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피고 타인도 살피는 깊이있는 책읽기를 위하여

지극히 사적인 그녀들의 책 읽기
손문숙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0년 9월

나누고 이해하고 위로하는 책 읽기에 대하여

아직 쾌락독서에 가깝지만 책 읽기를 즐기는 나는 ‘책 읽기’에 관한 책도 참 즐겨 읽는다. 책 읽는 것 자체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고 내가 아는 책 이야기도 재미있고 모르는 책 이야기를 듣는 것도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게 된 《지극히 사적인 그녀들의 이야기》를 읽고 내가 전혀 관심 가지지 않았던 사회적 영역의 책들이 많아서 큰 동기부여를 받는다.

본서 《지극히 사적인 그녀들의 이야기》의 저자 손문숙 님은 오랫동안 공무원 생활을 하였지만 어릴 때부터 문학소녀셨고 대학 졸업 후는 국어교사를 꿈꾸셨던 전형적 문학(의 길로 진작에 가셔야 했던)인 이신 것 같다. 공동저자로 글쓰기에 대한 책을 내신 적도 있으시며 여성들의 독서모임을 주관하며 나눈 이야기들을 이 책으로 엮게 되었다고 한다.

몇 몇 책은 내가 읽은 적 있고, 나도 좋았다고 생각했던 책들이었기에 참으로 반가웠다. 하지만 책 속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책들이 상당히 현재의 사회문제 등과 관련한, 그래서 생각해야 하지만 (내가) 주체적으로 나서서 생각하기 쉽지 않았던 주제들과 책 이야기를 많이 꺼내어 주셔서 무척 인상적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꿈에 대한 것 등은 항상 생각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한국 내에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차별주의, 선량한 이기주의자, 정부에 배신을 당한 사람들 이야기 등 특히 약자의 면을 세심하게 예민하게 책과 함께 살피는 저자의 모습이 참으로 존경스러웠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 내게 일어난 일이 아니면 무관심하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 저자가 소개한 책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하나 하나 읽어보며 더욱 주체적인 생각을 가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은 사실 여성들이 더 읽어주었으면 하는 목적으로 출간되었다. 나 자신에 집중하고 주체적인 생각과 행동을 위하여 고민하는 여성들이라면, 더욱 더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성별을 떠나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드로잉 아이디어를 갖게 하는 영감의 책

어반 스케치 핸드북 : 태블릿 드로잉 ㅣ 어반 스케치 핸드북
우마 켈커 지음, 허보미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20년 10월

드로잉 아이디어를 갖게 하는 영감의 책

이 책은 설명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로 완성되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영감의 커닝페이퍼라고 할 수 있습니다. (p. 22)

아이패드로 디지털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이제 고작 4개월이다. 그림의 종류는 다양하고, 주제도 참으로 다양한데 *어반스케치라는 매력적인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본서《어반 스케치 핸드북: 태블릿 드로잉》은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지 기법 혹은 표현법에 대해서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그렇기에 그림 자체가 익숙지 않은 초보가 보기보다는 아날로그 드로잉을 하는데 디지털 그림의 기능을 좀 더 도움 받고자 하는 사람 혹은 드로잉은 입문이라 할 지라도 디지털 그림을 조금은 그리는 자가 보면 가장 좋을 것 같다.

나는 아이패드 그림을 최근 몇 달 꾸준히 그리고 있지만, 아직 자유로운 드로잉은 자신이 없다. 이 책 속에 나온 예제의 그림들은 전세계 드로잉의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들이다. 퀄리티가 있는 작품을 보면서 어반 드로잉의 세계에 대해서 처음으로 알게 되고 동기부여를 받았다.

혼자서 아이패드 그림을 독학했기에 아이패드의 기능을 정말 느릿느릿 숙지하던 중이었는데, 디지털 그림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레이어 쓰는 법, 나누어 채색, 다양한 그림을 레이어를 통해 합치는 방법 등 전혀 생각지 않았던 활용법을 알게 되어 그야말로 앞으로 그리게 될 나의 그림에 다양한 생각을 넣어주어서 너무 좋았다.

그래서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보라고 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디지털 드로잉의 1위는 단연 아이패드. 그리고 그 중에서도 프로크리에이트 어플이 지배적인데, (내가 사용하기도 하는) 프로크리에이트의 기능 위주로 설명해 주어서 너무 유용하였다. 하지만 보통 어플의 기능은 다른 어플과 유사한 점이 많기에, 프로크리에이트 사용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게 설명을 보충한 점이 인상 깊다.

아직 그림을 그리는 시야가 무척 좁은 나에게, 더 다양한 그림과 기법을 시도해 볼 수 있게 동기부여를 준 이 책, 작지만 참 매력적인 것 같다. 그림의 세계는 무한하고,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할 테지만 멋진 작품들과 작가들을 많이 알게 된 점도 너무 좋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네-라고 자신있게 대답하기

다시 한번, 네! ㅣ 아이노리 세계 그림책 12
미야니시 타츠야 지음, 이정연 옮김 / 아이노리 / 2020년 9월

유아나 아동을 위한 그림책은 교육을 위한 책이 참 많다. 교육적인 그림책 시리즈인 출판사 아이노리 그림책을 몇 권 읽고 알게 되면서 좋아하게 되었는데, 새로 나온 그림책을 만났다. 내가 가지고 있는 다른 아이노리 그림책의 저자와 같은 분이신 미야니시 타츠야 작가님의 그림책이기도 해서 너무 반가웠던 《다시 한번, 네--!》이다.

이 그림책은 유아뿐만 아니라 초등학생까지도 읽어도 충분히 너무 좋은 그림책 같다. 그림책 제목과 같이 네---라고 내 의사를 분명하게 표시하는 것, 이 책의 다양한 동물들이 의사표현 하는 법을 재미있게 보면서 책을 읽는 아이들도 수줍어하지 않고, 명확한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네-를 배울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어른인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도 다양한 동물들의 의사표현 방식이 너무 재미있고 명쾌해서 빠져들었다. 나무에 매달리는 등 팔을 잘 사용하는 원숭이는 팔을 쭉 들어서 네-라고 한다. 온 몸의 가시가 있는 고슴도치는 가시를 쭈뻣 세워서 네-라고 대답한다. 꼬리의 화려함이 특징인 공작새는 그 꼬리를 활짝 부채처럼 펼치며 네-라고 대답한다. 이렇게 대답하는 것을 반복해서 보며 각 대표 동물의 특징도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는 기분이다.

각 동물마다의 대표적인 의성어도 인상적이고(쥐는 찍찍찍찍, 바스락거리는 공작새 등~) 간단 명쾌한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책이기에 읽어주는 부모님 혹은 선생님도 지루하지 않고 힘들지 않은 점이 매력적이다.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책이기에 책커버 마감이 동그랗고 하드해서 읽어주고 또 읽어주어도 안전하고 책 손상이 안 될 것 같아서 참 마음에 든다. 아이노리의 여러 그림책 시리즈들이 항상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을 읽고 진심 카레가 너무 먹고 싶어졌다!

오늘의 기분은 카레 - 평범한 듯 특별한
노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엄청난 카레 덕후의 에세이를 읽었다. 나는 카레..매니아까지는 아니고 보통으로 좋아한다. 일본 여행 때 정말 맛있는 카레를 맛본 후 카레를 좀 더 좋아하게 되긴 했다(4박의 짧은 일본 여행 기간 동안 그 같은 카레가게를 두 번이나 방문했다..). 그런데…이 엄청난 카레 덕후의 에세이를 읽은 후 나는 앞으로 카레를 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 무서운 책이다!

《오늘의 기분은 카레》라는 참 산뜻한 제목의 에세이. 목차도 저자가 좋아하는 대표적인 카레들로 이루어져있다. 저자가 맛 보았던 베스트 오브 베스트 카레 식당의 방문기가 너무 리얼해서 엄청난 카레 덕후임이 느껴졌다. 이렇게 묘사하려면 맛본 즉시 그 느낌을 기록하고 적어둬야 했을 것 같다는 상상이다. 카레를 맛보며 가게의 느낌, 사장님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방문한 다른 손님을 관찰한 기록까지 담겨 있다.

카레 맛집에 대한 이야기만 있다면 단순한 책일 테지만 저자의 젊은 시절 고민, 회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저자 자신에 대한 고민 등이 카레 이야기와 적절히 섞여 있어서 잔잔했다. 책의 중반부까지 고독에 대한 이야기 등을 하며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어하는 저자의 마음을 많이 느꼈었는데…어머!! 어느 순간 카레 이야기에 (아마) 종종 등장했던 친한 친구와 연인 사이가 되고 이제는 결혼한 동반자가 되어 있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더욱더 훈훈해졌다. 책의 후반부에 저자가 꿈꾸는 자신의 카레가게 상상 이야기를 보며..언젠가는 카레 가게를 열어야 하는 것이 아니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밥을 두둑이 먹고 이 책을 펼쳤는데, 읽는 내내 카레가 너무 먹고 싶어졌다. 내가 갖고 있는 단 한 권의 요리책에는 카레 레시피가 빠져 있음이 못내 아쉬웠다. 그런데!!!저자의 책 마지막 즈음에 카레 레시피까지 담겨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 카레를 직접 만들어 보려고 한다(코로나로 밖에서의 외식은 위험하기에..). 카레를 좋아하기 전과 후의 저자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더욱 적극적이며 의사표현을 하게 된 자신이라고.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아무 감정 없이 무덤덤하게 끼니를 때우는 식사와, 너무 좋아서 맛있게, 들뜨며 먹는 음식의 간격은 엄청나다. 맛있는 음식, 카레에 대한 애정고백 같은 에세이이지만 저자가 카레와 함께하는 삶의 모습이 참 재미있고 독특했다.

이 카레 에세이는 전국의 카레 만드는 업체, 가게들이 아주 아주 환영할 것 같다. 읽고 나면 카레를 더 좋아하게 될 것이 분명하기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식물 도감을 보는듯 꼼꼼한 관찰이 가능한 책!

식물 관찰 스케치 ㅣ 관찰 스케치 시리즈
아가트 아베르만스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아트북 / 2020년 8월

그림은 그릴수록 어렵다. 겨우 겨우 도전한 것들이 몇 개. 그리고 싶은 것들이 참 많은데, 그 중 로망 같은 것 하나가 꽃, 식물을 예쁘게 그리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제대로 도전하지 못했다. 내 결심에 가속도를 내 줄 것 같은 책을 만났는데, 바로 《식물 관찰 스케치》이다.

그림을 그릴 때 기초를 잡기 위해 꼭 해야 하는 것이 정밀묘사라고 한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며 균형감을 익힌다. 그 기초가 충분히 잡혔을 때 다양한, 개성있는 스타일의 그림 또한 어색하지 않고 빛날 수 있다고. 그러한 미술 정석을 확실히 보여주는 책이 《식물 관찰 스케치》인 것 같다.

일단, 이 책은 다양한 채색법 중에서도 물감을 쓰는 수채기법에 초점을 맞춘다. 수채화는 물의 양 조절, 한 번 칠하면 수정하기 어려움 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한다. 나 또한 수채화 입문을 겨우 겨우 마친 상태이다. 다양하게 그림 기초를 차례차례 닦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연필이나 색연필 등의 묘사 기본기를 마친 후 수채화 입문을 추천하고 싶다.

아주 기초적인 수채화 지식만 습득했던 나에게 이 책은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수채기법, 컬러마다 주의점, 예민한 사항 등에 대한 내용들이 너무나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처럼 식물에 초점을 맞춘 책이기에, 식물, 꽃에 주로 쓰는 컬러의 주의 사항 등이 포인트이다. 예민한 컬러 노란색이라는 점, 분홍색과 보라색은 서로 만나서 혼색하면 위험하다는 점 등 숙지해야 할 알짜배기 정보들이 가득하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당연 관찰이다. 다양한 식물의 도감을 보는 듯, 자세하게 분석 및 특징, 사용 컬러 그리고 채색법을 소개한다. 여러 가지 식물 중에서 나는 책 속 엮은 마늘을 따라해 보기로 했다. 이 책은 기법서이기에 스케치를 직접 해야 한다는 점은 꼭 숙지해야 한다. 그래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기본 연필, 혹은 색연필의 소묘나 정밀묘사 등의 기본기 후에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점이 이 부분에서도 있다.

진행과정샷 1~4

진행과정샷 5~8

식물화를 그리려고 일반 이미지를 인터넷에서 구해서 보고 그리거나 직접 촬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식물에 대한 이해 없이 눈으로만 묘사하는 데에는 아주 뛰어난, 혹은 다경험자의 미술인이 아니고선 묘사가 힘들 테다. 그 점을 보완하고 연습에 도움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책이 바로 이 책인 것 같다. 책에 있는 예제들을 꼼꼼히 읽고 그대로 따라 그려본다면 실력 향상을 많이 할 것 같다는 기대감이 무척 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