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이러나 싶을 땐 뇌과학 - 뇌를 이해하면 내가 이해된다
카야 노르뎅옌 지음, 조윤경 옮김 / 일센치페이퍼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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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현재, 미래 연결해 나를 인식뇌의 능력

[서평] 내가 왜 이러나 싶을 땐 뇌과학 (뇌를 이해하면 내가 이해된다)(카야 노르뎅옌 저, 일센치페이퍼, 2019. 10.01.)

 

뇌가 어떻게 기능하고, 신체 반응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이해한다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정체성과 능력을 이해하는 것이다. 뇌는 지각, 감각 뿐 아니라 왜곡과 허상으로 세상을 보게 한다. 진짜 우리가 사는 세상은 뇌가 느끼는 감각으로 지어진 것이다. 때로 뇌는 불필요한 것은 인식조차 하지 못하도록 걸러내어 빠르게 결정할 수 있게 하고, 필요한 정보만 얻으면서 세상을 이해하도록 한다. 내가 왜 이러나 싶을 땐 뇌과학 (뇌를 이해하면 내가 이해된다)은 뇌의 진화, 성격, 기억과 학습, 중독, GPS 등 여러 사건들을 쉽게 설명한 교양서다.

 

대왕고래는 8kg이나 되는 거대한 뇌를 가졌다. 그러나 뇌의 크기만큼 엄청난 지능을 자랑하지는 않는다. 지능 지수는 중량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추상적 예술 작품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능력은 인간의 뇌가 얼마나 복잡하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추론하는 능력이 얼마나 막강한지 잘 보여준다. 인간의 뇌는 출산에 유리하도록 작고 미완성인 상태로 태어난 후 성장하면서 지속적으로 발달한다. 그래서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은 상당히 오랜 시간을 부모에게 의지해서 살아야 했다.

 

 

내가 하는 행동은 뇌가 이끄는 행동

 

뇌의 영역들이 협업하였기에 인간은 사건을 분석하고, 행동의 결과를 이해할 수 있으며 미래를 계획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수학자가 될 수도 있고 시인이나 작곡가가 될 수도 있었다. 인간이 가진 또 다른 우수한 점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를 인식할 수 있는 자기감을 발달시켰다. 자기감은 자신의 욕구를 억제하고 힘을 합하여 집단을 유지시켜 내일로 나아가게 했다.

 

인간의 대뇌 피질에는 타인의 행동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거울뉴런이 있다. 사회적 이해심을 높이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덕분에 인간이 세대를 거치면서 문화를 전수하고 학습하고 또 발달시킬 수 있었다. 만약 어떤 책에서 주인공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내용을 보았을 경우, 우리 뇌에서는 질투 스폿이 활성화된다. 이 영역은 인간이 고통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영역과도 같다. 따라서 남이 잘되는 걸 보는 것만으로 고통을 느끼는 것이 이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주인공이 문제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는 내용을 읽을 경우, 우리 뇌 기저핵의 특정 영역이 활성화된다. 이 영역은 기쁨과 만족감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영역과도 같다.

 

책은 뇌를 철학적 측면에서 분석하지 않고, 실험, 연구를 토대로 소개한 점이 있었다. 일반적인 뇌에 관한 교양서에 맞게 어려운 용어는 없었다. 다만 저자만의 의견이 담겨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었다. 전 세계인의 뇌는 같지 않다. 환경에 따라 뇌의 뉴런 구성이 조금씩은 다를 것이다. 그래서 문화도 다양하고 가치관도 여럿이다. 책은 이러한 사람의 뇌를 반 쪽~한 쪽짜리 짧은 이야기들로 소개했는데, 눈여겨 볼 부분은 창의성을 소개한 부분들이었다.

 

4만 년 전 인류 문화에는 손도끼와 정 그리고 낚시 바늘 같은 도구들이 있었다. 낚시 바늘은 굉장히 단순했다. 그러나 이런 도구를 고안해내려면 약간의 추상적 사고가 필요했을 것이다.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지능과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반드시 지능이 높고 사고방식이 남달라야만 창의적인 분야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천재적 예술가라고 칭송받는 앤디 워홀의 IQ86이었다.

 

고도로 창의적인 사람들과 조현병 환자들의 공통점이 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시상에 존재하는 도파민 수용기가 훨씬 적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으로 걸러내어 보통 사람은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감각 정보를 끌어들이고, 느낄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 따라서 고흐가 신경쇠약에 걸리지 않았거나, 뭉크가 불안증에 시달리지 않았다면 이들의 작품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뇌는 불필요한 것은 인식조차 하지 못하도록 걸러내서 빠르게 결정할 수 있게 하며, 세상을 사는 데 필요한 정보만 얻도록 돕는다. 이것이 우리가 세상을 지각하며 사는 방식이다. 지각 뇌의 선물이 없었다면 인간은 결코 예술을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인간이 인간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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