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지 않은 코딩교육 - 초등교사를 위한 코딩교육 길라잡이
하이디 윌리엄즈 지음, 곽소아 외 옮김 / 미디어숲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AB 사이에 있는 ‘Beta’바로 코딩교육

[서평] 두렵지 않은 코딩교육 (초등교사를 위한 코딩교육 길라잡이)(하이디 윌리엄즈 저 곽소아, 장윤재 역, 미디어숲, 2019.11.10.)

 

이 책의 서문엔 그 유명한 리더십 전문가 사이먼 시넥의 골든 서클이 등장한다. 어떤 조직이든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 진정성이 있어야 교육도 차별화 할 수 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코딩교육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코딩은 학생들이 학습 콘텐츠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을 넘어 직접 학습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15)

 

두렵지 않은 코딩교육에는 코딩 도구의 종류와 특징이 제시된다. 비봇(https://www.bee-bot.us/) : 꿀벌 모양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인터페이스로 제어에 대한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코드닷오알지(https://code.org/) : 여성 및 소수민족이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 온라인 플랫폼으로서 비영리단체이다. 스크래치(https://scratch.mit.edu/) : MIT에서 만든 비주얼 프로그래밍 언어로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데 활용된다. 아리스(https://arisgames.org/) : 사용자 친화적인 오픈소스 플랫폼으로 GPSQR코드를 이용하면 다른 공간에 있는 사물들과도 실감나게 상호작용 가능하다. 필자가 알고 있는 건 코드닷오알지와 스크래치 정도였다. 다른 사이트들도 접속해봐야겠다. 책에선 2, 3, 4, 5부는 각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책에선 코딩의 중요성을 다섯 가지로 요약했다. 1. 인내심. 2. 추론(컴퓨팅 사고). 3. 창의력과 표현력. 4.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방식. 5. 수학을 실제로 학습하도록 도와줌. 코딩이 중요한 이유는 AB 사이의 공간인 베타(beta)’에서 학습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계속 변하는 기술의 속성을 알아야 한다.

 

 

코딩 교육과 맞물려 있는 수학적 사고

 

두렵지 않은 코딩교육에는 정말 많은 소스들이 제공되고 있다. 특히 구글이 제공하는 무료 교육과정 교육자를 위한 컴퓨팅 사고는 눈에 띈다. 교사들이 꼭 참고해야 할 듯싶다. 구글에서 실제로 검색을 해보니 많은 사이트가 나온다. 검색은 영어 ‘computational thinking for educators’로 해야 한다.

 

411장부터는 스크래치를 설명한다. 스크래치는 디제잉할 때 나는 긁히는 소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비주얼 프로그래밍 언어에는 스크래치뿐만 아니라 스냅, 팅커, 블로키, 스텐실, 홉스카취, 스크래치 주니어, 코다블, 코두 등 다양하다. 스냅은 스크래치보다 좀 더 확장된 기능을 제공한다. 스냅 URL을 보니, ‘버클리가 들어가 있다. 아마도 버클리대학교에서 만든 모양이다. 201962일 기준으로 전 세계에 4천만 명 이상이 스크래치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4,200만 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공유되고 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프로그래밍이다. 필자도 스크래치를 종종 해보았는데, 정말 이해하기 쉽다.

 

스크래치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프로그래밍 언어입니다.”(150)

 

두렵지 않은 코딩교육에는 부록으로 국제교육기술협회(ISTE)의 학생 표준과 코딩과 수학적 실천’, ‘영어-수학 공통핵심기준’, ‘차세대 과학표준이 실려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 초등교사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 교사 더 나아가 성인들까지 참고한 말한 자료들로 가득하다. 부디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코딩교육이 이뤄지길 바라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읽지 않은 메시지가 있습니다 탐 청소년 문학 23
카트 드 코크 지음, 최진영 옮김 / 탐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대 소녀의 유출된 사진 방황하는 청소년들

[서평] 읽지 않은 메시지가 있습니다(카트 드 코크 저, 최진영 역, , 2019. 09.16.)

 

주인공 린다가 친구들과 음악 클럽에서 돌아온 뒤 우연히 SNS 채팅에서 의문의 메시지를 받는다. 그렇게 사건을 시작된다. 책의 이야기는 뒷부분이 궁금할 정도로 흡입력을 지녔다. 읽지 않은 메시지가 있습니다에는 린다, 줄리, 시몬, 브람이라는 인물이 나온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벨기에에 사는 10대 소녀 린다는 짝사랑하는 시몬을 잊기 위해 SNS 상에서 만난 브람과 대화를 시작한다. 그러다가 자신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는 브람을 사랑하게 된다. 브람은 린다에게 노출 사진을 요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신사인 척을 한다. 린다는 그런 브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게 하려고 사진을 보내고, 이 과정에서 친구 줄리와 사이가 틀어진다.


그런데 알고 보니 브람은 20대 남성으로 익명의 공간에서 린다를 속여 왔다. 남자는 린다에게 돈을 요구했고, 만약 그러지 않을 경우 노출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엄포한다. 린다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엄마와 이혼 후 오랜 기간 보지 않았던 아빠에게 연락을 한다. 아빠는 린다에게 돈을 주는 대신 경찰을 부르지만, 결국 노출 사진이 유포되고 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몬이 린다에게 치근대는 남자아이들을 막아서고 린다와 시몬은 사귀는 사이가 된다.


 

실제로 책의 구성은 위에 적은 줄거리보다 복잡하다. 린다의 아빠가 이혼을 하게 된 계기, 이혼 후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린 이야기, 친구 줄리에게 다가온 의문의 남성의 정체, 줄리에게 닥친 위기까지. 책은 어른인 부모의 성장도 함께 그렸다고 하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넣는 통에 가벼운 소설이 되고 말았다. 친구 간의 미묘한 갈등을 좀 더 묘사했거나, 온라인 채팅의 위험성을 다른 이야기로 풀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너무도 뻔한 전개였다.

 

게다가 린다의 엄마가 다시 아빠와 마주앉아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고, 사진이 유포된 가운데 나름 태연하게 학교생활을 하게 된 장면도 보기에 어색했다. 굳이 아빠에게 돈을 빌리지 않아도 버틸 수 있을 만큼 사진 유출 사건이 린다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듯 보였다.

 

여느 10대와 같이 주인공도 소셜미디어에 빠진 상태였다. 많은 청소년들이 이러한 경로를 통해 새로운 이와 친구가 되곤 한다. 그리고 사랑에 빠지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과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사이버 세상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청소년들이 린다와 같은 상황에 맞닥뜨릴지도 모른다. 책은 청소년을 위한 도서이지만 인물들의 상황을 좀 더 세밀히 묘사할 필요가 있고, 또한 배경도 구체적이지 않은 점이 있다. 재미로 읽기 좋은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본 경제침략 실패시나리오 - 한일 무역전쟁 종합리포트
윤주영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은 왜 수출 규제에 나섰나GVC 강조 돼야

[서평] 일본 경제침략 실패시나리오 (제대로 분석하고, 똑바로 따져봐야 할)(윤주영, 책들의정원, 2019.10.15.)

 

오랫동안 대학에서 관세와 무역에 관해서 강의를 해왔던 저자 윤주영 씨. 대외무역법과 국제통상법 등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윤주영 저자는 한일 무역전쟁에 대해서 질문을 던진다. 왜 일본은 무역을 빌미로 경제전쟁을 선포한 것일까? 한국은 예전의 한국이 아니다. 1983년 처음 반도체 산업에 뛰었던 한국은 이제 세계 2위의 반도체 산업 강국이 되었다.

 

중국은 일본을 앞섰으며, 한반도는 평화의 기류가 흐르고 있다. 강한 일본을 만들려는 아베 총리로서는 개헌에도 실패하며 당황하고 있다. 일본경제는 재정적자 국가부채 내수침체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선언으로 인해 한국은 ‘NO JAPAN’으로 맞서고 있다. 어제도 한 대형 쇼핑몰에 갔으나 일본 의류 매점은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일본 경제침략 실패시나리오를 읽기 전에는 몰랐는데, 우리나라가 후쿠시마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한 일이 있었다. 일본은 WTO에 제소해 국제법으로 상소기구까지 가서 한국이 가까스로 이겼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아베 정권은 일본의 역대 최장기 총리이다.

 


 

재정적자 일본, 수출 규제 강화 나서

 

재팬 패싱(일본 따돌리기란 말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신문을 더욱 많이 읽어야겠다.) 일본의 명분은 1965한일청구권협정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과 근래 일본군성노예피해할머니들에 대한 배상문제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문제 삼았다. 일본 경제침략 실패시나리오를 읽다보니, 경제에 문외한인 필자로선 배우는 게 많다. 일본의 빌미 중에 하나가 캐치올 제도. 한국이 북한에 대한 애칭가스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일본이 제기했다.

 

일본은 자국의 무역 관리를 위한 수출 강화 조치라고 하면서 3개 주요부품 소재 품목의 수출을 규제하기 시작했다.”(23)

 

캐치올(catch all)은 수출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개념으로 수출 금지 품목에 속하지 않지만 전략무기 개발에 이용 가능한 물품이라고 판단될 경우 해당 품목의 수출을 통제하기 위한 제도다.”(276)

 

일본 경제침략 실패시나리오는 독특하게 스티커가 들어 있다. 바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알리는 스티커다. 어디다 어떻게 붙여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안중근 의사의 손바닥이 그려진 ‘NO’는 많은 것을 상징한다. 책에는 GVC(global value chain)이 나온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일본은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서 위상을 지켜야 한다. 전범 국가로서 잘못을 했다면 응당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을 해야 한다.

 

아무리 일본 경제가 침체기에 있다고 해도 그 극복 방법을 다른 나라에 전가하면 안 된다. 책에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GATT 등 국제법 조항 등이 언급되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은 물리적으로 가까울 뿐만 아니라 월드컵을 함께 개최한 나라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사죄할 것은 사죄하고,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99세 하루 한마디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무노 다케지 지음, 김진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쓰기의 무거운 의미 깨닫는 장인세상 구한다!

[서평] 99세 하루 한마디 (99세를 눈앞에 둔 저널리스트가 들려주는 지혜)(무노 다케지 저, 김진희 역,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2019.09.15.)

 

저자 무노 다케지는 평생 기자로, 편집장으로 살아왔다. 아사히신문사에서 일할 땐 일본 패망의 책임을 지고 퇴사했다. 저자 무노 다케지는 이 책 99세 하루 한마디를 걸레처럼 사용하길 원한다. 삶의 구석구석을 닦아줄 지혜처럼 말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면 삶의 모순을 없앨 줄 알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저자 무노 다케지는 2016년 별세했다.

 

하루 한마디에서 가장 처음 나오는 건 바로 자신을 잘 돌보라는 말이다. 적선할 바에야 자신한테 돈을 주라고 한다. 저자 무노 다케지는 이렇게 적었다. “자신이야말로 일체 모든 것의 원점이다.”(8) 무언가를 원한다면 그것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 자신을 구원할 사람은 자신뿐이다. 마치 <올드보이>의 오대수처럼 말이다.

 

기회 따위는 오지 않는다. 기회를 원한다면 본인이 직접 만들어서 지참하고 다녀야 한다.”(12)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했던가. 우선 자신에 대해서 지극히 잘 알아야 한다. 밤이 아침을 낳는다고 저자 무노 다케지는 강조한다. 기대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에게 해야 한다. 그런 기대는 행동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나를 포기하면 안 된다. 희생은 희생을 늘릴 뿐이다. 99세 하루 한마디에는 일기처럼 매일 읽고 느끼는 마음의 양식이 적혀 있다.

 

생명력이 넘치기 때문에 화내는 것이다.”(19)

 

생각해보면 힘들었던 날도 기뻤던 날도 하루 종일 이어진 적은 없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이 정말 중요하다. 특히 나를 지켜나가는 게 매우 필요하다. 나는 나의 적이고, 나의 아군이다. 21, 하루 한마디는 폐부를 찌른다.

 

패배를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부끄러워하라.”(26)

 


 

나를 지켜내고 나를 이겨내라

 

좋은 일은 한 번에 다가오지 않는다. 아주 조금씩 조금씩 온다. 인간의 존엄성을 알려주는 기준은 무엇일까? 저자 무노 다케지는 어떻게든 다시 시작할 수 있음에 인간성이 있다고 보았다. 정말 맞는 말이다. 다시 해볼 수 있으니 사람이라고,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낼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생명이라는 것은 협력해야 한다는 게 가중 중요하다.

 

99세 하루 한마디에는 글쓰기에 대한 내용도 나온다. 글쓰기는 사실 생명력을 갉아먹는 것이라고도 한다. 그만큼 힘든 일이다. 저자 무노 다케지는 글쓰기가 무거운 의미를 갖고 있다며, 인류 생활의 윤리를 바로 잡기 위해선 글쓰기 장인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평생 글을 써온 저자였지만 그 고통의 무게를 잘 알고 있었던 셈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일본에도 반성할 줄 아는 지식인이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하루하루 먹는 양식처럼 저자 무노 다케지가 쓴 글을 읽다보니 어느 새 인생의 의미를 조금 알게 되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 기울임의 미학 - 타인에게 한 발 다가가기 위한 심리 수업
최명기 지음 / 시공사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괴로운 사람에게 필요한 건 이야기할 대상

[서평] 귀 기울임의 미학 (타인에게 한 발 다가가기 위한 심리 수업)(최명기 저, 시공사, 2019. 10.05.)

 

고전적인 정신분석에서 치료사들은 환자를 분석하기 위해서 환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흔히 사람들은 듣는 행위를 수동적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말하는 행위는 능동적이라고 본다. 하지만 습관처럼 말하는 것은 능동적이 아니며 오히려 수동적이다. 귀 기울임의 미학은 듣는 행위만으로 상대와 대화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최근 한 연예인이 자살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녀에게 필요한 건 이야기할 사람이 아니었을까.  

 

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누군가와 대화를 한다. 어색한 상황을 무마하려거나 자신의 존재가 크다는 점을 은연중에 보이고 싶은 생각 때문도 포함된다. 그런데 배려 없는 대화 시도는 상대방을 더 불편하게 만든다. 이 경우 상대는 조언을 비난으로, 격려를 질책으로까지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무언의 압력을 받는다. 멈추고 싶은 사람에게 커다란 부담인 것이다. 예로 무력감에 사로잡힌 이가 있다하면, 이 사람은 아무 것도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런데 주위에서 무조건 격려를 할 때가 있는데, 종종 절벽에서 등을 떠밀리는 것처럼 느낀다고 한다. 용기가 아닌 희망 고문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말하기만큼 중요한 들어주기


저자는 쓸데없이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사교적이라고 착각하곤 한다.”고 적었다. 정작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하는 질문에 대해 상대방과 다르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사회에서는 무엇보다 사생활이 중요하다. 너무 세세하거나 직업, 학교, 가정사와 같은 질문 받기를 꺼려한다. 그래서 가능하면 상대방이 말하고 싶어 할 것을 짐작해서 물어야 한다. 만약 상대방이 말하기 싫어할지 감이 안 잡히면 그때는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좋다. 내가 답하기 싫은 것은 상대방도 대답하기 꺼려하기에 그렇다.


대화든 관심이든 충고든 격려든 누군가를 도와주려는 의도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귀를 기울이는 일이다. 인간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내적 동기 못지않게 외적 동기가 중요하다. 살다 보면 우리는 누구나 타인에게 관심을 갖고, 조언해야 하고, 위로해야 하고, 격려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 대한다. 이 경우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도움을 내밀 수 있도록 조언하면서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게 중요하다.

 

마음의 괴로움은 전신에 화상을 입어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상황과도 같다. 상대는 어떻게 해서라도 통증이 느껴지지 않도록 발버둥 친다. 때로 마음이 너무 괴로우면 죽는 것이 낫다고 여기게 된다. 이 상태를 피하게 위한 방법으로 저자는 어떤 감정도 느끼지 말라고 조언한다. 마음을 마취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마취 상태가 지속되면 후유증이 발생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트라우마가 옅어진 시점에 더는 감정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이때 중요한 건 옆에서 따뜻하게 마음을 녹여줄 누군가이다.

괴로운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한다.’는 행위다. 자신의 고통에 누가 귀 기울여준다는 것, 그 자체가 괴로운 이에게는 한 모금의 물이 된다. 상대방이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나의 말을 귀담아듣는다는 의미를 찾는다. 충고의 내용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충고의 내용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두려움을 덜어주려 한다는 상대의 행위 그 자체에 있다.

 

귀 기울임의 미학은 다시 한 번 상대 입장을 되새겨보게 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인생은 어렵고 긴 시험이다. 우리는 종종 시험에 드는 순간을 마주하고,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스스로의 자존감을 찾는 자만이 결국 상대에게 귀를 기울일 수 있다. 이는 상대 역시 자존감 있는 인간으로서 동등하게 존중한다는 의미와도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