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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자
이모토 요코 글.그림, 길지연 옮김, 오스카 와일드 원작 / 삼성당 / 2009년 2월
평점 :
요즘 잠들기 전에 소민이 소안이에게 "어른이 되어서도 생각나는 이모토 요코의 세계 명작 그림책"
세트를 읽어 주고 있답니다. 명작 가운데서도 가려 뽑은 12권의 이야기인데,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12월에 읽기에 참 마음 따스해 지는 좋은 이야기들이에요.
이모토 요코의 그림은 따스하고 정감있고, 귀엽고 푸근하고 그렇더라구요.
그래서인지 4살, 6살 두 아이 모두 좋아합니다.
그 중에 가장 먼저 소개해 보는 책은 [행복한 왕자] 입니다.

어린시절 읽었던 [행복한 왕자]는 제목에는 행복이 들었는데, 내용은 참 슬펐던 기억이 나요,
감성이 풍부한 아이들에겐 눈물이 흐를 정도로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였지요.
아마 희생의 기쁨을 몰랐기에 왕자와 죽은 제비의 사연이 너무 슬펐던 것 같아요.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니, 과연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 희생은 무엇인지,
천국 가는 삶은 어떤 것인지 이런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들게 하더라구요.
책 속의 왕자는 굶주리고 고통받는 사람들 때문에 눈이 멈추지 않습니다.
자신에겐 굳이 필요없는 여러 보석과 금이 있어 고통받는 사람들을 도와 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실제 자신은 움직일 수가 없으니 안타까워 눈물이 흐릅니다.
제비는 안타까운 왕자의 말을 듣고 남쪽 나라로 가는 것을 하룻밤만 지체하고
왕자의 보석을 아픈 아이의 집에 가져다 주기로 하지요.
그러나 왕자는 또 부탁을 하고 제비는 왕자의 부탁을 마지 못해 들어 주지만,
몇 번 이렇게 왕자의 부탁을 들어 주던 제비는
아무데도 안 가고 왕자 옆에서 왕자의 눈이 되어 주기로 결심을 합니다.

처음에는 왕자의 부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가게 되었지만,
이제는 왕자의 마음을 읽게 되고, 제비 역시 왕자의 하고 싶은 일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이지요.
제비는 왕자의 보석과 금을 고통받는 사람에게 나누어 주러 다니고,
자기가 본 것을 모두 왕자에게 말해 주었답니다.
왕자의 몸은 점점 잿빛으로 변해가고 ,
날씨는 추워지고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제비는 점점 기운을 잃게 되었지요.

사람들은 초라한 동상과 동상아래 죽어 있는 제비를 발견하고,
미관상 안 좋다면서 부수어서 불에 태워 버렸습니다.
왕자의 조각난 심장만은 녹지 않아 쓰레기통에 버려 졌지요.
왕자의 심장옆에는 죽은 제비가 있었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하나님은 천사를 시켜 왕자를 천국으로 데려오고,
영원한 생멸을 주었답니다.
아이들에게 읽어 주면서 마음 한 편으로는 아련하지만 희생의 사랑에 따스함을 느끼게 되었어요.
왕자의 소망을 이해하고, 그것을 도와주기 위해 결국 자신의 생명을 희생한 제비의 용기가
참 아름다웠습니다.
명작은 어른이 되어 읽어도 변함없는 감동이 있음을 느끼게 되는 책입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삶이 가치있고, 진정한 행복이 있는 삶인지,
그림책을 통해서 깨닫게 해 주는 명작인지라,
연말 연시를 앞두고 추워지는 시기마다 읽어 주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