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
글로리아 오리기 지음, 박정민 옮김 / 박영스토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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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협력 보다 비교하는 존재로서 인간

[서평] 평판 (나를 둘러싼 평판, 평판이란 무엇인가? 왜 중요한가?)(Gloria origgi, 박정민 역, 박영스토리, 2019.10.01)

 

정보의 시대에서 평판의 시대로!” 번역자인 박정민 씨가 이 책을 번역하고 싶었던 이유는 이 문장 때문이었다. 저자 글로리아 오리기는 평판의 구성적 면모를 강조한다. 인간은 타인의 시선을 통해 정체성을 만들어 간다. 이 과정에 많이 의존한다. 저자 글로리아 오리기는 나의 진정성을 얻기 위해선 평판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글로리아 오리기 저자는 두 가지 중요한 물음을 던진다.

 

첫째, 평판은 이성적인 행동 동기로 생각될 수 있을까?”(7)

둘째, 평판은 정보획득을 하기 위한 합리적으로 정당한 방법이 될 수 있을까?”(7)

 

책은 총 10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두 번째 자기인 사회적 자아로서의 평판 평판을 둘러싼 이론적 접근법들 평판이 소통되는 방식 평판의 기능과 메커니즘 전문가에 대한 비판과 평판을 왜곡하는 편견들 경제적 인간에서 비교하는 인간으로 평판이 구축되는 과정(인터넷, 와인시장, 대학, 연구자들) 평판의 적용.

 

저자 글로리아 오리기는 철학자이다. 현재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의 장 니코연구소에서 수석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철학자답게 평판에는 많은 이론들이 정교하게 설명되고 있다. ‘거울 자아라는 표현이 흥미로운데, 이 개념은 미국의 사회학자 찰스 호튼 쿨리가 개발했다고 한다. 책에는 자신의 사회적 평판이 손상될까 두려워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한 남성 가장이 나온다.

 

우리의 신체는 수치심을 느낄 때 마치 몸에 직접적인 상처를 입은 것처럼 반응을 보이고, 염증을 만들어내고 코티졸 수준을 높이는 화학물질을 분비한다.”(67)

 

 

나의 평판을 바라보는 다른 이들의 시선

 

평판은 과연 고정된 것일까? 더 나아가 우리가 평판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좀 더 원초적으로 무엇을 평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우라라는 개념조차 과학적으로 증명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돼 왔다. 저자 글로리아 오리기는 평판관리를 군비 확장경쟁으로 비유했다. 여기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평판은 어떤 식으로든지 중요하다. 왜냐하면 자기 성장과 교육의 중요한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남에게 보이는 나의 평판 때문에 나는 더 열심히 오늘 하루를 살아간다.

 

하지만 저자 글로리아 오리기는 평판을 좋게 하기 위한 노력에 조금은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평판을 낫게 하려는 시도가 결코 좋은 결과만을 가져오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한 연예인이 악플 때문에 자살한 일이 있었다. 아마도 평판이 그녀를 잠 못 들게 했을 것이다. 나쁜 댓글을 다는 악플러들은 자신들이 사소하게 던진 말 한마디가 주인공들을 얼마나 심적으로 힘들게 하는지 모를 것이다.

 

인간의 본질은 경쟁적이지도 않고, 협력적이지도 않다. 인간은 비교하는존재이다.”(185)

 

이 책 평판7년간 저자가 준비해온 결실이다. 책에는 여러 프랑스 소설들과 정치, 심리, 사회과학 이론들이 총망라해 있다. 철학자다운 면모다. 번역 역시 매우 깔끔하다. 나를 둘러싼 평판, 그것의 속성이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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