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의 발견, 그때 그 사람
성수영 지음 / 한경arte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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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그림이 아닌 사람을 보고 있습니다.' 요즘 제가 그림 혹은 미술과 관련된 책을 보면 문득 떠오르는 문장입니다. 예전에는 그림만 보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림 안의 사람이 보이더랍니다.

저는 [명화의 발견 그때 그 사람]이란 책을 읽기 전까지는 살바도르의 작품을 보면서 살바도르가 혹시 그저 순수한 사람은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을 해왔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작품을 초현실주의라 칭하는데, 초현실주의라는 것이 대개는 순수하거나 상상력이 흘러넘치면 그의 시각과 관점이 현실을 벗어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순수한 사람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상상력은 풍부한 사람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살바도르 달리는 할아버지의 예민한 성품을 물려받았고, 엄마가 금쪽이같이 키워주신 가정환경에서 자랐다고 합니다. 그가 살던 곳은 바람이 심하게 불었던 해안가로, 주변 보이는 풍경들은 때로는 바람에 깎이고, 모래에 쌓이면서 시시각각 모양을 달리했다고 합니다. 그런 주변 풍경들이 가끔 살바도르 달리에게는 그의 작품에서와 같이 흘러내리고 변형된 사물들로 보였다고 해요.

살바도르 달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마치 앤디 워홀을 보는듯합니다. 왠지 장난기 많은 평범하지 않은 표정들, 대중의 관심을 끄는 이슈몰이에 관심이 많았고, 화가 이외로서의 이미지, 스캔들은 후에 앤디 워홀에게 영향을 준듯합니다.

8살인가, 10살 많은 연상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 증오하기도 했고요. 갈라와 결혼을 했지만, 갈라는 늘 바람을 피웠고, 그녀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달리도 맞바람을 피웠습니다. 사랑과 애증이 늘 반복되지 않았나 싶어요. 이런 개인사를 듣는데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의 관계가 떠올랐어요. 예술은 천재성, 광기, 상처를 자양분 삼아 자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스페인의 유명한 화가 중에는 살바도르 달리 외에도 디에고 벨라스케스가 있지요. 벨라스케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시녀들>입니다. 미술수업에서 종종 중요한 작품으로 일컬어지기도 해서 눈이 많이 익은 그림인데요. 이번에 [명화의 발견 그때 그 사람]을 읽으면서 벨라스케스에 대해서 새로이 알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그림만 아는 정도였다면 이제 그것을 그린 사람도 잘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엄청 성실하고 신실한 사람인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벨라스케스가 살던 시대는 화가라는 직업을 천대하던 시대였나 봅니다. 벨라스케스는 직업도, 신분도 미천했지요. 환경은 썩 좋지 않았지만, 곁에 계시던 그의 스승이 잘 이끌어주셨나 봅니다. 화가 중에는 문맹이 많았던 시절, 스승은 그에게 글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왔고, 자신보다 재능이 뛰어난 글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습니다. 스승과의 돈독한 관계 덕분이었을까요? 결혼도 스승의 딸과 했다네요.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그림만 그려도 그럭저럭 먹고살 수 있는 괜찮은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인상적이었던 건, 벨라스케스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어요. 돈은 벌었지만, 자신의 신분 상승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예술은 고귀한 것이고, 그것을 나타내는 화가 역시 고귀한 신분의 예술가라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고, 인정받고 싶었죠.

그래서 궁정화가에 지원합니다. 그에게는 궁정 다른 화가의 시기와 질투를 견디는 시간도 있었고, 왕 펠리페 4세가 그의 그림을 크게 인정해 준 시간도 있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그림을 흔들리지 않고 추구했어요.

르네상스 때부터 전해내려오는 화풍은 그림 안의 모든 것을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모두 다 꼼꼼하게 그려내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벨라스케스는 사실적으로 그리되, 순간의 다른 인상에 주목했지요. 마치 사진기로 포착한 하나의 순간처럼.

그리고 인물은 꼼꼼하게 그리되, 배경은 좀 더 과감하고 유연하게 그리고 그의 그림은 고귀한 신분의 사람뿐만 아니라 그 주변의 소외된 약자까지도 어떠한 편견 없이 진실되게 담고 있습니다.

책에 실린 그의 여러 그림과 이야기를 통해 벨라스케스를 재발견했습니다. 그때 그런 사람이었군요. 멋진 사람을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썼습니다-

#문화예술 #명화칼럼 #명화의발견그때그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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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의 발견, 그때 그 사람
성수영 지음 / 한경arte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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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실린 그의 여러 그림과 이야기를 통해 벨라스케스를 재발견했습니다. 그때 그런 사람이었군요. 멋진 사람을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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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홀리데이 : 바이에른 소도시, 독일, 알프스 - 2025~2026 최신 개정판 최고의 휴가를 위한 여행 파우치 홀리데이 시리즈
유상현 지음 / 꿈의지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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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여행을 생각하고, 여행지로 독일을 결정하면 다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막상 계획을 짜게 되면 그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시간적인 여유나 금전적인 부분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 나름의 가장 최고의 여행, 최고의 추억을 남기는 방법은 여행도시를 고르고 결정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독일 여행을 간다고 하면 어디로 가죠? 수도 베를린을 둘러보고 독일의 중앙 프랑크푸르트를 지나 남부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뮌헨으로 가는 겁니다.

우리에게는 맥주 축제인 옥토버 페스트로 유명한 도시죠? 그런 축제 말고도 뮌헨은 예로부터 유서 깊은 도시로도 유명합니다. 독일 북부와는 다른 정취, 다른 분위기를 지니고 있어요. 그럼 여행 가기 전 뮌헨에 대해서는 어떻게 알아볼까요? 그냥 가서 겪어보는 것도 좋지만, 그 도시에 대해 알고 가면 더 재미난 여행이 됩니다. 뮌헨을 잘 소개하고 있는 [뮌헨 홀리데이 2025~2026 최신 개정판]을 통해서 미리 알고 가도록 합니다.

어렵게 기회를 만들어 간 여행일 텐데, 독자에게는 생애 최고의 휴가를 만들어주기 위해 책은 뮌헨에 대한 정보를 듬뿍듬뿍 담고 있고 있습니다.

우선 책에서 독일의 위치를 확인하고요. 책에서 뮌헨은 알프스와도 가까운듯합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도시라 이동에 대한 걱정도 있을 텐데요. 책에는 부록으로 뮌헨의 전철 노선도를 제공합니다. 뮌헨의 지도를 따로 구입할 필요가 없겠죠?

[뮌헨 홀리데이 2025~2026 최신 개정판]에는 뮌헨에서 먹거리, 즐길 거리, 쇼핑, 숙소에 대한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네요. 뮌헨 여행을 결정한 독자의 상황과 여건에 따라 코스별 여행도 안내합니다. 뮌헨 도시만 둘러볼 경우 당일치기, 2박 3일 코스 정보도 제공하고요. 뮌헨 도시를 포함한 바이에른 주를 넓게 다녀보고 싶다고 하면 3박 4일부터, 일주일, 10일 코스까지 여행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려주네요.

여행의 백미는 먹거리 즉, MUST EAT이 아닐까요? 책에서 알차게 뮌헨 6대 맥주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이름도, 색도 다양합니다. 이렇게 책을 통해 알게 되었으니 뮌헨 가서 한 잔씩 먹어보는 것도 좋겠죠?

뮌헨의 명물은 맥주도 있지만, 바이스 부어스트도 유명합니다. 이건 바이에른의 대표 음식이라고 하는데요. 뚱뚱한 흰 소시지입니다. 그림만 보고 있는데도 얼른 가서 먹어보고 싶군요.

뮌헨 외곽으로 조금 나가면 그 유명한 노이슈반슈타인 성도 볼 수 있습니다. 이성은 디즈니에 나오는 그림에 영향을 주었다고 하죠! 꼭 가서 보고 싶은 로맨틱한 성입니다.

뮌헨뿐만 아니라 바이에른에 있는 소도시를 돌아볼 때에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뮌헨 여행, [뮌헨 홀리데이 2025~2026 최신 개정판] 이 책 꼭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썼습니다-

#뮌헨 홀리데이 2025~2026 최신 개정판 #유상현 #꿈의지도 #독일여행 #뮌헨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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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해방이다 - 자유이자 금지였고 축복이자 저주였던 책 읽기의 역사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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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독서를 주제로 한 내용의 책을 좋아하는데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이 독서, 역사 속 과거의 사람들도 같은 모습이었을까 아니면 다른 모습이었을까, 그들에게 독서는 어떤 의미였을까 하며 궁금할 때가 있었습니다. [독서는 해방이다]라는 다소 굵고 짧은 이 제목이 저에게 임팩트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맞아요. 저에게 있어서도 독서는 해방의 의미를 갖는듯 했거든요.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책 읽기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어요. 지금 시대의 우리에게 독서는 자유겠죠. 그러나 독서는 한때 특정한 책을 볼 수 없도록 금지되기도 했었고, 선택받은 소수의 사람들만 누릴 수 있었던 축복이기도 했으며, 책 자체가 불성으로서 저주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의 기대하지 않았던 가장 좋은 점 두 가지는요. 바로 그림을 함께 보며 이해할 수 있다는 점과 책 읽기의 역사를 시대순으로 읽어나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책 초록색 바탕의 그림 한 점은 단지 책 표지의 장식인 줄만 알았는데, 책에는 70점이나 되는 독서 관련 작품들이 실려있어요. 내용이 시간순으로 진해되다 보니 마찬가지로 그림도 시간순으로 볼 수 있습니다.(중세만 제외하고요, 기독교 역사와 관련하다 보니 제작 순서보다는 내용상 순서를 따랐다고 합니다)

각 시대마다 독서의 의미는 정말 달랐어요. 중세는 아무래도 종교가 지배하는 엄격한 사회적 분위기이다 보니 독서는 주로 성서와 관련된 내용일 테고, 라틴어는 수도원의 지식층, 성자들의 전유물이었을 겁니다. 독서라는 행위 자체도 그러했겠죠? 소수의 누군가의 축복이었을까요?

르네상스에 들어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종교개혁과 인쇄술은 더 많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독서를 전파하게 됩니다. 이 챕터에서 아주 재밌는 그림을 발견했는데요. 바로 알브레히트 뒤러의 <애서광>이라는 목판 그림과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바보치료> 라는 작품인데요.

<애서광>은 책벌레로 보이는 한 남자가 곁에 책은 많이 가지고 있지만, 책은 읽지 않고 딴짓을 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에요. 독서는 하지 않고, 책만 수집하는 르네상스시대의 세태를 풍자했다고 합니다.

<바보 치료>는 제목이 너무 재밌기도 한데 그림을 보면 어떤 한 남자가 환자의 머리에서 돌 혹은 튤립(바보의 상징)을 꺼내는 외과적 수술을 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곁에 있는 수녀는 머리에 책을 올린 채 그 수술을 턱을 괴고 나른하게 보고 있어요. 시술자는 기괴한 방법으로 치료를 하고, 성직자는 그저 방관, 수녀는 머리에 책을 올려둔 채 턱 괴고 있는 모습, 여기에 누구 하나 책을 읽었다고도 볼 수 없고, 그래서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독서를 권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누구 하나 책을 읽은 식자라면 이런 모습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겠죠? 참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작품도, 내용도 시간적 순서를 따르다 보니 읽을수록 시대적 흐름을 더욱 더 잘 파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중세부터 20세기까지 독서의 역사를 재미있고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썼습니다-

#독서는해방이다 #틈새의시간 #박홍규 #독서의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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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 - 이성 개념의 변천사
헤르베르트 슈네델바흐 지음, 나종석 옮김 / 북캠퍼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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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나 철학개론 정도의 책을 그렇게 가볍게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이해하며 훑어볼 수 있다고 쳐도, 철학에서 중요시되는 어느 한 개념을 가지고 논하고, 정리한 책을 읽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닌데, 난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철학사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다뤄왔던 이성개념이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펼쳐보게 된 것이 이성개념의 변천사를 다룬 [이성]이었다.

시대에 따라 그 의미가 조금씩 변하는 이성의 개념을 살펴보면서 어느 특정한 사상이 특정 시대의 산물인 것처럼 이 또한 시대적, 사회문화적 산물로 느껴졌다.

[이성], 이 책의 첫 부분에서는 고대 그리스에서 어떻게 사변 이성이 생성되게 되었는지를 탐구한다. 큰 제목인 '일상 이성 비판'에 대한 의미는 아직까지 파악하지 못하였는데, 이것이 일상'에서의' 혹은 일상'의' 이성 비판인 것인지, 일상'에 대한' 이성 비판인 것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고대 그리스에서 사변 이성이 탄생하게 된 배경으로는 철학적 관심, 사유의 대상이 자연에서 인간으로, 뮈토스에서 로고스로 옮겨가고, 또한 '이성에 의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존재외 비존재를 엄격하게 구분했던, 파르메니데스에게서 있어서 비감각적인 영역은 후에 사변 이성의 형성에 영향을 주게 된다.

잠깐, 여기서 정확하게 '사변 이성'은 무엇일까? 책 53페이지에서 사변 이성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인식에 있어서 일상 이성의 한계를 뒤로하고 순수한 사유를 통해 세계의 진정한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인 사변 이성은..."

사변 이성이라 함은 아무튼 이런 것이다.

철학적 관심이 인간세계로 향하고, 그리스 아테나이(오늘날의 아테네에 위치했던 폴리스라고 한다)에서는 민주주의 정치가 행해지고, 저마다의 이성으로 자기 의견을 개진하는 가운데.... 바로 위에서 그 정의를 소개한 사변 이성은 어느덧 수사학과 결합하여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고 권력을 갖기 위한 수단으로서 실용적 이성으로 대체되고 있었다.

내 의견, 너의 의견이 만연한 가운데 의견과 권력을 넘어서는, 보다 높은 질서의 최고 본성과 같은 관념은 존재하지 않았다. 프로타고라스는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며 이성을 통한 진리(파악)을 상대주의까지 밀고 나갔으며, 고르기아스는 훨씬 더 급진적으로 허무주의와 회의주의까지 나아간다.

위 두 인물을 포함한 소피스트들을 궤변가라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들의 소위 '실용적 이성'이라는 것은 자신들이 직면한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했으며, 그 결과로서 사상의 왜곡으로까지 나타나기도 했으니 말이다.

아포리아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막다른 골목을 의미한다고 한다. 사변이성은 여러 시대와 상황을 맞으면서 실천적, 기술적, 종교적, 인지적 영역에서 아포리아를 맞이하게 된다.

"이성의 역사는 언제나 그 내재적 비판의 역사였으며, 본질적으로 비판에 의해 추동되어 왔다(...)" p.121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썼습니다-

#이성Vernunft _이성 개념의 변천사 #헤르베르트슈네델바흐 #북캠퍼스 #나종석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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