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기적을 만드는 의식 혁명 -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깨달은 것들
아리나 지음 / 위닝북스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러기들이 V자로 나는 이유의식이 현실

[서평] 기적을 만드는 의식 혁명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깨달은 것들)(아리나 저, 위닝북스, 2019.09.30.)

 

이적 노래 중에 <순례길>이 있다. 길을 간다는 건, 길을 만들어가는 건 순례자 같은 마음으로 가야 한다. 저자 아리나는 정말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선 그동안 갖고 있던 시선이 아니라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익숙하지 않더라도 내가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새로운 길을 만들어낼 수 있다. ‘아리나라는 이름은 그녀의 필명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당당히 살라고 선배가 붙여준 이름이라고 한다.

 

저자 아리나는 산티아고에서 자신을 마주했다. 800km를 걸어서 산티아고의 대성당에 도달했다. 내 안의 의식을 확장하기 위해 네빌 고다드라는 형이상학자가 쓴 상상의 힘을 틈틈이 읽었다. 의식이란 무엇인가? 내가 원하는 삶이란 무엇인가? 매일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거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행동이다.

 

상상이 현실을 창조한다!”(프롤로그 중에서)

 

새로운 삶을 살려면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그래서 기존의 모든 것들과 이별하는 게 중요하다. 여기서 물리적인 것만 의미하는 건 아니다. 정신적인 이별도 중요하다. 의식의 세계를 확장해야 비로소 나의 주인으로 살 수가 있다. 내 안의 광활함을 찾기 위해서 말이다. 기적을 만드는 의식 혁명에서 자주 등장하는 까미노가 무슨 뜻인가 했더니, 바로 길을 의미한다. 순례길을 제대로 걸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저자 아리나가 평상시 마라톤을 즐겨 해왔기 때문이다. 체력이 중요하다.

 


 

진짜 까미노를 찾아서

 

저자는 무거운 배낭을 메고, 20192월 겨울, 드디어 새로운 곳으로 떠났다. 네빌이라는 형이상학자는 세상이라는 거울이 아니라 자신을 바꾸라고 말한다. 그래서 저자 아리나는 용서를 강조한다. 용서는 내가 아닌 내가 되는 것이다. 길을 걸으면서, 순례자가 되면서 저자 아리나는 용서를 떠올렸다. 우리는 살면서 스스로를 혹은 미워하는 누군가를 제대로 용서한 적이 있는가? 언덕을 오르며 저자 아리나는 용서해야 할 사람들을 떠올렸다.

 

순례길에서 가장 큰 수확은 아마도 여러 사람들을 만난 경험이 아닐까. 그들의 현실적인 삶은 만족스럽지 않다. 순례길을 걸으면서 그들 모두는 무슨 생각을 할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은 순례길에서 무슨 생각을 할까?

 

의식은 만물의 근원이자 유일한 실체라는 진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원하는 것들을 가질 수 있는 출발점임을 명심하자.”(29)

 

기러기들이 V자로 날아가는 이유는 앞에서 상승기류를 만들어 뒤에 오는 기러기들이 덜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 아리나는 자신의 의식을 공유하면서 힘든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순례길은 어느 순간이 되면 자신의 의지대로 가는 게 아니라 어떤 강한 의식의 힘으로 전진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기독교적 관점으로 많은 것들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삶에서 변화를 이루기란 쉽지 않다. 저자 아리나는 좋은 것만 의식하고 상상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상상한 것들을 절대 의심하지 말라고 한다. 나는 잘 될 것이다. 이런 좋은 상상을 절대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남동 작은 방 - 낯선 첫발을 내딛는 이들을 위한 쓸쓸한 안식의, 1인분의 방
노현지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혼자 작은 방에 남겨진 세상 모든 이들을 위해

[서평] 연남동 작은 방 (낯선 첫발을 내딛는 이들을 위한 쓸쓸한 안식의, 1인분의 방)(노현지, 더블유미디어, 2019.10.01.)

 

같은 처지다. 나도 한 때 무수히 많은, 의미 없는 보고서들을 보면서 이게 과연 내가 해야 할 일인가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정녕 그 길은 내가 가야 할 길은 아니었다. 저자 노현지 씨 역시 마찬가지였나보다. 마케팅보단 독일의 현대문학이 더 좋았다는 그녀. 책의 부제가 참 좋다. ‘1인분의 방이라니. 그래 1인분 어치만 역할을 해도 충분하다. 이 삶은 말이다.

 

연남동의 작은 방은 저자 노현지 씨가 처음으로 가져본 공간이라고 한다. 그 공간을 떠나면서 작가 노현지 씨는 자신의 친구처럼 쓸쓸한 삶을 위로하고 싶다 한다. 그래서 그 연남동의 방으로 다시 기억 여행을 떠난다. 너무 혼자만 고립되지 말라고. 이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작게 외치는 것이다. 공간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어느 봄날 노란색 프리지어를 들고 카페에 마주 앉아 내 하소연에 무조건적인 맞장구를 쳐 주던 나의 친구처럼.”(13)

넓은 땅 위에서 스스로 살 곳을 결정하는 일은 흰 종이 위에 첫 글자를 새기듯 낯설고 외로운 행위였다.”(15)

 

나 역시 지방에서 상경해 얼마나 많은 곳을 전전했는지 모른다. 대학 시절엔 신문을 돌리며 생존에 몰두해야 했다. 그때 얼마나 공부가 하고 싶었던가. 내 몸 하나 뉘일 곳이 없다는 건 정말 서러웠다. 한 친구는 몸을 가까스로 눕힐 만한 작은 공간, 즉 고시원에서 대학 생활을 했다. 나는 옥탑방에 살고. 우리는 모두 가난했다. 저자 역시 직장인이 되면서 추운 겨울 날 집을 구하러 나서야했다. 2호선과 가까운 홍대입구역 건너편이 바로 연남동이다.

 


 

내 몸 하나 뉘일 공간이 있어서 행복하다

 

아버지의 개인택시로 고시원에서 연남동 작은 방으로 두 번이나 짐을 옮긴 이사가 끝났다. 연남동 작은 방월넛이란 표현이 나온다. 처음 들어본 말인데, ‘연한 갈색 계통에 부드러운 줄무늬를 가진 무늬목이라고 한다. 필자가 옥탑방에 살 때 가장 힘들었던 건 보일러였다. 방이 안 따뜻해지면 주인에게 연락하기가 미안했다. 주인아저씨는 언제나 담배를 물고 들어와 낡은 보일러을 고치려 애를 썼다. 저자 노현지 씨 역시 보일러의 경지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나보다.

 

작가 노현지 씨는 묘사력이 참 좋다. ‘첫 출근을 보면 마치 미생을 보는 것 같다. 장그래가 첫 출근에서 느꼈을 법한 느낌. 그래도 여자 혼자 원룸에서 사는 건 어디에서나 쉽지 않은 일이다. 회식 후 열쇠를 잃어버린 후 묘사된 장면들은 여성 혼자 사는 두려움을 잘 설명한다.

 

연남동의 작은 방은 3층인데, 403호다. 지하에도 방이 있어 하나씩 밀리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빠른 월에 태어난 이유로 나이를 제대로 말하기 쉽지 않은 것과 같다고 노현지 작가는 적었다. 연남동 작은 방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어딘지 나와 닮았다. 이젠 먼 시간이지만 말이다. 믹스커피를 좋아하는 것도 작은 방에 덩그러니 혼자 남아 느끼는 외로움도. 불면증에 시달리면서까지 견뎌야 했던 그날들. 그녀는 그렇게 그곳에서 지낸 날들을 추억하고 있다. 이젠 딸과 함께 그곳을 다시 갈 만큼 견고해진 마음으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평판
글로리아 오리기 지음, 박정민 옮김 / 박영스토리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경쟁, 협력 보다 비교하는 존재로서 인간

[서평] 평판 (나를 둘러싼 평판, 평판이란 무엇인가? 왜 중요한가?)(Gloria origgi, 박정민 역, 박영스토리, 2019.10.01)

 

정보의 시대에서 평판의 시대로!” 번역자인 박정민 씨가 이 책을 번역하고 싶었던 이유는 이 문장 때문이었다. 저자 글로리아 오리기는 평판의 구성적 면모를 강조한다. 인간은 타인의 시선을 통해 정체성을 만들어 간다. 이 과정에 많이 의존한다. 저자 글로리아 오리기는 나의 진정성을 얻기 위해선 평판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글로리아 오리기 저자는 두 가지 중요한 물음을 던진다.

 

첫째, 평판은 이성적인 행동 동기로 생각될 수 있을까?”(7)

둘째, 평판은 정보획득을 하기 위한 합리적으로 정당한 방법이 될 수 있을까?”(7)

 

책은 총 10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두 번째 자기인 사회적 자아로서의 평판 평판을 둘러싼 이론적 접근법들 평판이 소통되는 방식 평판의 기능과 메커니즘 전문가에 대한 비판과 평판을 왜곡하는 편견들 경제적 인간에서 비교하는 인간으로 평판이 구축되는 과정(인터넷, 와인시장, 대학, 연구자들) 평판의 적용.

 

저자 글로리아 오리기는 철학자이다. 현재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의 장 니코연구소에서 수석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철학자답게 평판에는 많은 이론들이 정교하게 설명되고 있다. ‘거울 자아라는 표현이 흥미로운데, 이 개념은 미국의 사회학자 찰스 호튼 쿨리가 개발했다고 한다. 책에는 자신의 사회적 평판이 손상될까 두려워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한 남성 가장이 나온다.

 

우리의 신체는 수치심을 느낄 때 마치 몸에 직접적인 상처를 입은 것처럼 반응을 보이고, 염증을 만들어내고 코티졸 수준을 높이는 화학물질을 분비한다.”(67)

 

 

나의 평판을 바라보는 다른 이들의 시선

 

평판은 과연 고정된 것일까? 더 나아가 우리가 평판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좀 더 원초적으로 무엇을 평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우라라는 개념조차 과학적으로 증명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돼 왔다. 저자 글로리아 오리기는 평판관리를 군비 확장경쟁으로 비유했다. 여기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평판은 어떤 식으로든지 중요하다. 왜냐하면 자기 성장과 교육의 중요한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남에게 보이는 나의 평판 때문에 나는 더 열심히 오늘 하루를 살아간다.

 

하지만 저자 글로리아 오리기는 평판을 좋게 하기 위한 노력에 조금은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평판을 낫게 하려는 시도가 결코 좋은 결과만을 가져오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한 연예인이 악플 때문에 자살한 일이 있었다. 아마도 평판이 그녀를 잠 못 들게 했을 것이다. 나쁜 댓글을 다는 악플러들은 자신들이 사소하게 던진 말 한마디가 주인공들을 얼마나 심적으로 힘들게 하는지 모를 것이다.

 

인간의 본질은 경쟁적이지도 않고, 협력적이지도 않다. 인간은 비교하는존재이다.”(185)

 

이 책 평판7년간 저자가 준비해온 결실이다. 책에는 여러 프랑스 소설들과 정치, 심리, 사회과학 이론들이 총망라해 있다. 철학자다운 면모다. 번역 역시 매우 깔끔하다. 나를 둘러싼 평판, 그것의 속성이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똥별 - 박민형 소설집
박민형 지음 / 경진출판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선 이곳에서 내가 선택한 무대

[서평] 별똥별 (박민형 소설집)(박민형, 경진출판, 2019. 09.30.)

 

아홉 편의 소설이 모인 별똥별)은 작가가 1996년에 등단해서 그동안 발표한 단편들을 모은 것이다. 불과 20여 년 전의 작품도 있었지만, 그 시대에 당연시 여겨졌던 촌지라던가, 남녀 성적 차이가 지금과 달리 묘사되고 있어 시대감을 느끼는 재미도 있었다.


작품 서 있는 사람들은 윤도현의 음악 고개숙인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분위기가 무거우면서도 희화화 되었다.

 

<두려운 땅도 이기적인 사람들도, 침묵하는 사람들도 모두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내가 선택한 무대다. 이제부터는 내 차례다> 36p

 

작품 젓가락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나오는데, 참 맘에 들었다. 살아가는 것에 대한 작가만의 신념이 드러나면서 동시에 일상을 나타내는 문자를 통해 소설로 쓰인 점은 매우 흥미로웠다.

 

<어쩌면 새해를 운운하는 것조차 우스운 짓에 불과할 수 있을 것이었다. 하루가 저물고 아침을 맞는 다음날이 우리에게는 매일 새로운 날일 것인데, 어째 우리는 꼭 마지막 남은 달력 앞에서만 열광하며 진담처럼 말하고 진실처럼 행동하려는지 알 수가 없었다.> 184p

 


 

또한 몇몇 소설에서는 작가의 결혼관을 볼 수 있었다. 작가는 자유분방한 정신의 소유자였다. 특히 참을 수 없는 웃음에서 작가는 주인공을 내세워, 아버지의 재혼을 이해 못하던 주인공이 친구의 이혼으로 아버지의 처지를 생각해 웃으며 바라보게 되었다는 내용을 다루었다.

 

<부모에 의해서든 누구에 의해서든 떠밀려서 사느라 제대로 나를 발견하지 못했는데, 이제 보니 내 적성은 이거였다고, 이제라도 나는 내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가겠다고 한다면 그 말을 듣고 있는 당사자들은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244p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가 개성 있고. 사건은 잔잔함 속에 웃음과 울음이 있었다. 황충상 소설가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소설이라는 문학, 그것은 물음 없는 답이다. 왜 그런가? 묻지 않는 물음으로 씌어진 이야기 그대로 답인 까닭이다.”(279p) 황 소설가의 말은 박민형 작가의 소설에 그대로 담겨 있었다. 우리나라의 부조리를 묘사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답을 찾도록 유도한 것이다. 소설은 우리가 당연히 여겼던 과거 상황들과 문제를 객관화하여 봄으로써 시대 간의 격차 속에서 얼마나 많은 인간적인 부분이 무시되어왔는지를 깨닫게 하고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왜 이러나 싶을 땐 뇌과학 - 뇌를 이해하면 내가 이해된다
카야 노르뎅옌 지음, 조윤경 옮김 / 일센치페이퍼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거, 현재, 미래 연결해 나를 인식뇌의 능력

[서평] 내가 왜 이러나 싶을 땐 뇌과학 (뇌를 이해하면 내가 이해된다)(카야 노르뎅옌 저, 일센치페이퍼, 2019. 10.01.)

 

뇌가 어떻게 기능하고, 신체 반응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이해한다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정체성과 능력을 이해하는 것이다. 뇌는 지각, 감각 뿐 아니라 왜곡과 허상으로 세상을 보게 한다. 진짜 우리가 사는 세상은 뇌가 느끼는 감각으로 지어진 것이다. 때로 뇌는 불필요한 것은 인식조차 하지 못하도록 걸러내어 빠르게 결정할 수 있게 하고, 필요한 정보만 얻으면서 세상을 이해하도록 한다. 내가 왜 이러나 싶을 땐 뇌과학 (뇌를 이해하면 내가 이해된다)은 뇌의 진화, 성격, 기억과 학습, 중독, GPS 등 여러 사건들을 쉽게 설명한 교양서다.

 

대왕고래는 8kg이나 되는 거대한 뇌를 가졌다. 그러나 뇌의 크기만큼 엄청난 지능을 자랑하지는 않는다. 지능 지수는 중량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추상적 예술 작품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능력은 인간의 뇌가 얼마나 복잡하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추론하는 능력이 얼마나 막강한지 잘 보여준다. 인간의 뇌는 출산에 유리하도록 작고 미완성인 상태로 태어난 후 성장하면서 지속적으로 발달한다. 그래서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은 상당히 오랜 시간을 부모에게 의지해서 살아야 했다.

 

 

내가 하는 행동은 뇌가 이끄는 행동

 

뇌의 영역들이 협업하였기에 인간은 사건을 분석하고, 행동의 결과를 이해할 수 있으며 미래를 계획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수학자가 될 수도 있고 시인이나 작곡가가 될 수도 있었다. 인간이 가진 또 다른 우수한 점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를 인식할 수 있는 자기감을 발달시켰다. 자기감은 자신의 욕구를 억제하고 힘을 합하여 집단을 유지시켜 내일로 나아가게 했다.

 

인간의 대뇌 피질에는 타인의 행동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거울뉴런이 있다. 사회적 이해심을 높이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덕분에 인간이 세대를 거치면서 문화를 전수하고 학습하고 또 발달시킬 수 있었다. 만약 어떤 책에서 주인공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내용을 보았을 경우, 우리 뇌에서는 질투 스폿이 활성화된다. 이 영역은 인간이 고통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영역과도 같다. 따라서 남이 잘되는 걸 보는 것만으로 고통을 느끼는 것이 이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주인공이 문제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는 내용을 읽을 경우, 우리 뇌 기저핵의 특정 영역이 활성화된다. 이 영역은 기쁨과 만족감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영역과도 같다.

 

책은 뇌를 철학적 측면에서 분석하지 않고, 실험, 연구를 토대로 소개한 점이 있었다. 일반적인 뇌에 관한 교양서에 맞게 어려운 용어는 없었다. 다만 저자만의 의견이 담겨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었다. 전 세계인의 뇌는 같지 않다. 환경에 따라 뇌의 뉴런 구성이 조금씩은 다를 것이다. 그래서 문화도 다양하고 가치관도 여럿이다. 책은 이러한 사람의 뇌를 반 쪽~한 쪽짜리 짧은 이야기들로 소개했는데, 눈여겨 볼 부분은 창의성을 소개한 부분들이었다.

 

4만 년 전 인류 문화에는 손도끼와 정 그리고 낚시 바늘 같은 도구들이 있었다. 낚시 바늘은 굉장히 단순했다. 그러나 이런 도구를 고안해내려면 약간의 추상적 사고가 필요했을 것이다.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지능과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반드시 지능이 높고 사고방식이 남달라야만 창의적인 분야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천재적 예술가라고 칭송받는 앤디 워홀의 IQ86이었다.

 

고도로 창의적인 사람들과 조현병 환자들의 공통점이 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시상에 존재하는 도파민 수용기가 훨씬 적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으로 걸러내어 보통 사람은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감각 정보를 끌어들이고, 느낄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 따라서 고흐가 신경쇠약에 걸리지 않았거나, 뭉크가 불안증에 시달리지 않았다면 이들의 작품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뇌는 불필요한 것은 인식조차 하지 못하도록 걸러내서 빠르게 결정할 수 있게 하며, 세상을 사는 데 필요한 정보만 얻도록 돕는다. 이것이 우리가 세상을 지각하며 사는 방식이다. 지각 뇌의 선물이 없었다면 인간은 결코 예술을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인간이 인간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