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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인생론 - 삶이 너의 꿈을 속일지라도
헤르만 헤세 지음, 송동윤 옮김 / 스타북스 / 2024년 6월
평점 :
헤르만 헤세의 [인생론]이라는 제목은 거창했다. 막상 책장을 넘겨보니, 아주 사적인 그의 일기를 들여다 보는 느낌이었다. 인생에 대한 어떤 이론을 외치는 것이 아니었다. 단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찾아오는 방황과 고뇌, 나와 주변에 대한 관찰, 그리고 여운을 남기는 그의 생각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는 작품들을 통해서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이리도 민감하고 감수성이 풍부하고 생각이 많은 사람이었는지는 몰랐다. 나는 헤르만 헤세의 [인생론]을 통해서 헤르만 헤세라는 사람에 대해 사적으로 더 가까워진 기분이었다.
그의 어릴 적 꿈은 시인이었다고 한다. 라틴어 수업도 열심히 듣고 라틴어로도, 그의 모국어인 독일어로도 시를 곧잘 즐겨 썼던 것 같다. 시인은 되는것이 아니라, 오직 존재할 뿐이라.
진로와 학교 문제와 같은 개인사, 행복한 개인도 절망으로 밀어 넣는 전쟁과 같은 세상사를 거치면서 헤세의 방황과 고독, 자기반성과 자기 위로는 그의 삶이 끝나는 날까지 이어진다.
"스물여섯 살 때 최초로 문학상이라는 것을 수상하면서 나는 그동안 호구지책으로써의 책과의 씨름을 그만두기로 하였다. 이제 나는 시인으로서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고, 그와 동시에 삶과의 지루하고 쓰디쓴 생존의 싸움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모든 고통의 기억들을 잠시 잊을 수가 있었다."(16페이지)
"무릇 지상의 모든 것은 이중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이 세상의 것'인 동시에 '이 세상의 것이 아닌'것이다. '이 세상'은 그러나 '우리의 외부에 있는'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외부에 있는 것은 모두 적이 되고, 위험이 되고, 불안이 되고, 죽음이 될 수 있다. 이'외적인 것'은 모두 우리의 지각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우리 영혼의 창조물이라는 경험으로 외적인 것을 내적인 것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세계를 자아로 변화시킴으로써 새벽이 동트게 된다.
나는 명백한 사실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총탄에 맞아 목숨을 잃는 병사 한사람 사람이 오류의 영원한 반복이듯이, 진리도 또한 무수한 형태로 영원히 되풀이되어야 할 것이다."(165~166페이지)
"(...) 친구들이여, 좋고 빛나는 업적은 행동이나 열성이나 근면이나 해머를 휘두르는 것에서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산 위에서 고독하게 성장한다. 정적과 위험이 존재하는 정상에서 성장한다. 그대들이 인내하는 것을 배워야 하는 고뇌 속에서 성장한다"(216페이지)
헤세가 살아온 인생의 기록과 함께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사소한 생각들을 들으니 인생의 선배가 따로 있을까 싶다. 헤세의 책은 지금의 우리에게 말한다. 우리의 인생에는 보석처럼 찬란한 청춘이 있고, 너의 꿈을 속이는 고통과 방황과 고뇌가 있을지라도 그 끝에는 결국 사랑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이다. 헤세는 우리에게 다름 아닌 삶에 대한, 그 모든 것에 대한 사랑을 전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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