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짐을 지고 산길을 따라 이쪽 지방과 저쪽 지방을 문지방 넘듯넘나드는 보부상들은 산길을 샅샅이 아는 데다가, 산속의 정보 또한 신속하게 잘 탐지했다. 그뿐만 아니라 산을 타는 발까지 포수뺨치게 빨라서 그런 길잡이로는 더없이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제인 것이 그들의 마음이었다.  - P24

돈 10전을 보고물밑으로 50리를 긴다는 그들은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단 말 고소한 말은 물론이고 거짓말도 서슴지 않기가 예사였다. 그런 생활이골수에 박인 그들은 돈이 생기는 일이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는 자들이었다. 한편 돈 많은 사람들이나 권력 있는 사람들은 값진 물건을 사들여 큰 이윤을 보장해 주었으므로 보부상들은 언제나 그들의 편이었다.  - P25

그들은 농민군이 어서 망하기를 바라고 있다가 일본군에서 돈까지 주며 길안내를 맡기자 신바람이 나서 길잡이로 나섰던 것이다.  - P25

그런데 보부상들은 농민전쟁 때만 그런 행악질을 한 것이 아니었다. 그 뒤로도 나라를외세로부터 막고 근대화시키려는 대중운동단체인 독립협회에 맞서 그들은 어용폭력단체인 황국협회를 조직했다. 그리고 자체 폭력부대인 봉군을 만들어가지고 만민공동회를습격하는 한편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폭행을 가했다.  - P25

그런 몇 년뒤에는 또 일본에 합병통치를 해달라고 애원하는 이용구와 송병준을 우두머리로 모시고 일진회에 가담하기도 했다.
"보부상 자석 티내니라고 또 왜놈 앞잡이 노릇 나섰구만. 그만가보드라고" - P26

20원에 생때같은 자식을 팔아먹은 것만 같고, 아들이 영영 돌아오지 못할 것만 같은 불길한 생각이 갈수록 가슴에 감겨들고 있었다. 그냥 20원이면 적지 않은 돈이었지만, 그 돈을 받고 바다 건너수만리 밖 미국인지 하와인지 하는 땅까지 아들을 보내기에는 너무 하찮은 돈이었다. 다달이 새끼를 치며 무섭게 불어나는 빚돈만아니었더라면 아들을 그 어딘지도 모를땅으로 절대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 P26

빚쟁이 김가는 밤낮으로 찾아와 닦달을 해댔다. 그는 시퍼런 기세로 사람을 몰아대는 한편으로 다 큰 딸자식을 음기 서린 눈으로흘낏거리고는 했다. 그때마다 딸의 몸이 더러워지는 것만 같아 몸서리를 쳤던 것이다. - P27

아무리 반편이라 하더라도 빚쟁이 김가와 장칠문이네가 한통속이라는 건 금방 알아차릴 수 있는 일이었다. 김가는 장칠문이네를사이에 끼워넣어 빚을 손쉽게 받으려는 속셈이었고, 장칠문이네는김가의 빚을 이용해역부를 수월하게 모집하려는 계산속이었다. - P27

"몰르겄소, 관청것덜이야 항시 우리 백성 편이 아니고 왜놈덜 편이었응게." - P30

새애야아 새애야아아파아라앙새애야아노옥두우우밭에에아안지이마라아아노옥두우꼬치이이 떠러어어지며언언청포오오자앙수우우 우울고오오가안다아아
녹두장군이 사형을 당하자 여인네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남몰래 불리어지고 있는 노래였다. 그건 전봉준 장군에 대한 애도가이면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들에 대한 망부가였고, 이기지 못한싸움에 대한 비가였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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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넌 멀 해묵는디?"
감골댁이 눈을 훔치며 몸을 일으켰다.
"보부상 해쳐묵다가 어찌 목돈얼잡어 여군산에다가 터잡고앉은 놈이다요"
"아이고 무셔라, 보부상"
감골댁은 안색이 달라지며 부르르 진저리를 쳤다. - P24

지삼출이나 감골댁이 보부상에 대해 똑같이 거부감을 나타내는데는 그럴 만한 연유가 있었다. 그때 갑오년에 수많은 농민들이 호남평야를 중심으로 해서 들고일어났고, 공주까지 쳐올라간 농민군들이 신식무기를 가진 일본군과 싸우다가 밀리기 시작하면서 농민군들은 어쩔 수 없이 산으로 섬으로 피할 수밖에 없었다.  - P24

일본군과관군은 먼저 산으로 들어간 농민군들부터 뒤쫓기 시작했다. 그때그들의 길잡이 노릇을 해서 수없이 많은 농민군들을 죽이게 한 것이 바로 보부상들이었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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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유정난!
세조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이다.  - P14

37세의 수양은 계유년(1453) 그날 드디어 활을 들고 일어서서 부인 윤씨가 가져온 갑옷을 입고 하인 한 명과 함께 말을 타고 김종서의 집으로 갔다. 70세의 정치 베테랑은 철퇴를 맞고 쓰러졌다.
이틀간에 걸친 무시무시한 유혈참극을 통해 수양은 권력을 거머쥐었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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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10 - 조정래 대하소설, 등단 50주년 개정판
조정래 지음 / 해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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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45년 이후의 모든 역사의 처절한 결과 시작점은 바로 친일청산의 부재와 철저한 실패에 있다.
또한 미군정,이승만은 광복의 기쁨도 겨우 한주.
이후 돌이킬수 없었던 수많은 실패의 죽음 순간 순간마다의 강력한 기폭재(booster)가 되어 우리에게 비참한 죽음이라는 선물을 안겨주었음을 우리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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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사가랴가 천사를 보고 놀라 두려움에사로잡혔다. 13 천사가 그에게 말했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사가랴야.
네 기도가 들렸기 때문이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아들을 가질 것이고너는 그를 요한으로 부를 것이다. 14 이는 네게 기쁨이 될 것이며,
많은 사람이 그의 탄생으로 기뻐할 것이다."
- P27

헤롯왕 재위 때 제사장 사가랴와 아내 엘리사벳이 있었다(5절). 엘리사벳은 제사장의 딸들을 가리키는 아론의 딸들(아론의 자손개역개정)에속한다. 아론의 후손인 제사장은 흠결이 없는 조상을 둔 비제사장의후손과 결혼할 수 있었으나 제사장 가문의 여성과 결혼하는 것을 선호했다. 제사장 직분을 승계받기 위해서는 정결과 위엄을 갖춘 모계의 계보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 P27

이처럼 가브리엘은 사가랴의간절한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을 전하기 위해 나타났고, 그가 전하는 소식은 이스라엘 속량에 관한 것이다.  - P28

가브리엘이 전하는 기도 응답은 아들 요한이 태어날 것이라는 소식이지만(19절) 요한의 탄생은 부부의 기쁨일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기쁨이다(14절). 다니엘의 경우처럼 요한의 탄생은 하나님께서 구원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개입하시는증거이기 때문이다.
- P28

고대 사회에서 복의 기준이었던 자녀를 얻지 못하는 것은 신앙과 전혀 관련이 없다. 부부의 죄 때문도 아니다.  - P28

둘째, 기도 응답이 눈에 보이지 않을지라도 하나님은 기도를 기억하고 계신다. 하나님은 침묵하실 때도 사가랴의 기도를 듣고 계셨고, 백성을 대표하는 제사장의 기도를 통해 백성의 기도를 듣고 계셨다.  - P29

사가랴를 찾아온 가브리엘은 기도를 기억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대변한다. 하나님은 경건한자의 기도를 들으시고 경건한 삶에 반응하신다(참고. 창 17:19). 응답의 때와 방식은 하나님의 주권에 달려 있다.  - P29

셋째, 본문은 아들을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기도를 제시하지 않는다. 독자는 요한의 탄생을 구속사의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 다니엘서 9:20-21과 본문의 유사성을 고려할때, 사가랴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이스라엘의 구원을 위해 기도했을 것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 P29

다니엘서에서 저녁 제사 시간에 나타난 가브리엘이 백성의 속죄를 위한 기도에 응답한 것처럼 사가랴와 백성이 저녁 제사에서 (시 1412) 기도한 주제는 이스라엘의 속량이었을 것이다. 또한 하나님이 자녀 없이 나이든 아브라함에게 자신의 계획을 알리셨던것처럼(참고, 창 17:19) 사가랴에게 알려진 계시도 개인의 범위를 넘어서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었을 것이다. - P29

 이처럼 메시아의 전령인 요한은 예수의 하나님 나라 운동이 어떤 성격인지 예고한다. 예수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가족과 이웃에게 선한 태도를 취하도록 사람들을 인도할 것이다. - P30

‘돌아보다‘ (에포라오)는 하나님의 개입을 의미한다. 이 단어는 누가복음의중요한 용어인 ‘방문하다‘(에피스켑토마이)와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사가랴와 엘리사벳의 기도를 듣고 기억하신 하나님이 드디어개입하셨다.  - P31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은 믿기 어려운 방법으로 개입하시고, 그의 개입은 수치가 제거되는 결과로 나타난다. 하나님이 침묵하신다고 해서 의인의 기도가 허공에 날아가는 것이 아니다" - P31

신약에 12회 언급된 나사렛은 구약과 유대 문헌(요세푸스, 랍비 문헌, 미쉬나, 탈무드에 등장한 적 없는 무명 마을로 바위가 많고가파른 지대이다.  - P32

31 "보라, 네가 임신해서 아들을 낳을 것이며, 그의 이름을 예수라부를 것이다. 32 그가 위대하게 될 것이며, 지극히 높은 분의 아들로불릴 것이며, 주 하나님이 그에게 조상 다윗의 보좌를 주실 것이다.
- P33

37 하나님의말씀에는 불가능이 없기 때문이다." 38 마리아가 말했다. "저는 주의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제게 일어나게 하소서." 그러자 천사가그녀를 떠났다. - P33

 천사는 ‘성령께서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권능이 그녀를 덮어 주실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성령으로 덮이는 것‘은 중의적 표현이다. 먼저 이표현은 성령의 능력으로 잉태하는 것을 의미한다. 태어날 아이는 거룩한 이, ‘하나님의 아들‘이다(35절). 예수가 거룩하다고 불리는 것은 그가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위해 성별됐다는 뜻이다.  - P34

또한 성령으로 덮이는것은 이사야 32:15의 인유다.13 "마침내 위에서부터 영을 우리에게 부어 주시리니 광야가 아름다운 밭이 되며 아름다운 받을 숲으로 여기게 되리라." 이사야 32:15-18에서 성령이 위로부터 덮을 때 이스라엘이회복될 것이라는 소망이 실현된다. ‘ - P34

위에 덮는다‘는 표현은 24:49과 사도행전 1:8에도 사용된다" 성령께서 마리아를 덮어서 태어나는 아들은 이스라엘과 열방의 회복을 위해 구별된 중개자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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