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
후루이치 노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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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이 많이 남는요즘 우리 시대이야기


소설파는 아니지만 가끔 소설이 읽고 싶을 때가 있다일본문학상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아쿠타가와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는 이야기창문을 닦는 젊은 청년이 받은 독특한 제안..이라는 설정이..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소설의 제목 무수히 많은 밤이 뛰어올라처럼 뭔가 신비한 느낌이 이 책에 대한 첫인상이었다.


극적인 스토리는 아니지만 정말 오래 깊이 여운이 남는 소설이다한동안 별빛이 뿌려진 빌딩이 많은 도시가 계속 떠오를 것만 같다일본이라는 나라는 여러 가지특히 사회적인 것들이나 정서가 한국의 그것과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했는데이 소설이 정말 그러하였다뭔가 쓸쓸하고 하루 하루 살아나기 쉽지 않은물질적 빈곤보다는 정신적 빈곤에 더 허덕이는 우리 사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물 세 살의 청년 쇼타가 고급 빌딩에 사는 노부인의 엄청난 물질적 제안을 받았을 때 살다 보면 저런 일도 생기는 걸까 잠시 부럽기도 했다하지만 절대 평범한 제안은 아니었고 쇼타가 노부인 댁에 직접 만나러 갈 때마다 보내는 간식 타임이나 식사타임 동안의 이야기는 뭔가 또 다른 세계 같은 신기한 느낌이 가득한 소설이었다.


스물 세 살이면 정말 젊고 이제 무엇이든 새롭게 도전할 예쁜 나이인데고층 빌딩 닦는 일을 하며 혹시라도 이렇게 죽어도 별로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쇼타가… 그래도 책의 마지막에는 따뜻한 하나꿈 하나 더 생기는 기분과 잔잔한 여운을 주니..내 마음도 온도가 더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추운 겨울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소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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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블턴 시의 코비에게 - 2021 문학나눔 선정 도서 파랑새 사과문고 93
임태리 지음, 고정순 그림 / 파랑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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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는 차별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따뜻한 동화!


왜 어른들은 코비 할아버지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고 할까?’

-12p-


어느 한 개인을 우리는 잘 모르지만 겉으로 많은 판단을 내린다어떠한 것은 단순한 추측이겠지만 어떠한 것은 아주 확실하다고 믿으며 판단을 내린다타인에 대한 판단이 긍정적인 것이면 상관이 없지만 그것이 부정적이고 나쁜 것이라면…… 나보다 사회적 약자가난한 사람교육을 못 받은 사람 등 뭔가 부정적인 것에 대한 우리의 편견은 참 많은 것 같다이러한 생각에 부끄럽고 또 부끄럽게 해 준 책이 최근에 읽은 <윔블턴시의 코비에게>이다.


이 동화책을 읽고 나니 어른이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얼마나 아이에게 중요한지 느끼게 된다그리고 우리가 무심결에 갖고 있는 편견과 혐오에 대해서 다시 한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어른이라면 더욱 더 바른 생각과 편견 없는 생각에 힘써야겠다는 생각도 든다이 책의 주인공 토미가자신의 엄마가주변의 어른들이 가까이 하지 말라고 하는 코비 할아버지에 대해서 왜 그래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며 순수한 마음으로 코비 할아버지에게 다가가며 진실을 알게 된다는 것이 이 동화의 주 내용이다그리고 부끄러운 편견과 혐오를 가졌던 엄마는 책의 말미에 반성을 한다책의 내용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렇게 짧게 줄일 수 있지만책의 한 장 한 장에서 나오는 내용들이 너무나 뜻 깊고 교훈적이어서 마음이 훈훈해지는 책이었다.


어른이 결코 아이들보다 항상 나은 사람은 아니라는 점자라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오해의 색안경을 끼고 살고 있나 하는 반성을 다시 하게 된다그림이 귀엽고 토미가 말하는 식으로 모든 이야기가 전개되는 이 동화는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읽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어릴 때 바른 생각을 특히 갖추고 자라는 것이 좋은 만큼 아이들에게 이러한 참교육의 동화책을 많이 읽어주고 이야기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도서관의 좋은 책 코너에서 <선량한 이기주의자>를 앞부분만 읽다가 그친 적이 있다더 예민한 관련 주제를 다루고 있는 그 책읽기 쉽지 않았지만 다시 한번 용기 내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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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 Art & Classic 시리즈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설찌 그림, 박혜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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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 원작 소설을 설찌 그림과 함께 양장판으로!


빨강 머리 앤은 내가 어린 시절 정말 좋아했던 텔레비전의 만화로 추억 속에 있다언젠가 기회가 되면 오리지널 원작 소설을 읽어봐야지 했는데너무 예쁜 일러스트를 그리시는 설찌님의 앤 일러스트와 함께 콜라보한 《빨강 머리 앤》으로 읽게 되었다.


내가 항상 기억했던 앤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설찌 스타일 일러스트 너무 예쁘다메슈 아저씨마릴라 아줌마단짝 다이애나 그리고 풍경을 담아낸 모습이 따뜻하고 편안하다만화로 기억했던 단편적인 에피소드들을 원작으로 다시 접하니 너무 좋다막연히 그냥 좋아했던 앤이 그렇게나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하고상상력의 대가이며감정이 풍부하고 솔직한 소녀인지 다시 알게 되었다.


앤이 끊임없이 재잘거리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앤의 따뜻한 마음씨긍정적인 사고가 나에게 전해져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즈음에는 좋은따뜻한 에너지가 나에게 가득한 기분이다.


책 속의 풍경 묘사원피스 묘사 등 활자를 읽다 보면 어떤 장면일까 너무 궁금해져 나도 모르게 남은 뒷페이지들을 먼저 넘겨보기도 했었다설찌 님의 일러스트가 더 많이 들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문득 들었지만간간히 나온 일러스트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내용이 워낙 장편이라 550페이지가 넘는데그렇다면 한 권으로는 불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도 앤을 좋아하지만 내 주위에 앤의 광팬들이 꽤나 많다예쁜 양장본에 설찌님의 스타일이 담긴 앤 일러스트가 함께한 책이라 앤팬들이 많이 갖고 싶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결말을 다 알지만 또 심심하면긍정 에너지가 필요할 때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고플 때 펼쳐 읽을 읽고 싶을 소장하고 싶은 스타일의 빨간 머리 앤이다.


노력해서 이긴 것 다음으로 좋은 건노력해서 지는 거야.”

~507페이지 앤의 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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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청망청 살아도 우린 행복할 거야 문예단행본 도마뱀 1
박은정 외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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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아홉 예술인의 ‘탕진잼’ 이야기


탕진잼이란 한순간 다 쓰고 죽자라는 느낌보다는 소소하지만 즐거운 요소들을 찾아내어, 사소한 일상이라도 깔깔거리며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는 게 아닐까? (한경록 님의 ‘흥청망청 살아도 우린 행복할 거야’에서 -47p)


탕진잼이라는 말, 그리 오래된 용어는 아니다. 나의 경우 한 때 BTS의 찐팬 생활을 할 때 BTS의 노래 때문에 ‘탕진잼’이라는 단어를 한참을 흥얼거렸다. ‘탕진잼’을 주제로 가지각색의 직업을 가진 예술인 열 아홉 명의 열 아홉 가지 개성과 색이 담긴 에세이 모음집 《흥청망청 살아도 우린 행복할 거야》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이룬 열 아홉 명의 직업군이 정말 다양하다. 가수, 작곡가, 평론가, 시인, 소설가, 편집장, 칼럼니스트 등 개성 넘치는 예술 직업군이다. ‘탕진잼’에 대한 저마다의 이야기를 썼고 자유롭게 쓴 글이기에 각각의 개성이 넘쳤다. 하나 하나 자신의 소신을 가득 담은 글이기에 자신의 색깔과 주체성이 잘 보여서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탕진잼이라는 단어가 처음 나올 때 욜로라는 단어가 비슷한 시기에 함께 등장했던 것 같다. 처음 나왔을 때는 뭔가 요즘 젊은 사람들의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여러 가지 생각을 보다 보니 꼭 물질적 소비뿐만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에 소신 있게 시간, 열정, 노력을 한없이 바치고 투자하는 것도 탕진이라는 단어에 표현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평론가이자 힙합저널리스트인 김봉현 님의 소비에 대한 관점에 대한 글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짜다고 철든 게 아니듯 쓴다고 철없는 건 아니다. 모든 절약이 존중받아야 하듯 모든 소비를 보는 관점도 존중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짜다고 철든 건 아니다, 김봉현, 58p)


가장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크리잉넛의 베이시스트인 한경록 님의 이야기였다. 십대 시절부터 부모님의 눈에 반항아처럼 비친 모습과 웃긴 에피소드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모두 다른 이야기이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지금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혹은 쉬고 싶은지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이 가는 대로 열정을 쏟아 붓는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그래서 읽으면서 뭔가 나도 그런 에너지를 와락 받는 기분, 재미있었다.


이 책은 열 아홉 명이 쓴 짤막한 글들이 들어있는 책으로 어찌 보면 가벼운 잡지 같은 느낌도 든다. 편하게 한 편씩 읽어볼 수 있고 같은 주제 탕진잼이지만 정말 다양한 관점과 스타일의 이야기이기에 캐주얼한 느낌도 강했다. 출판사 도마뱀에서 앞으로도 여러 주제로 ‘문예단행본 시리즈’를 계획한다고 하니, 다른 책들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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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먹는 자가 일류 - 식욕 먼슬리에세이 5
손기은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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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난 음식과 향기로운 술이 최고의 행복


출판사 드렁큰 에디터로 만나는 두 번째 에세이 《힘들 때 먹는 자가 일류》이다사실 《자기만의 ()방》을 읽고 책 내용이 너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고그 에세이가 사실은 한 달에 한 번 나오는 먼슬리에세이 시리즈라는 것을 알고..다른 먼슬리 에세이를 읽을 기회가 생기면 꼭 읽겠다고 결심했었다그리고 이렇게 이 책과의 조우!!


이렇게 심하게 털털하고 솔직한 에세이를 읽기는 참으로 오랜만인 것 같다책의 에필로그에 책은 솔직하게 써야 한다고 이야기하면서 그렇게 솔직하게 썼기에 정작 출간된 본서는 저자의 어머니에게 보여줄 수 없다고 함에 많이 깔깔 웃었다이 책은 11년간 음식과 술을 소개하는 잡지의 에디터로서 일하고 최근 3년은 프리랜서와 바를 운영하는 저자의 먹고 마시는 것을 최고의 행복쾌락욕구 충족으로 삼은 여러 가지 에피소드생각 등이 가득한 에세이이다.


먹는다는 것아니 잘 먹는다는 것은 지금의 시대에 더 높은 위상을 차지하고 대중적인 소확행의 하나로 자리잡은 것 같다그것을 첫 번째 가치로 여기고 그것을 하는 것을 직업으로 가진 저자는 업무에서도일 밖에서도 그 가치 실행을 확실히 해 왔다그리고 프리랜서로 직업 전향을 하면서도 말이다맛난 음식은 힘들 때는 나에게 위로를 주기에 소울푸드라는 별명이 생겼고축하할 때에도 맛난 음식과 함께 파이팅 한다음식요리에 대해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맛깔나게 읽은 책은 오래 전 이탈리아 쉐프가 썼던 잇 테리(오래되어 지금은 내용이 가물가물하지만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과 느낌만이 남아있다이후 처음인 것 같다.


에디터로서 음식과 함께 한 이야기가리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치즈를 싫어해서 치즈와 관련한 기사는 에디터 재직 중 한 번도 쓰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충격이었다나는 치즈를 참 좋아하기에!) 술과 관련한 이야기 등 다 너무 재미있었다나는 술을 특별한 날에만 연간행사처럼 마시기에저자가 평생의 친구처럼 이야기하는 술에 대한 애찬 이야기는 더욱 더 기억에 남고 책으로 접하는 에피소드들이 재미있었다술과 술자리를 좋아하지만 많이 마시지 못하는 나는저자가 언급한 술 중 위스키가 가장 관심이 가고 알고 싶어진다그러고 보니 나도 위스키와 관련한 멋진 추억이 있구나.


본서와 함께 먼슬리 시리즈를 이제 두 권 접했지만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가치대로 삶의 방향을 멋지게 나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그 개성이 참 멋진 것 같다는 생각을 또 다시 한다이렇게 나는 먼슬리에세이의 독자로 굳혀가는 것인가잘 먹는 한 끼 식사 이제 더욱 더 잘티내며 먹어야겠다는 생각도 함께 든다유머가 가득한데 절대 부담스럽지 않고 재미있고 인간미가 철철 넘치는 작가님의 멋진 글솜씨가 너무 부럽고 멋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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