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청망청 살아도 우린 행복할 거야 문예단행본 도마뱀 1
박은정 외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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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아홉 예술인의 ‘탕진잼’ 이야기


탕진잼이란 한순간 다 쓰고 죽자라는 느낌보다는 소소하지만 즐거운 요소들을 찾아내어, 사소한 일상이라도 깔깔거리며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는 게 아닐까? (한경록 님의 ‘흥청망청 살아도 우린 행복할 거야’에서 -47p)


탕진잼이라는 말, 그리 오래된 용어는 아니다. 나의 경우 한 때 BTS의 찐팬 생활을 할 때 BTS의 노래 때문에 ‘탕진잼’이라는 단어를 한참을 흥얼거렸다. ‘탕진잼’을 주제로 가지각색의 직업을 가진 예술인 열 아홉 명의 열 아홉 가지 개성과 색이 담긴 에세이 모음집 《흥청망청 살아도 우린 행복할 거야》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이룬 열 아홉 명의 직업군이 정말 다양하다. 가수, 작곡가, 평론가, 시인, 소설가, 편집장, 칼럼니스트 등 개성 넘치는 예술 직업군이다. ‘탕진잼’에 대한 저마다의 이야기를 썼고 자유롭게 쓴 글이기에 각각의 개성이 넘쳤다. 하나 하나 자신의 소신을 가득 담은 글이기에 자신의 색깔과 주체성이 잘 보여서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탕진잼이라는 단어가 처음 나올 때 욜로라는 단어가 비슷한 시기에 함께 등장했던 것 같다. 처음 나왔을 때는 뭔가 요즘 젊은 사람들의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여러 가지 생각을 보다 보니 꼭 물질적 소비뿐만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에 소신 있게 시간, 열정, 노력을 한없이 바치고 투자하는 것도 탕진이라는 단어에 표현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평론가이자 힙합저널리스트인 김봉현 님의 소비에 대한 관점에 대한 글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짜다고 철든 게 아니듯 쓴다고 철없는 건 아니다. 모든 절약이 존중받아야 하듯 모든 소비를 보는 관점도 존중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짜다고 철든 건 아니다, 김봉현, 58p)


가장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크리잉넛의 베이시스트인 한경록 님의 이야기였다. 십대 시절부터 부모님의 눈에 반항아처럼 비친 모습과 웃긴 에피소드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모두 다른 이야기이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지금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혹은 쉬고 싶은지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이 가는 대로 열정을 쏟아 붓는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그래서 읽으면서 뭔가 나도 그런 에너지를 와락 받는 기분, 재미있었다.


이 책은 열 아홉 명이 쓴 짤막한 글들이 들어있는 책으로 어찌 보면 가벼운 잡지 같은 느낌도 든다. 편하게 한 편씩 읽어볼 수 있고 같은 주제 탕진잼이지만 정말 다양한 관점과 스타일의 이야기이기에 캐주얼한 느낌도 강했다. 출판사 도마뱀에서 앞으로도 여러 주제로 ‘문예단행본 시리즈’를 계획한다고 하니, 다른 책들도 기대가 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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