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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 소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길지연 옮김 / 삼성당 / 2009년 3월
평점 :

아이들에게 명작책을 읽어 주다 보니 삽화의 비중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집에 명작이 전집으로 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그다지 좋아한다는 느낌을 못 받아서,
몇 권 읽어 주다 말았어요.
그런데 최근에 "이모토 요코의 세계 명작 그림책" 12권 세트가 생기고 부터,
밤마다 자기 전에 4살 소안이가 꺼내오는 책은 대부분 이 12권 안에 있답니다.
그동안의 명작에서는 이렇게 좋은 반응이 없었는데,
전권이 12권 밖에 없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아주 반응이 좋아요.
이 책들을 읽어 주다 보니, 삽화가 어린 아이들일수록 아주 많은 영향을 끼침을 느끼게 되었어요.
집에 있는 명작 전집이 국내의 유명출판사 것임에도 우리 아이들이 외면을 했었는데,
이 책에 대한 반응을 보니, 삽화가 아이들에게 맞지 않았구나 싶었습니다.
좀 어둡고 명료하지 않아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었거든요.
이 책에 대한 반응을 보고서 다시 두 아이를 위해 명작책을 들여 주려교
여러 출판사의 전집들의 명작책을 보면서 비교도 하고 있습니다.
명작은 꼭 읽어줘야 하는 필수 도서인데, 4살 아이가 반응을 보이는 명작책을 보니,
이 비슷한 풍의 따스한고 통통 튀는 삽화의 전집책을 고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12권 책 가운데 한 권인 <성냥팔이 소녀>입니다.
눈내리는 풍경에 겉표지에 황금색 별이 반짝반짝여서 표지도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4살 소안이는 이 책을 가져오면서 여자아이 책이랍니다. ^^
성냥팔이 소녀라고 하기도 하지만, 아이가 편하게 줄여 부르는 이 책을 지칭하는 말이지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는 추운 겨울에 아이와 읽어 보면
가족의 소중함과 가진 것에 대한 감사함을 느낄 수가 있어요,
그리고 비록 어린 아이들이지만, 다른 사람, 특히나 불우한 이웃에 대한
따스한 관심을 보일 수 있도록 아이들의 관심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답니다.
안데르센 원작의 "성냥팔이 소녀"의 스토리를 모르는 분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그만큼 유명한 이야기여서, 어른이라면 모르는 분이 별로 없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이 책으로 처음 성냥팔이 소녀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책을 읽기전에 작가가 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보게 되었어요.
겉표지에 적힌 글귀.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이야기해 주는 글이었답니다.

성냥 팔이 소녀, 성냥 좀 사달라고 손을 내밀었지만,
분주히 오가는 거리의 사람들은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소녀는 신발도 신지 않아 발은 꽁꽁얼어 갔음에도 누구도 관심 갖지 않았습니다.

모두 집으로 돌아간 밤이 깊은 시간, 소녀는 정처없이 거리를 헤매고 있었어요.

추위를 이기고자 하나 둘 성냥을 켤 때마다 소녀에게는 환상이 보입니다.
사랑하는 할머니가 보고 싶다는 소녀에게 할머니가 보입니다.
성냥불이 꺼지면 없어질 할머니를 놓지 않고자, 남아 있던 성냥들을 켰고
할머니는 손녀를 품에 앉고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거기에는 추위도 굶주림도 고통도 없을 것입니다.
다음날 사람들은 타다남은 성냥을 손에 쥔채 쓰러져 있는 소녀를 발견했지만
아무도 밤새 소녀가 어떠한 아름다운 것을 보았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슬픈 이야기,
누구도 성냥을 사 주지 않고 외면했기엔, 슬픈 죽음을 맞이하는 성냥팔이 소녀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에서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서
고통과 절망에 처해 있는 우리 이웃들이 있음을 생각나게 합니다.
안데르센이 이야기를 썼던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가난과 삶의 고통은 여전히 있습니다.
명작은 시대를 초월해서 사람들이 마음을 울리고,
감동이 있고, 우리 삶을 움직이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아름다운 삽화로 그 감동을 더해주는 이모토요코의 <성냥팔이 소녀>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이들에게 가진 것에 대한 감사합과
그리고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돌아보는 마음을 느끼게 해 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읽어 줄 때마다 저 역시도 그동안 삶을 돌아보게 되는
어른이 되어서 읽어도 너무도 좋은 따스한 명작책입니다.
아이나 어른이나 모두에게 감동이 있는 책,
따스하고 아름다운 삽화로 더욱 빛을 내는 이 책은 분명 명작 중의 명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