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고대사, 학교에서 배운 것들만 생각하면 명료한 듯 싶으나, 실상 고대사를 다룬 책들을 읽어보면, 그 주장들이 타당한 가 판단하기가 어렵고 모호할 때가 많다.

너무도 다른 견해차이 때문에, 도리어 더 이해하기를 포기하고, 손 놓아버렸던 경험이 있다.

한정된 사료 때문에 고고학적인 자료들을 비롯 신화들을 이용해서 정치세력이나 정치체들을 이해하려 하지만, 과연 그 증거들이 주장을 뒷받침 하는데 충분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 때가 많고, 일단 각자의 가설을 먼저 세워놓고, 그 방향으로 이끌어가려고 주장을 펼치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한반도는 진인의 땅이었다>는 정말 오랜만에 읽은 우리의 고대사를 다룬 역사책이다.

기존의 학계에서 의견이 분분한 진국의 정치체나 진국의 중심에 관한 논란을 비판적으로 살펴보고, 저자의 생각을 펼쳐가고 있는데, 그 비판을 제대로 이해하고 넘어가기엔 이 책을 읽는 자신의 수준이 부족하구나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만큼 기존의 학자들의 주장들이 다양하기도 하고, 초기 한민족공동체의 형성과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기존의 선입견 등으로 비록 여전히 고대사 책을 접할 때는 한 발자국 뒤에서 비딱하게 보게 됨에도 이 책은 매우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한민족의 초기공동체를 형성한 주류가 누구인지에 관심을 갖고 그들이 이동하면서 만든 역사의 흐름을 추적해가는 시도는 살아있는 역사를 느끼게 하는 듯 생동감이 있었다.

 

특히 그간 배운 역사는 고조선의 비중을 크게 두고, 그 뒤를 있는 여러 초기 국가들 중심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진국'의 실체와 성격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고 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고대사를 이해하는 데 새로운 관점을 줄 수 있을 듯 싶다. 기존의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는 것, 진국의 실체와 성격에 대해서도 역사적인 사료들은 부족하지만,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열린 마음으로 서로 논의가 된다면 한민족 초기공동체를 형성한 세력이나 삼한과 삼국의 관계에 대해서도 지금보다 더 구체적인 연구성과가 나오지 않을 까 기대해 본다.

 

기존의 학계에서 진국의 정체체나 진국의 중심에 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진국의 실체에 다가가기 어렵다는 것이기도 하고, 진국, 진인 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는 것으로 여겨진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진국, 그리고 삼한과 삼국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 할 수 있다면  앞으로 통일이 되었을 때, 급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남북한의 역사의 관점을 한 곳으로 모아 가는 데도,  중국이 한반도의 초기공동체의 일부를 자국의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데 대응하는 데도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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