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할까 퇴사할까 - 오늘도 퇴사를 고민하는 당신에게
민선정 외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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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은 없지만 진정 꿈을 찾은 사람들 이야기

[리뷰] 『퇴근할까 퇴사할까』(민선정 외 3명, 더블유미디어, 2019. 04.10)

 

결과가 어떠하건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퇴근할까 퇴사할까』의 저자들은 하나같이 현실과 꿈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 이 책은 무엇보다 가볍게 읽힌다. 꿈이란 미래에서 반짝이고 있는 자신을 마주보게 하며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확신시키는 동력과도 같다. 현실이 힘들어도 꿈을 하나의 이상향처럼 가슴이 품고서 살아간다면 현실도 꿈처럼 반짝인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이다.

 

2018년 1월 추위가 한창이던 무렵 ‘퇴근할까 퇴사할까’를 고민하던 직장인 4명이 한 교실을 찾았다. 그곳은 꿈을 찾는 어른들을 도와준다는 직장인 대상 글쓰기 강좌가 열리는 곳이었다. ‘퇴근할까 퇴사할까’에 대한 4명의 답은 모두 달랐다. 그럼에도 그들의 이야기는 수많은 직장인들의 심정을 대표하고 있었다.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다양한 이유로 퇴사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음을 들려주기 위함일 것이다.

 


회사 일인가 육아인가

 

육아 문제로 퇴사를 고민하는 민선정 씨. 그녀는 엄마라는 이름의 직장인들을 대변하고 있었다. 남편이 육아를 함께하는 덕분에 야근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다. 남편은 그런 저자에게 ‘너는 행복하니?’라고 묻곤 했다. 그 순간 저자는 엄마, 아내로의 내가 아닌 오롯한 자신의 행복을 고민하게 됐다. 그리고 깨달은 건 자신이 행복해야 우리가 행복할 수 있음이다.

 

저자는 아이가 “엄마랑 더 높고 싶어, 엄마 회사 그만둬.”라고 보챌 때마다 퇴사를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일도 즐거웠다. 기획한 방송이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됐다는 사람, 새로운 기획이 참신했다는 사람 등의 말들이 자신의 마음을 회사로 돌리고는 했다. 아이랑 함께하며 쌓이는 행복이 핑크빛이라면 오롯이 자신의 이름으로 만드는 성과는 푸른빛의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이러한 저자의 생각은 많은 작장맘들이 하는 고민일 것이다.

 

또 다른 저자 강열 씨 역시 아이를 키운다. 하지만 위의 저자와 달리 ‘남편’, ‘아빠’로서의 돈을 벌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이러한 차이를 염두에 두고 책을 읽는 것은 흥미로웠다. 한때 저자는 농장 생활을 같이했던 친구에게 호주에서 돈을 잔뜩 벌고 세계 일주 항공권이라는 걸 사 세계여행을 떠난 한 여자의 이야기를 들은 후 가슴이 뛴 적이 있었다. 진심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목표를 위해 농장에서 팽팽하게 일을 하고는 단 5개월 만에 1,600만 원을 찍었다. 그간 아무리 여러 농장을 전전해도 모이지 않던 돈이 간절히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세운 뒤로 쌓이기 시작한 것이다.

 

저자는 NGO 국제 구호 전문가라는 꿈이 있었지만 세계여행 중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결국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 졸업반으로 복학한다. 곧바로 취업준비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취업 관문을 향해 달렸다. 그러나 입사 후 정확히 1년 되는 날 제 발로 회사를 걸어 나왔다. 진정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막상 회사를 나왔지만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가 없었고 단조로운 생활이 이어졌다. 다시금 초심을 멀리 던져두고선 자신의 전공을 우대한다는 회사들의 꽁무니를 쫓아다니게 되었다.

 

상황에 맞는 적당한 일을 하던 중 한참을 잊고 살았던 ‘꿈’이라는 단어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스스로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인지, 어떤 성향인지. 육아휴직 선언을 한 저자는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글을 쓰며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아이가 아빠와 함께 지내기 시작하면서 정서가 안정되었고, 말도 급격히 늘었다. 휴직 기간 동안 건강과 자신감을 되찾은 만큼 꿈의 색깔도 점차 밝아졌고 숨 막히고 답답한 꿈의 분위기가 나아져 갔다.

 

퇴사 후 고민보다 더 큰 만족

 

오랜 기간 기자 생활을 한 김재윤 씨는 사람들의 소박하지만 위대한 인생 여정을 좇는 작가가 되고 싶어 했다. 또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기사를 쓰는 기자도 되고 싶어 한다. 김재윤 씨 글들의 제목들은 매우 흥미로웠다. ‘나 간다.’, ‘나간다.’ 등 눈에 띄는 재치 있는 문구들이 많았다. 저자는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중요한 건 퇴사 여부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퇴사 그 후에 대한 고민이었다. 다시 말해 퇴사를 해도 후회하진 않을 것인가이다.

 

하지만 퇴사를 하고 난 뒤에야, 준비해야 할 것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들이 보이기 마련이다. 그러한 후회는 현재를 사는 동력이기도 하다. 현재 저자는 작가인 동시에 1인 기업가로 살고 있다. 기자 시절엔 취재를 위해 사람들과 마주 보고 앉았다면, 이제는 나란히 서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사이가 되었다.

 

“작가로 여러 준비를 하고 실전을 경험하면서 글은 펜으로만 쓰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진짜 좋은 글은 머리와 손이 아닌 발로 돌아다니며 쓰는 것임을 새삼 느끼고 있다. 그렇게 이곳저곳 발로 누비며 많은 사람을 만날 예정이다.”


글에는 퇴사 후의 불안감 역시 묘사되어 있었다. 가장 힘든 일이라면 매월 꼬박꼬박 들어오는 급여가 없다는 점이다. 또한 ‘기자님 잘 지내시죠?’라며 형식적으로 안부를 묻던 사람도 사라지고, 전화를 받지 않거나 문자에 답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그럼에도 저자는 꾸준히 달려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고 노력 중이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삶은 속도가 아닌 방향의 문제”라고 했다. 이는 반승아 저자의 고민이 그대로 녹아든 문구와도 같다. 저자는 회사 일과 공부를 병행하려는 직장인들의 고민을 다뤘다. 사람들이 회사와 자신을 분리할 수 없게 되었거나, 회사를 빼고는 자신을 설명할 수 없게 되는 실체를 두려워했다. 회사는 자기계발이나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보다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적화된 사람이 중요한 것이다.

 

책 『퇴근할까 퇴사할까』는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고민을 사람들과 공유하고픈 사람들이다. 내용은 쉬워서 잘 읽히지만 조금 더 디테일한 묘사와 서술, 그리고 퇴사 이후의 삶은 어떠한지 등을 구체적으로 담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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