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썼습니다-
내가 처음 접했던 모차르트의 모습은 영화에서였는데 그 당시 어렸던 관람객에게는 좀 괴짜처럼 보였다. 그게 과연 맞는 고증이었을까? 지나친 상상이었을까? [모차르트의 고백]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영상에 담긴 모차르트와 글에서 드러난 모차르트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다가왔다. 글에서는 좀 더 애정 어린, 섬세한 성격의 소유자라고나 할까. 우리는 한시대를 풍미했고, 사후에도 지금까지 음악사에 있어 위대한 인물로 꼽히는 그가 실제로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의 가장 사적인 편지들을 통해서 추정해 볼 수가 있다.
그 당시 사회적으로 음악인이기도 했고, 눈썰미가 있었던 아버지 덕에 유전으로 물려받은 모차르트의 아주 탁월했던 재능은 금방 눈에 띌 수 있었다. 아버지는 모차르트의 재능을 널리 알려 꼭 성공시키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어쩌면 모차르트를 통해서 본인이 못다 이룬 꿈을 이루고 싶었을지도.
본인은 본인의 글에서 잘 드러나는 법이다. 또한 그가 주고받았던 실제 편지들을 통해서 우리는 모차르트가 어디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 궤적으로서 삼아볼 수 있다.
모차르트가 오페라에도 재능이 있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 궁극적으로는 작품을 의뢰받기 위해 이탈리아에 머물렀던 시간에도 모차르트는 자신의 즐겁고 빛나는 하루, 일거수일투족을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누이에게 전하기 바빴다. 그렇게 일이 되어가는 과정과 전하는 기쁨이 1부 서간문에 담겨있다.
밀라노, 뮌헨, 파리, 런던 등 다양한 도시, 나라마다 머물렀던 모차르트의 여행은, 누군가는 근사하게도 볼 만한 부러움과 낭만일 수 있겠으나, 그러나 그의 편지는 말한다. 그의 여행은 곧 살기 위해서 '돈을 쫓아다닌 고단한 이동'이었음을.
'누군가에게 소식을 전하면서 봉급이 너무 적다, 후원자들이 00금액까지 지원해 주면 이곳에 더 머물 수 있을 것 같다, 오페라 작품에 대한 의뢰가 들어온다면..., 궁정에 일할 수 있는 자리 하나 없을까.' 이런 식의 걱정과 근심이 그의 편지에 담겨있었다.
그의 편지를 받는 대상은 누나이기도 했고, 때로는 아버지이기도 했으며, 어머니에게도 많은 편지를 썼다. "어머니의 손에 천 번 입을 맞추며, 죽을 때까지 당신의 아들로 남겠습니다"라고 애정과 사랑을 보냈던 모차르트가 파리에 머물렀을 무렵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모차르트에게 있어서 가장 큰 시련이었다. 마음이 무너지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모차르트가 그 슬픔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어쩌면 자신의 마음을 진솔하게 쏟아내고 정리할 수 있는 '편지를 쓰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한다. 나는 그가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산산이 부서져있는 마음의 파편들이 그가 믿는 신념 아래 다시 모이고 응집되어가는 힘을 볼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