다거나, 필사본이 없다거나, 시간이 부족하다거나 등의 이유로 성경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몇 개의 조항으로 신앙의 모든 가르침을 포괄하여 - P19

19세기의 저명한 교회사가 필립 샤프 PhilipSchaff, 1819-1893 는 사도신경이 어떤 성격의 신앙고백인지 다음과 같이설명합니다.
사도신경은 교육이나 예배의식에 사용할 목적으로, 특히 세례를 받고자 하는 사람에게나 입교를 원하는 사람에게 신앙을 고백케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 [졌다!………사도신경은 요약된 교리를 논리적으로 진술한 것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사실과 구원을 가져다주는 진리에 대한 신앙의 고백이다. 사도신경은 예배 의식에 사용될 수 있는 시詩의 형태로 되어 있다.………사도신경은 초기교회의 향기였다. 또 널리 인정을 받아서 헤아릴 수 없는 권위를 인정받고 있었다. 사도신경은 기독교의 모든 시대와 분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띠와 같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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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가 묵상인 또 하나의 이유는 기록이 기억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읽는 최종 목적은 말씀대로 사는 것입니다.
그러자면 먼저 말씀을 간직해야 합니다. 즉, 기억한다는 말입니다. 기억하는 방식에는 암송과 기록이 있습니다. 성경본문을 기록하는 일이야말로 말씀을 온 맘과 온몸에 담는일입니다. - P101

성경과 고전에합당한 독서 방법은 수도원 모델입니다. 성경에 알맞은 방식의 읽기는 입으로 소리 내어 읽고, 손으로 베끼고, 머리로기억하기 위해 암송하여 끝내는 온몸으로 말씀을 받아들여살아 내는 것입니다. 기억하기 위해 기록해야 합니다. 성경은 더욱더 기록을 요하는 책입니다.
- P102

필사가 곧 묵상인 세 번째 이유는 묵상을 묵상답게 하는데 필사만큼 적합한 게 없기 때문입니다. 필사야말로 최고의 관찰입니다.  - P102

성경은 진실한 마음으로 보면 어린아이도 알아들을 만큼 쉽습니다. 다시 말해 성경 자체가 성경의 해석입니다. 종교개혁자들은 그래서 성경을 성경으로 해석하라고 가르쳤습니다. - P102

성경을 그대로 읽고 기록하는 것, 그것도 성경 해석입니다. 성경의 뜻은 오로지 성경 자신인 것입니다. 그 때문에 성경을 베껴 쓰는 것 자체가 성경 해석입니다.
- P103

필사가 곧 묵상인 또 하나의 이유는 필사가 기도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성경 읽기에서 특별히 강조해야 할 것이 기도입니다.  - P103

성경을 읽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기도입니다. 여기서 기도는 말씀 자체로 기도하는 것을 뜻합니다. 성경을 읽는 것이 곧 기도입니다.  - P103

성경을 소리 내어 읽는 것이 입으로 하는 기도라면, 성경을 베껴 쓰는 것은 손으로 하는 기도입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경건하게 성경을 베끼라는 뜻도 있지만, 성경필사 자체가 기도입니다. - P104

필사는그야말로 온몸을 던져야 합니다. 손가락과 손목, 어깨가 이만저만 아프고 결린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베껴 쓰기는적용뿐만 아니라 경건의 시간 전 과정과 깊이 결부되어 있어묵상을 묵상답게 합니다. - P104

그러다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의 가치관에 잠겨, 보고 말하고, 행하는 것 가운데 성경적 세계관을 따라 살게 됩니다. 성경 필사는 우리의 성품을변화시킵니다. - P106

문장 중의 문장, 문학 중의 문학인 성경을 후루룩 읽고 넘어가지 말고, 신앙의 진리를 잘 드러내는 구절을 만나거든 큐티노트나 묵상 교재 빈칸에 그대로 베껴 쓰는 거지요. 그 자체가 묵상이고 성경 읽기입니다. - P108

하나님 말씀의 자리는 마음이고 생활입니다. 전심으로 집중해서 읽고쓰며 삶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그러나 베껴 쓰기는 말씀을모방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본받고, 내 일상을 일구는 힘이기에 저는 말합니다. "성경을 필사적(必死的)으로 필사하십시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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