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내편 - 일과 상사를 내편으로 만드는 직장인의 작은 습관
송창용 지음 / 새빛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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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함과 노련함, 직장에서 성공하는 뱃사공

[리뷰] 『일.상.내편(당신이 간과하고 있던 주변의 힘을 이용하는 공식)』(송창용, 새빛 2019.04.03.)

 

일과 상사는 내편으로 만들고 싶은 모든 직장인들을 위한 『일.상.내편(당신이 간과하고 있던 주변의 힘을 이용하는 공식)』 마지막에는 부록이 있다. 바로 100가지 노하우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하청업체'가 아니라 '협력업체'라는 표현이다. 정말 일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협력업체 직원을 진정한 동반자로 대해야 한다.

 

이메일에 대한 내용도 눈여겨볼 만하다. 수시로 점검하는 이메일은 사실 정말 시급한 내용이 많지 않다. 빨리 처리하지 않아도 되니 이메일로 보내는 것이다. 97번째 노하우를 보면, 이메일의 노예가 되지 말라고 한다. 이메일을 처리할 시간을 따로 두고 집중해서 처리(회신) 하라는 의미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 이메일 앱을 보는 나도 반성해야 하는 대목이다.

 

젊은 사람들이 어렵게 취직을 해도 금방 직장에서 퇴사하는 비율이 높다. 대개 2∼3년을 못 버틴다. 거꾸로 그 정도 일했으면 정말 잘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것보다는 얼마나 현명하게 일하는 게 중요한 시대다. 그래야 오래 갈 수 있다.

 


그만두기 보다는 현명하게 일하자

 

지방대를 나와 좋은 직장을 어렵게 들어간 저자는 직업에 대한, 일에 대한 노하우를 정말 죽도록 열심히 배웠다. 그는 말한다. "시련은 비록 아프지만 촉매제이다." 열심히 일하기는 너무 쉽다. 대리 이상에서는 성과를 만들어내야 직장에서 인정을 받는다. 일과 상사를 내편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을 '열심히'가 아니라 성과가 좌우한다.

 

학창 시절 정말 열심히 '깜지(혹은 빽빽이)'와 노트 필기를 잘 하는 친구가 있었다. 지방대 법학과를 가긴 했지만, 나중에 잘 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근면함과 더불어 그에 걸맞은 성과가 이어지길 정말 지금도 간절히 기원한다. 저자는 스펙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중요하다고 간주한다. 숫자에서 경험으로 이어질 뿐 스펙은 스펙이다.

 

회사에서도 정말 보잘 것 없는 인력은 자신이 잉여인력인 줄 모른다. 잔인한 이야기이다. 회사에서는 직원들을 첫째 소통 능력, 둘째 전문성, 셋째 회복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얼마만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며, 특정 분야에 아는 것이 많은지 물어보고, 훌훌 털고 잘 일어날 수 있는지 보는 것이다.

 

『노인과 바다』라는 작품을 보면, 주인공이 어떻게든 상어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 그 가운데 바다는 노인을 가만두지 않는다. 『일.상.내편』을 보면, "잔잔한 바다는 노련한 뱃사공을 만들지 않는다."고 적었다. 바꿀 수 있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뿐이다.

 

직장 생활이 힘든 이들은 일을 사랑하고 상사를 포용하기 위해 이 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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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할까 퇴사할까 - 오늘도 퇴사를 고민하는 당신에게
민선정 외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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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은 없지만 진정 꿈을 찾은 사람들 이야기

[리뷰] 『퇴근할까 퇴사할까』(민선정 외 3명, 더블유미디어, 2019. 04.10)

 

결과가 어떠하건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퇴근할까 퇴사할까』의 저자들은 하나같이 현실과 꿈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 이 책은 무엇보다 가볍게 읽힌다. 꿈이란 미래에서 반짝이고 있는 자신을 마주보게 하며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확신시키는 동력과도 같다. 현실이 힘들어도 꿈을 하나의 이상향처럼 가슴이 품고서 살아간다면 현실도 꿈처럼 반짝인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이다.

 

2018년 1월 추위가 한창이던 무렵 ‘퇴근할까 퇴사할까’를 고민하던 직장인 4명이 한 교실을 찾았다. 그곳은 꿈을 찾는 어른들을 도와준다는 직장인 대상 글쓰기 강좌가 열리는 곳이었다. ‘퇴근할까 퇴사할까’에 대한 4명의 답은 모두 달랐다. 그럼에도 그들의 이야기는 수많은 직장인들의 심정을 대표하고 있었다.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다양한 이유로 퇴사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음을 들려주기 위함일 것이다.

 


회사 일인가 육아인가

 

육아 문제로 퇴사를 고민하는 민선정 씨. 그녀는 엄마라는 이름의 직장인들을 대변하고 있었다. 남편이 육아를 함께하는 덕분에 야근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다. 남편은 그런 저자에게 ‘너는 행복하니?’라고 묻곤 했다. 그 순간 저자는 엄마, 아내로의 내가 아닌 오롯한 자신의 행복을 고민하게 됐다. 그리고 깨달은 건 자신이 행복해야 우리가 행복할 수 있음이다.

 

저자는 아이가 “엄마랑 더 높고 싶어, 엄마 회사 그만둬.”라고 보챌 때마다 퇴사를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일도 즐거웠다. 기획한 방송이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됐다는 사람, 새로운 기획이 참신했다는 사람 등의 말들이 자신의 마음을 회사로 돌리고는 했다. 아이랑 함께하며 쌓이는 행복이 핑크빛이라면 오롯이 자신의 이름으로 만드는 성과는 푸른빛의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이러한 저자의 생각은 많은 작장맘들이 하는 고민일 것이다.

 

또 다른 저자 강열 씨 역시 아이를 키운다. 하지만 위의 저자와 달리 ‘남편’, ‘아빠’로서의 돈을 벌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이러한 차이를 염두에 두고 책을 읽는 것은 흥미로웠다. 한때 저자는 농장 생활을 같이했던 친구에게 호주에서 돈을 잔뜩 벌고 세계 일주 항공권이라는 걸 사 세계여행을 떠난 한 여자의 이야기를 들은 후 가슴이 뛴 적이 있었다. 진심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목표를 위해 농장에서 팽팽하게 일을 하고는 단 5개월 만에 1,600만 원을 찍었다. 그간 아무리 여러 농장을 전전해도 모이지 않던 돈이 간절히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세운 뒤로 쌓이기 시작한 것이다.

 

저자는 NGO 국제 구호 전문가라는 꿈이 있었지만 세계여행 중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결국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 졸업반으로 복학한다. 곧바로 취업준비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취업 관문을 향해 달렸다. 그러나 입사 후 정확히 1년 되는 날 제 발로 회사를 걸어 나왔다. 진정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막상 회사를 나왔지만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가 없었고 단조로운 생활이 이어졌다. 다시금 초심을 멀리 던져두고선 자신의 전공을 우대한다는 회사들의 꽁무니를 쫓아다니게 되었다.

 

상황에 맞는 적당한 일을 하던 중 한참을 잊고 살았던 ‘꿈’이라는 단어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스스로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인지, 어떤 성향인지. 육아휴직 선언을 한 저자는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글을 쓰며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아이가 아빠와 함께 지내기 시작하면서 정서가 안정되었고, 말도 급격히 늘었다. 휴직 기간 동안 건강과 자신감을 되찾은 만큼 꿈의 색깔도 점차 밝아졌고 숨 막히고 답답한 꿈의 분위기가 나아져 갔다.

 

퇴사 후 고민보다 더 큰 만족

 

오랜 기간 기자 생활을 한 김재윤 씨는 사람들의 소박하지만 위대한 인생 여정을 좇는 작가가 되고 싶어 했다. 또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기사를 쓰는 기자도 되고 싶어 한다. 김재윤 씨 글들의 제목들은 매우 흥미로웠다. ‘나 간다.’, ‘나간다.’ 등 눈에 띄는 재치 있는 문구들이 많았다. 저자는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중요한 건 퇴사 여부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퇴사 그 후에 대한 고민이었다. 다시 말해 퇴사를 해도 후회하진 않을 것인가이다.

 

하지만 퇴사를 하고 난 뒤에야, 준비해야 할 것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들이 보이기 마련이다. 그러한 후회는 현재를 사는 동력이기도 하다. 현재 저자는 작가인 동시에 1인 기업가로 살고 있다. 기자 시절엔 취재를 위해 사람들과 마주 보고 앉았다면, 이제는 나란히 서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사이가 되었다.

 

“작가로 여러 준비를 하고 실전을 경험하면서 글은 펜으로만 쓰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진짜 좋은 글은 머리와 손이 아닌 발로 돌아다니며 쓰는 것임을 새삼 느끼고 있다. 그렇게 이곳저곳 발로 누비며 많은 사람을 만날 예정이다.”


글에는 퇴사 후의 불안감 역시 묘사되어 있었다. 가장 힘든 일이라면 매월 꼬박꼬박 들어오는 급여가 없다는 점이다. 또한 ‘기자님 잘 지내시죠?’라며 형식적으로 안부를 묻던 사람도 사라지고, 전화를 받지 않거나 문자에 답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그럼에도 저자는 꾸준히 달려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고 노력 중이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삶은 속도가 아닌 방향의 문제”라고 했다. 이는 반승아 저자의 고민이 그대로 녹아든 문구와도 같다. 저자는 회사 일과 공부를 병행하려는 직장인들의 고민을 다뤘다. 사람들이 회사와 자신을 분리할 수 없게 되었거나, 회사를 빼고는 자신을 설명할 수 없게 되는 실체를 두려워했다. 회사는 자기계발이나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보다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적화된 사람이 중요한 것이다.

 

책 『퇴근할까 퇴사할까』는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고민을 사람들과 공유하고픈 사람들이다. 내용은 쉬워서 잘 읽히지만 조금 더 디테일한 묘사와 서술, 그리고 퇴사 이후의 삶은 어떠한지 등을 구체적으로 담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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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랑 도서관 - 품격 있는 공간의 가치를 창조하는
장덕성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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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마비 상태에서 가맹점 보유한 대표가 되기까지

[리뷰] 『커피랑 도서관』(장덕성, 매일경제신문사, 2019.04.05)

 

현재 가맹점 수가 80여 개에 달하는 '커피랑도서관' 대표 장덕성 씨. 그는 '때문에'가 아니라 '덕분에'라는 신조를 갖고 온갖 역경을 극복해왔다. 화려한 스펙과 경력을 갖고 있지 않고서도 그는 사업을 일궈냈다. 단지 한가히 카페를 운영하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던 건 아니다.

 

그 역시 넉넉한 살림의 유년시절을 보낸 건 아니다. 다만, 가난은 죄가 아니지만 그 가난을 물리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살았다. 일본의 고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의 말처럼, '덕분에'라는 감사함을 지닌 것이다. 가난했기 때문에 열심히 일했고, 몸이 허약했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운동했다. 또한 제대로 배우지 못한 덕분에 열심히 공부했다. 결핍은 성장을 돋구는 토대가 된다.

 

장덕성 씨는 젊은 시절 건물관리업과 발레파킹 사업을 하면 정말 잘 나갔다. 그것도 강남 일대에서 말이다. 그런데 술과 유흥에 탕진하며 살던 중 직원들로부터 배신을 당하게 된다. 하루아침에 사업에서 밀려나고,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그는 책에서 썼듯이 "자신을 진심으로 믿는 믿음이 필요하다. 자신을 진정 사랑하지 않으면서 단지 긍정적인 말만 하는 것은 진정한 용기가 아닐 것이다."라는 신념이 있었다.

 



'때문에'가 아니라 '덕분에'로 승부하라

 

성공이란 과연 무엇일까? 물질적 성공도, 정신적 승리도 모두 다음의 좌우명에 달려 있다. "성공이란 넘어지지 않는 게 아니라, 넘어진 횟수보다 일어난 횟수가 많은 것이다." 7전8기라는 말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55억 원짜리 건물을 매입하고,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을 치루는 일도 정말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그는 기도를 했고, 약속을 지켜냈다.

 

장덕성 씨는 나중에 후회한 적이 있다. 행복할 때 행복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그 행복을 당연하게 간주한 사실에 대해서 말이다. 그 행복을 가꾸기 위해서 더욱 노력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도 말이다.

 

미국의 칼럼니스트 스티브 구디어는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질 때만 풍족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전했다. 그 안에서 삶의 태도는 정말 중요하다. 다른 사람을 도와줄 때도 그 도움을 주는 것으로 끝내야지, 너무 믿고 의지하면 결국 이용당하는 꼴이 된다. 장덕성 씨는 그것을 정말 많은 배신과 추악함 속에서 배웠다.


뭐니 뭐니 해도 '실행'이 중요하다. 군대에서 오물통에 빠져 전신이 마비된 가운데서 그는 어떻게든 살아내려고 발버둥 쳤다. 장덕성 씨는 자신의 능력과 두되보단 실행력을 믿는다. 사업을 하거나 꿈을 꾸는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가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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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 생명의 지배자 - 누가 당신을 지배하여 왔는가?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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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고착이 부른 히스테리, 무의식으로 치료

[리뷰] 『무의식 생명의 지배자』(윤 정, 북보자기, 2019. 04..04.)

 

누가 나를 지배하여 왔을까. 모든 삶에서의 선택은 나의 의지이고 의식인 줄로만 알았다. 간혹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을 보이는 사람들을 만날 경우 ‘왜 저들은 이성적으로 생각을 하지 못 할까.’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 그러나 『무의식 생명의 지배자』를 보자니 사람들의 모든 선택은 의식이 아닌 무의식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책은 세 명의 정신분석학자들의 주장을 담았다. 이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존재의 의미를 고민하면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문명사회 속에서 자아가 주체를 갖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의식의 현상과 잘 소통해야 한다. 무의식에 관해서는 19세기에 쇼펜하우어, 니체 같은 실존주의 철학자들이 내면의 역동성을 주목하면서 이성이 미치지 못하는 마음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본격 연구가 되었다.

 


프로이트, 충동의 무의식

 

히스테리를 연구하던 프로이트는 무의식의 존재에 관심을 가졌다. 히스테리 치료에서는 기억 자체가 아닌 고착되어 있는 불편한 감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런데 놀랍게도 무의식으로 기억을 호출하고, 그 기억을 자아가 수용하게 할 경우 히스테리 증상은 사라지곤 한다. 우리 모두에게 자발적으로 수용하지 못한 무의식이 있는 것이다.

 

인간이 겪고 있는 신경증의 1차원인은 문명이다. 문명 속에서 살기 위해서는 본능을 사회화해야 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는 억압이 따르며 결과적으로 고통과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문명을 거부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아니다. 프로이트는 존재적 가치를 문명 속에서 추구하며 동시에 삶을 도약시키기를 바랐다.

 

프로이트 주장에 따르면, 무의식은 아이가 맨 처음 접하는 집단인 가족 구성원 속에서 발생한다. 자신의 위치를 잡는 과정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정서적 근원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격은 무의식에 담은 성충동의 조직화를 얼마만큼 완화시켜 표출하는가에 따라 달리 형성된다. 자아는 무의식의 충동성과 초자아를 완화시키는 과정 속에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한다. 이와 관련해 책은 인격의 형성도에 따른 여러 문제적 성적 정체성도 설명했다.

 

라깡, 상징의 무의식

 

라깡은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상상적 의미의 존재를 거부했다. 라깡에 따르면 “나는 생각하지 않는 곳에서 존재하고,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생각한다.”이다. 라깡은 문명사회 자체에 의구심을 가졌다. 문명사회에서 사용하는 문자가 오히려 그 생생한 현존을 제거하고 말 자체의 진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의식은 문자를 가지고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라 볼 수 있는데, 문자만으로 자신의 삶을 대신 보충하며 살아간다고 달리 말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문명사회의 언어야말로 무의식을 발생시키는 원인인 것이다. 문자로 표현하는 것에 절대적인 의미를 담을 수는 없다. 이 과정에서 문명인들은 소외와 부재하는 결여를 느낄 수밖에 없다.

 

라깡의 주장은 책에 나온 3명의 심리철학자 가운데 가장 설득력이 있었다. 문명 속의 무의식은 언어의 구조화 속에서 소외와 결여를 느끼며 말하는 주체에게 발생한다. 그렇다면 과연 문명에서 살지 않은 이들은 어떻게 무의식을 표출할 수 있을까. 아마도 예술이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이성이 난무한 사회에서 예술은 시기에 따라 다르게 작용하면 비문명 사회처럼 문명인들의 결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해온 것이다.

 

세상을 이성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삶’으로 바라보는 것이 더 근원적이고 본질적이다. 이러한 주장은 매우 공감이 되었다. 인간 상실에 대한 주장이 아마 라깡에서 시작된 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인간을 통제하고 지배하는 사유체계 속에서 인간의 무의식은 지속적인 억압을 당하고, 이로 더 강력한 충동성을 가지게 되며 상실의 위기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존재와 소외와 결여에서 욕망은 파생된다. 욕망은 계속 누적되어 문명을 지배하는데 이러한 자신의 욕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ADHD, 불면증, 중독증, 강박증 등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윤정, 현상의 무의식

 

윤정의 무의식은 생물학적인 부분이 바탕이 되었다. 물리학, 화학, 분자생물학, 세포학, 미생물학 등과 결부시켜 생명적이고 현상적인 관점에서 성찰했다. 윤정 역시 상징계의 모든 언어의 의미가 사물에 도달할 수 없다는 한계를 절감하고는 있었다. 이와 함께 보이지 않는 것이 드러나는 다양한 생명체의 현상 속에서 무의식을 바라보았다.

 

현상의 무의식에서는 생명체가 막(membrain)을 갖게 되는 사건을 최초의 자아적인 질서로 이해한다. 막을 가짐으로써 다양한 자극의 감각은 자기 유지를 위한 생리적 현상과 결합한다. 사라지는 모든 것들은 흔적을 남긴다. 오늘날 만들어지는 새로운 것들은 그런 흔적들의 결과다. 이러한 흔적은 보이지 않지만 생명의 근원자리인 무의식에서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게 하는 현상의 주체가 된다.

 

윤정의 주장 역시 처음에는 나름 설득이 갔다. 그런데 책 후반부로 갈수록 물질적인 생명현상을 추상적인 주장으로 바꾼 부분이 있어 혼란이 들었다. 가령 ‘흔히들 마음이 질병을 만들고, 마음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을 한다.’는 등 심리와 관련한 내용으로 주장이 전개된 점들이 그렇다. 결국 무의식이란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고 형이상학으로 빠져버릴 수밖에 없는 현상인 건가 생각이 들었다.

  

책은 3명의 정신분석가들 주장에 이어 관련된 여러 사례들이 나온다. 이론들을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게 한다. 책에 따르면 오늘날 사회나 개인 문제 다수가 무의식과 관련되었기에 제대로 바로잡을 수도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인간은 불완전하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불완전하기에 우리는 영원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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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병장은 어떻게 군대에서 2000만 원을 벌었을까? - 입대 전 무조건 읽어야 할 군대사용설명서
손유섭 지음 / 라온북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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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벨 8시간이 주어진다면…군대사용설명서

[리뷰] 『손 병장은 어떻게 군대에서 2000만원을 벌었을까? (입대 전 무조건 읽어야 할 군대사용설명서)』(손유섭, 라온북, 2019.03.18.)

 

남자들에게 군대 생활이라 하면 정말 끔찍한 기억으로밖에 얘기할 게 없다. 가끔 축구나 친한 선임 혹은 후임을 만난 안주거리가 나오긴 하지만, 군대는 군대다. 상상하기조차 싫은 군대를 자기극복의 장으로 만든 이가 있다. 바로 손유섭 씨다. 그는 군대에서 자격증부터 조기진급, 돈까지 정말 많은 것을 이뤄냈다.

 

원래 저자 손유섭 씨는 군대를 가기 싫어 신체검사를 2번이나 받은 평발의 사나이다. 하지만 그는 생각을 고쳐먹기로 한다. 어차피 가야 하는 군대, 제대로 해보자는 것이었다. 훈련병 시절, 그는 훈련병 대표를 맡는다. 정말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순간까지 닿았지만, 어떻게든 그는 이겨냈다. 그리고 칭찬과 추천을 받아 육군부사관학교 조교까지 한다. 대단한 군인이다.

 

손유섭 씨는 작은 것에도 신경을 썼다. 사교성을 키우기 위해 운동부 출신 동기가 잘 하는 걸 보고 센스를 익혔을 정도다. 그는 “나는 잘 하는 것이 없으니 나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사소한 것이나 누가 시키는 일이 있으면 제대로 해보자.”라면서 “이왕 해야 한다면 ‘최고’가 되거나 ‘최초’가 되자.”고 적었다. 대한민국 젊은이라면 한 번은 겪어야 하는 군대에서 당당히 맞선 것이다.

 



기왕 하는 거 정말 잘 해보자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링컨을 인용한 부분이었다. 링컨의 좌우명 중에 나무 베기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만약 당신에게 나무를 벨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링컨은 자신에게 “내게 나무를 벨 여덟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 여섯 시간 동안은 도끼의 날을 갈겠다.”고 밝혔다. 나무를 더욱 잘 베기 위해선 도끼의 날이 날카로워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무턱대고 나무를 베고자 한다. 하지만 도끼가 날카로운 사람은 더욱 잘 나무를 벨 수 있다. 큰 나무를 베고 싶으면 싶을수록 도끼의 날은 더욱 날카로워야 하며, 도끼의 날이 날카로우려면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손유섭 저자는 “나는 실수로 군대에서 터닝 포인트를 만났다.”며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당신의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저자는 군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겪은 일들을 온몸으로 이겨내며 자신이 인정하는 성공을 했다. 작은 것 하나에도 진심을 다했던 것이다. 그의 좌우명은 어렵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건 두 가지였다. 첫째, “누군가는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둘째, “내가 존중받고 싶은 만큼 상대를 존중해주어야 한다.” 성경의 교리와도 부합하는 내용이다.

 

군대를 가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참고할 만한 내용들이 많은 책이다.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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