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물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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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도서검색을 하다가 눈에 들어 온 책이다. 그림책이라고 하기엔 페이지가 꽤 두껍고, 동화집이라고 하기에는 전체적 문장 구성이 깊다.
눈아이를 낳은 여자.
자신의 온기에 녹아버릴까봐 눈이 쌓인 바닥에 내려놓고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작은 눈알갱이를 동그랗게 만들어 손과 발을 만들어주는 장면이다.
그리고 눈아이가 영원히 곁에 있어주길 바라는 마음에 광고전단지속 얼음집(이글루)를 찾기위해 세상으로 향한다.
그녀를 기다리는 세상은 오색찬란한 불빛이 24시간 꺼지지않고, 사람들의 표정, 발걸음, 부산함 모든 것들이 그녀만 외톨이로 만든다.
결국 얼음집(이글루)를 찾아 눈아이가 있는 곳으로 가져오지만 눈아이는 녹아 작은 물웅덩이만 남겼다.

책 한 장 한 장을 넘기면서 띄엄띄엄 찾아 읽어야하는 글보다 맨발에 정신을 놓아버릴 직전까지 가버린 그녀의 표정이 이 책의 전부를 말해주는 것 같다.
후기를 찾아보니 '다름'의 편견이라는 큰 주제가 있었다.
자식이, 부모가, 나 자신이 다른 이들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간다면 세상에 당당히 들어내기가 쉽지가 않다.
너무나 반전이라할 수 있는 새하얀 눈아이와는 달리 세상은 눈아이의 존재조차 모른체 변화되고 변화하며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눈아이의 삶은 누구나 기다려주지 않고, 눈아이의 삶을 지키기위해 노력한 여자의 애씀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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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아틀란티스 - 세상을 보는 글들 6
프랜시스 베이컨 지음, 김종갑 옮김 / 에코리브르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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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이 그리고자한 아틀란티스의 유토피아는 과연 유토피아라는 이름으로 새로움의 세상을 그렸을까?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진 진수성찬을 음미하는 즐거움에 사로잡혀서 곧 뒤따를 소화불량의 고통을 계기치 못한 식도락가와 비슷하다"는 옮긴이의 글처럼 행복한 미래만을 꿈꾼 유토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다.
어찌보면 무서운 세상의 도래다.
현재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행복이라는 둘레 안에서 둘레 밖을 예기치 못하는 수많은 위험요소들을 잠재하고 있는.
온갖 것들을 만들어 내는 세상이다. 그 온갖 것들 안에서 또 유해한 것들이 만들어진다.
인간답게 사는 삶은 인간의 생각마저 잠식당한 채 사는 미래의, 아니 내일의 모습이 아니라 현 시점을 인식하고 나를 재조명하는 시간이다.
인간답게 사는 것,
인간다움,
기계화된 문명 안에서 사는 것이 아닌, 인간 스스로 편리함이라는 문명을 조금씩 내려놓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나니 두려움이 엄습한다.
1500년대 베이컨이 이런 책을 썼다고?
2024년 현재 우리의 모습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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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예찬 - 라틴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5
에라스무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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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愚神을 찬미한다는 것은 물로 실제 의미가 아니라 역설적인 의미로서 이런 형식을 통해 세태를 비판한다는 의도.
이 말은 그리스어로 '모리아Moria'이다. 이 책을 모어에게 바친다는 말 자체가 여러 의미에서 당대 최고의 두 지식인 사이에 벌어진 수준 높은 지적 유희였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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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소설
한강 지음, 최진혁 사진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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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번역가 유스티나 나이바르의 "제가 내년에 바르샤바로 초대하면, 오시겠어요?"라는 물음에 길게 생각하지 않고 《소년이 온다》가 출간되고, 만 열 네살이던 아이와 가방 하나씩을 끌고 폴란드행 비행기에 올랐다. 첫 달의 적응기간이 지나고 서울에서 살 던 때와 비교할 수 없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와지엔키 공원의 숲길을 목적 없이 걸으며 한국을 떠나오기 전부터 쓰고 싶었던 《흰》이란 책에 대해, 그렇게 걸으며 생각했다.
'하얀'과 '흰'이라는 두 형용사가 서로 내재하는 의미가 다름에 한강 작가가 쓰고 싶은 '흰'이라는 제목의 책이 만들어졌다."

이 책의 시작은 어머니가 낳은 첫 아기의 기억이다. 스물 네살의 어머니는 혼자서 갑작스렇게 아기를 낳았고. 그 아기의 탯줄을 직접 자르고, 숨을 거두기 2시간 동안 '죽지 마라, 제발'이라고 속삭였다.
한강 작가의 걸음마다 입으로 되내였던 말이다.
바르샤바의 도시에서 첫 삽을 뜨고, 서울로 돌아와 마무리를 하고 일 년 동안은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천천히 다듬었다.
작가의 삶을 감히 '언니ㅡ아기ㅡ그녀'에게 빌려주고 싶은 '생명'이라는 더운 피를 주고 싶었노라 얘기한다.
그래서 작가는 아직도 이 책과 연결되어 있고, 흔들리거나, 금이 가거나, 부서지려는 순간에 당신을, 내가 당신에게 주고 싶었던 흰 것들에 대해 생각하노라 전한다.

언니의 삶을 대신해 살아가노라, 먼저간 언니와 오빠(태어난지 몇시간만에 죽음)의 흰 숨을 이어가고 있노라 한강 작가는 이야기한다. "아버지가 곁에 있었다면", "병원이 집 가까이 있었다면", "어머니를 돌봐줄 누군가가 있었다면", 3년 후 자신의 존재도, 그 후 다시 4년 뒤 남동생의 존재도 없었노라 그들의 삶과 이어진 끈을 맞잡고 살고 있노라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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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문학과지성 시인선 438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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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이라면 그렇게 말할수 있겠다. 《채식주의자》로 한강 작가를 알게 됐다.
난해하지만 필력이 있는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온라인,오프라인 서점에 그녀가 쓴 책으로 선두를 지켜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인터뷰기사나 영상을 보고 한참동안 생각에 잠긴적이 있다.
나를 뒤흔든 작가는 '김진명 작가'다. 그의 카리스마있는 표정과 끝이 조금은 명료한 말투가 "나는 누군가의 말과 생각에 협상할 생각이 없다"라는 냉철함을 읽었다.
"그래 작가라면 그래야지, 똥고집은 아니더래도 자신만의 철학은 있어야지", 그렇게 보였다.
그녀의 표정이나 말투에는 '생명'이라고는 말라붙어보였다. 그녀의 눈빛, 말투가 책 속 구석구석 스며들어 있는 것 같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는 인문학 강사님이 추천해줘서 꼭 한번 읽어봐야지했다.
전체적인 느낌은 단어와의 대화다.
<어느 늦은 저녁 나는>에는 저녁과 흰 공기 밥, 영원하지 않는 순간을 적었다.
그렇게 저녁이라는 시간이 오고, 그 시간이 밥 때라는 숙명이 왔고, 그 시간을 어김없이 지켜내는 작가 본인의 마음을 덤덤히 그려냈다.
단어마다 때로는 어둡고,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외롭도록 사무치고,
때로는 아프고 괴로워서 자신은 3인칭 화법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
누구에게나 서로 다른 감정과 느낌과 생각으로 하루를 그려내고 버텨내고 이겨낸다.
작가가 지닌 감성의 깊이가 헤아려지지는 않지만, 너무 깊은 심연의 바다에 조금씩 떠내려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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