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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 동굴 신화와 열 가지 에피소드 ㅣ 지양청소년 과학.인문 시리즈 3
에티엔 가르셍 지음, A. 단 그림, 이성엽 옮김, 허경 감수 / 지양사 / 2022년 4월
평점 :
지양사에서 지양 청소년 과학 인문 시리즈 3권으로서 [철학]이라는 만화책이 나왔다. 이 책은 '동굴 신화와 열 가지 에피소드'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철학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 관심을 끌기도 했지만, 책 앞표지에서 보이는 그림 스타일이 흥미롭게 보이기도 했다.
만화는 언제나 쉽고 재밌다. 어려울 것만 같은 철학의 여러 에피소드를 다른 관점으로 읽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는 데에 이 책의 장점이 있을듯싶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시공간을 아우르는 열 가지 이야기를 쉬운 글과 섬세한 그림으로 전하고 있다. 목차를 보면 플라톤, 테세우스, 엠페도클레스에서부터 사르트르, 들뢰즈까지 등장한다. 10개의 에피소드는 각각의 부제를 지닌다.
엠페도클레스의 신발이라는 제목 옆에 붙은 부제, '행복한 죽음의 가능성', 과연 뭘까?
만물의 근원을 4가지 원소(물, 불, 흙, 공기)의 사랑과 증오(혹은 미움, 다툼)라는 활동으로 본 엠페도클레스는 철학사에서는 흔히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로 분류되지만 원래는 철학자라기보다는 의사이자 자연학자, 시인이었다고 한다.
어느 날 누군가 그에게 묻는다.
"자네는 죽음이 두렵지 않은가?"
"죽음? 정지된 채로 끝난다는 의미에서 말인가? 자연에서 그게 가능할까? 자연과 생명이 끝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생명은 멈추지 않고, 자연도 멈추지 않는다네"
그날 밤 엠페도클레스는 에트나 화산으로 올라가 자신의 몸을 던졌다. 엠페도클레스의 죽음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이야기 후반부는 엠페도클레스의 죽음을 둘러싸고 횔더린, 대 플리니우스,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쇼펜하우어, 니체, 들뢰즈 등의 다양한 썰과 분석으로 이어진다.
에피소드의 제목, '엠페도클레스의 신발'은 플라톤의 영혼의 날개와 대비하여 본 들뢰즈의 비유였던 것 같다. 플라톤이 저 하늘에 있는 것을 사랑하고 갈구했다면, 엠페도클레스는 땅에 발을 붙이고, '사랑'을 발견하고, 자연을 사랑했던 철학자였음을 철학적 유물로서의 그 신발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엠페도클레스의 신발은 진짜 있었을까?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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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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