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파란 문장 엽서집 - 파란만장한 삶이 남긴 한 문장의 위로
유영만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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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깊이가 결국 삶과 앎의 깊이

[서평] 유영만의 파란 문장 엽서집 (파란만장한 삶이 남긴 한 문장의 위로)(유영만(대학교수) , 비전코리아, 2019. 11.18)

 

캘러그라피로 쓰인 55장의 문장 엽서집이 있다. 처음에는 이것을 과연 책이라 부를 수 있나, 생각을 했다.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며 나는 내 자신이 도중에 쉬기도 하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오래도록 머무르며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책 한 권을 읽은 만큼의 교훈이 있음도 깨달았다. 유영만의 파란 문장 엽서집이 바로 그것이다.

 

소설과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지는 않지만 인생을 되돌아 생각하게 한다. 교양서처럼 지식과 정보가 담겨 있지는 않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게 한다. 책은 저마다 특징이 있는 것이다. 이 엽서집의 특징은 누구나 살면서 겪는 사건의 결론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짧은 문장이지만 책 한 권의 내용이 담기다

 

삶의 중심을 잃고 방황하다 우연히 마주친 한 문장이 한 사람의 운명을 바꾼다. 힘들고 괴로울 때마다 그 한 문장을 가슴에 품고 거친 삶의 바다를 다시 항해할 힘을 얻는다. 저자는 엽서로 담은 짧은 한 문장을 쓰기 위해 고뇌를 하였고 그 정수를 담았다. 엽서집은 총 8가지 주제로 묶여 있다. 첫째는 자존과 자유.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자존감을 드높이고 자기의 존재 이유, 즉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다. 자존심이 상하는 이유는 타인이 나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이고, 자존감이 흔들리는 이유는 자신의 존재 가치가 생각보다 별 볼 일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존심은 다른 사람이 세워주지만, 자존감은 내가 스스로를 존중해주고 존귀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생긴다. 이 장에서 맘에 드는 문장은 남의 뒤를 따르는 사람은 남을 따르게 만들 수 없다!”나 다움이 없으면 다음도 없다!”가 있다.

 

둘째는 일상과 상상이다. 반복되는 일상이 지겹고, 상상력이 메말라간다고 느낄 때 사소한 일상에서도 비상하는 상상력의 텃밭을 가꿀 수 있어야 한다. “다짐이 많아지면 짐이 된다!”시간이 나서하는 사람보다 시간을 내서하는 사람이 내일을 주도할 수 있다!”라는 문구가 특히 마음에 와 닿았다.

 

셋째는 관심과 관계. 관심은 관계를 유지하는 접착제이자 각성제다. 내가 관심을 갖고 사랑하기 시작하면 알고 싶은 강렬한 호기심의 씨앗이 자라기 시작한다. “누군가에게 한 사람은 한 세상이다!”인기 많은 사람보다 인기척 내는 사람이 좋다.” 문구가 괜찮았다.

 

한 장씩 나눠 줄 수 있는 엽서집

 

엽서에 담긴 문구들을 보고서 친구나 가족끼리 서로의 삶을 설명하고 반추하는 시간을 가지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문구에 대해 각자만의 의미가 부여될 것이며 할 말이 많을 것이다. 넷째 주제는 배려와 존중이다. 내가 먼저 상대를 배려하면 의외로 염려하는 마음도 없어지고 우려하는 걱정도 없어진다. 배려했다고 생각했지만 상대는 그 배려가 염려와 우려를 낳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관계 속에서 주고받는 대화,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사연과 맥락을 파악하면 오해의 소지가 줄어든다. “‘안다안는다는 의미다. 알아야 안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삶을 들여다 보면 사람이 보이고 그 사람의 아픔도 보입니다!” 그리고 사람에게는 세 가지 손이 필요하다. 왼손과 오른손 그리고 겸손’” 문구가 맘에 들었다.

 

다섯째 희망과 용기에서는 “‘나중에 하겠다고 다짐하는 사람보다 맨 나중까지 노력하는 사람이 세상에 이름을 남긴다!”누구나 뭔가를 시작할 수 있지만 아무나 뭔가를 끝까지 하지는 않는다.” 문구가 가슴에 와 닿았다. 여섯째는 반성과 성찰로 우연히 만난 한 문장에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받기도 하고, 자신의 일상을 반추하며 반성하기도 한다는 내용들이 담겼다.

 

일곱째는 통찰과 지혜. “생각만 해본 사람은 당해본 사람을 못 당한다.”낯선 마주침이 색다른 깨우침을 낳는다!” 그리고 고통의 깊이가 앎의 깊이이자 삶의 깊이다.” 문구가 좋았다. 짧은 문장들이기만 저자의 신념이 담긴 문장들로서 잠시 멈춰 서서 거기에 담겨진 의미를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촌철살인의 흔적들이다. 문장들마다 온몸을 던져 사투 끝에 건져 올린 사유가 농축된 깨달음의 진국이 들어 있었다.

 

여덟째는 독서와 창조. 독서는 나를 부끄럽게 만들어주는 거울이다. 부끄러움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소중한 미덕이다. 부끄러워한다는 것은 자신의 무지와 한계를 알고 있다는 의미다. 독서를 멈추는 순간 사람은 자만에 빠지고 교만에 젖어든다. “‘글발은 지금까지 읽은 과 몸으로 체험한 발품의 합작품이다.”복잡함은 나태함의 산물이고 단순함은 치열함의 선물이다!” 그리고 깊이 파지 않으면 결코 피지 않는다!”가 좋았다. 엽서집의 문구들은 비슷한 운율과 반복을 가지는데 그러면서도 의미가 잘 맞았다. 가지고 다니면서 한 장씩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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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여성 리더십의 비밀 - 성공하는 여성 리더십은 따로 있다
조금숙 지음 / 바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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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 같은 피부로 여성이 당당해지는 비법

[서평] 세상을 바꾸는 여성 리더십의 비밀 (성공하는 여성 리더십은 따로 있다)(조금숙 저, 바이북스, 2019. 11.15)

 

요즘은 맛깔난 요리 솜씨로 여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남자들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다. ‘게스트로섹슈얼’, ‘메트로섹슈얼’, ‘초식남같은 이들은 여성성이 강하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여성 역시 여성성만 있는 것이 아니고 남성성도 가지고 있다. 어느 하나의 성만을 발휘하기보다 우리 안에 있는 여성성과 남성성의 장점을 잘 활용하는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훨씬 더 많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여성 리더십의 비밀은 이러한 여성들이 세상에서 조금 더 강하게 소리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한국의 여성 경제 활동 참가율을 연령대로 살펴보면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특이한 점을 볼 수 있다. 30대 초중반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부분이 뚝 떨어져 하향선을 그린다. 결혼과 임신, 자녀양육 등 생애사적 사건이 여성경제활동 참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유리천장이 얇아지고 있다

 

작가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여성들이여 사고방식, 관념, 전통적인 관습을 바꾸라.’ 그간 사회경제 활동의 행동 양식은 수백 년이 넘는 동안 남자들이 만들어 왔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유리천장이 남아 리더 층에 들어갈 여성은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여성이 영향력 있는 리더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는 이유로 전통적인 성역할 고정관념, 성별에 대한 편견, 부적절한 사회정책, 직장과 가정생활에서의 이중고를 이야기하고 있다.

권력행사는 남성의 것이며 여성은 남성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엄마 노릇을 하는 것, 즉 돌보고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여성의 역할이라는 관념이 아직 뿌리 깊다. 2017년 여성임원 현황 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500대 기업 여성 임원 비율은 3.0%에 불과할 정도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고 여성들에게 많은 기회가 생기고 있다. 소극적인 태도에서 용기 내어 좀 더 강해져야 할 때다.

 

자신의 인생을 바꿔줄 왕자님을 기다리는 여성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신데렐라 같은 심리적인 의존 상태는 여성 삶의 질을 낮출 뿐이다. 또한 무조건적인 예스는 우리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성은 남성보다 자신을 낮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겸손이다. 무엇보다 독립된 경제력을 갖추어야 한다. 돈을 사용할 때마다 누군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면 괴로운 일이다. 가정에서도 권력의 핵심은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당당하게 자신의 신념에 따라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주도적인 자세도 중요하다. 자기의 인생은 누가 뭐래도 자신의 책임이다. 저자는 어릴 적에 백설 공주,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신데렐라의 이야기에 푹 빠진 적이 있다. 동화의 여주인공은 자신의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왕자님의 도움으로 멋진 결과를 얻고 해피엔딩으로 끝이 나곤 한다. 어린 마음에도 저자는 왜 여주인공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왕자님이 나타나야 모든 어려움이 해결되는지 의아해했다

 

강한 정신력 못지않은 당당한 외모

 

이후 저자는 인생을 사는데 실행력이 중요함을 깨닫고는 주도적인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다. 어떤 일이건 시도해 보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는다. 너무 완벽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실행에 옮겨보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가 처음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방문객 수는 하루 몇 명에 지나지 않았다. 실망스러웠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글을 쓰자 방문객이 늘었고 지금까지 71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블로그를 찾아주었다고 한다.

 

마음가짐 못지않게 외적인 부분을 가꾸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고 난 뒤에 그 사람을 떠올려보면 그가 말한 내용을 전부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표정이나 제스처, 대화할 때의 특징적인 목소리 등은 대다수 기억한다. 움직임이 지나치게 많았다거나 어떤 물건을 지속적으로 만지작거리는 행동은 산만한 느낌을 주며 주위를 분산시킨다. 당연히 그 사람의 영향력을 감소시킨다.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3분의 2이상 사람들이 상대를 만날 때 얼굴 전체를 본다고 한다. 성공적이 리더는 당당하고 전문가다운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패션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패션은 이미지를 빛나게도 하고 반대로 폭탄이 되어 이미지를 한순간에 바닥으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파워 드레싱(power dressing)이란 말이 있다.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옷차림을 의미한다. 자신의 지위와 권위를 강조하기 위해 격식을 갖추어 차려 입는 복장이 중요함이다. 지나치게 헐렁하고 편안한 옷차림을 경계해야 하는데, 그것은 커리어 사다리를 올라가는데 분명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경청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얼마나 재미있고 인상 깊게 소통을 하느냐가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주위에서 성공한 여성들을 잘 살펴보라고 한다. 그들은 어떤 형태로든 공부에 미친 사람들이며 동시에 독종들이다. 지금 알고 있는 지식이 1~2년만 지나도 옛것이 되는 시대에서, 학습을 게을리 한다면 당연히 경쟁에서 밀리기에 그렇다. 또한 건강, 체력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필수품이다.

 

2014214일 뉴욕대의 공동강연에서 힐러리 클린턴은 엘레노어 루즈벨트 여사의 말을 인용했다. “공직에 나서려는 여성은 코뿔소와 같은 두꺼운 피부를 가져야 한다.” 비판하는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그들에게서 배우지만 비판으로 하여금 무너지지는 말라는 조언이었다. 책은 좋은 말들로 가득하다. 사례도 간간이 끼어 있었다. 다만 너무도 단정적이고 일반화하는 주장이 강한 단점은 있었다. 역사적이고 국제적인 시각이 첨가되었더라면 더 많은 독자들이 이 책에 고무됐을 거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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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R 실천편 -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최고의 기업 최강의 프레임워크
아마노 마사루 지음, 김윤경 옮김, OKR Japan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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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정렬-추적-도전목표점의 방향성 수립 OKR

[서평] OKR 실천편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최고의 기업 최강의 프레임워크)(아마노 마사루, 김윤경 역, 한국경제신문, 2019.11.22.)

 

기업이나 어떤 조직이 살아남기 위해선 목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어떤 목표를 지향하느냐에 따라 그 조직은 살거나 죽거나 한다. 리더란 최대한 성과를 이끌어내는 사람이다. 따라서 목표점을 정확하고 분명하게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하나의 팀이 생겨서 목표를 좇아가는 모델은 다음과 같다. 형성기 혼란기 규범기 기능기 해산기. 팀이 만들어져서 성과를 내고 해산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이게 바로 터크만 모델이다.

 

리더들도 생존하기 힘든 시기이다. 리더가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나서거나 너무 소극적이거나 너무 칭찬만 하면 리더로서 자질이 부족하다. 이 책에선 위임형 리더십을 실행하기 위해 ‘OKR(objective and Key Result’를 강조한다. 리더 1명이 이끄는 조직이 아니라 위임하여 협동하고 소통하는 체계를 만드는 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이다.

 

좁은 정의로서의 OKR은 팀 활동의 방향성을 나타내기 위한 목표점을 가리키며 넓은 정의로서는 OKR을 이용한 매니지먼트 방법을 뜻한다.”(30)

 

OKR의 네 가지 키워드는 집중 정렬 추적 도전이다. 각각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은 바로 창의성과 실패다. 우리나라는 한 번의 실패로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저자 아마노 마사루는 창의성을 위해 도전하면 대부분 실패하기 마련이라고 적었다. 우리는 실패해도 인정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목표 명확히 하고 균형 잡는 게 리더십

 

OKR은 실적 평가가 아니라 더 나은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한 방식이다. OKR이 중요한 이유는 팀원들의 자주성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핵심 결과지표를 SMART로 생각한다는 내용은 눈에 띈다. SMARTSpecific(구체적으로), Measurable(측정 가능한), Achievable(달성 가능한), Ambitious(야심적인), Relevant(관련된), Time-bound(기한이 있는)을 뜻한다. 책에선 행동을 재평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중요한 지적이다.

 

핵심 목표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적을 얻어내기 위한 OKR 실천은 다양한 방법으로 전개된다. 추진팀과 지침서를 마련하고 리뷰어를 구한다. 또한 전문 강사를 섭외하고 최초의 도입 부서를 결정한다. 연수를 실시하고 도입을 지원하며 사례 발표를 한다. 이 모든 게 구체적인 실천과 맞물려 있다.

 

구글을 포함한 전 세계 대표적인 기업들이 핵심 목표와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OKR를 도입하고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 OKR 실천편으로 그 내용을 파악하고 각 조직에서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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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걸려온 전화
고호 지음 / 델피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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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주희와 북한의 설화가 전화로 나누는 아픔

[서평] 평양에서 걸려온 전화(고호 저, 델피노, 2019. 11.25)

 

선체에 올라탄 북한 전사들의 모습이 나온다. 마치 전쟁을 치르러 가는 듯한 비장한 모습이지만, 그 안에는 딸을 구하기 위해 가슴 아픈 선택을 한 아버지의 사연이 들어 있었다. 평양에서 걸려온 전화는 주희라는 여성이 영호라는 신문기자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말하는 액자 형식의 소설이다.

 

소설은 영호라는 인물로 시작을 한다. 통일 관련 강연을 마친 영호에게 연락이 오는데, 한 여자가 만나고 싶다고 했다. 당시 영호 머릿속은 두 여자로 가득해 복잡한 상황이었다. 한 명은 양육비 지급 날짜가 하루나 지났다고 독촉전화를 해대는 엑스 와이프이고 또 다른 여자는 백미러 아래로 길게 늘어진 펜던트 속 딸아이였다. 소설은 이후 이들과 관련해 영호가 무슨 일을 벌이는 것처럼 전개가 된다. 하지만 주희라는 여자를 만난 뒤 영호라는 인물은 소설 속에서 존재감이 사라져버리는 오류가 발생한다. 주희를 등장시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인물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이 점이 소설에서는 아쉬웠다.

 

기자인 영호에게 다가온 주희는 제보를 하겠다고 말한다. 자신이 말하는 모든 것은 사실이며 의문의 전화가 걸려오면서 사건은 시작되었다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서로 다른 시공간에 사는 남한과 북한

 

소설에는 설화라는 다른 여성이 나온다. 북한 소녀다. 이 소녀가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마치 실감나는 북한 모습처럼 문장들이 묘사되곤 한다.

 

발바닥이 마룻바닥을 마찰시키는 소리가 류달리 콩콩거렸다. 그 옆 풍금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는 기악 련습실을 지나니 이번엔 익숙한 노랫말이 들렸다.” -45p

 

설화의 오빠는 도망을 갔고, 아빠는 훗날 설화를 위해 남한 간첩으로 지원을 하게 된다. 그전에 설화는 어느 날 저녁 누군가에게로 전화를 건다. 그리고 받은 이는 뜻밖에도 남한에 사는 주희였다.

 

주희는 이산가족 상봉을 바라는 아흔의 할아버지가 있었다. 번개가 세차게 치던 날 ‘850-’으로 시작하는 전화를 받는다. 그것은 북한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주희는 전화를 받을 수만 있고 다시 걸 때에는 없는 번호라는 멘트를 들어야 했다. 처음에는 혼선으로 빚어진 천만 분의 일에 해당하는 기적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전화는 이후로도 계속 왔다.


그런데 둘이 대화를 할수록 서로가 약간 어긋나고 있음을 알았다. 문화나 사상의 차이가 아니었다. 알고 보니 설화가 있는 곳은 1996년이었는데, 2019년에 사는 주희로서는 정말이지 미스테리와 같은 일이었다. 서로 다른 시공간이었다. 여기서부터 소설은 새로운 사건을 보여주며 흥미로운 내용을 전개하기 시작한다. 와중에 주희 할아버지께서 중환자실에 입원을 하게 되고, 설화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남한의 어떤 여자와 통화를 하고 있음을 고하게 된다.

 

설화로서도 자신이 건 전화가 남한으로 가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 북한 내 어떤 남자에게 건 전화였기에 잘 못 간 줄 알았다. 그러나 점점 주희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계속 전화를 걸면서 주희의 말을 믿게 된다. 주희는 설화에게 앞으로 북한에서 벌어진 일들을 이야기한다. 김정은이 집권을 하고 트럼프와 만나는 등 역사적인 이야기가 전재된다. 독자로서는 소설을 통해 다시금 북한의 역사적인 부분을 생각하게 하는 문장일 것이다. 이 문장은 단 몇 장으로 끝나 아쉬움이 남았다. 만약 앞으로 북한에서 벌어질 일을 안 설화가 무언가 행동을 취해 미래를 바꾸려고 노력을 하는 전개가 되었으면 어떨까 싶었지만, 별다른 변화 없이 소설 내내 둘의 전화 통화만이 계속된 점은 약간의 흥미를 줄이는 감이 있었다.

 

그러던 중 위기가 발생한다. 설화가 아버지에게 남한 이야기를 털어 놓을 때 누가 엿듣고 있었는데, 그 여인이 보위원에 고발을 한 것이다. 보위원은 설화를 의심하며 주희한테 전화를 건다. 다행히도 주희가 불길한 낌새를 알아차리고는 중국어로 대답을 하여 상황을 모면한다. 이후 설화는 공화국을 탈출하려고 마음먹는다. 그 전에 주희에게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어 남한 간첩으로 간 아버지가 어떻게 되었는지 미래를 알려달라고 한다.

 

주희는 설화의 요구를 들어주려 인터넷 검색을 한다. 이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설화가 자신의 큰 아빠의 딸이라는 사실이다. 즉 둘은 친척이었다. 이때 번개가 다시 한 번 와장장 치고 전화 너머로 설화의 비명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중환자실의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다. 마치 우연과 같았다. 이후 주희는 설화가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넘어왔는지 찾기 위해 수소문을 한다.

 

주희는 과연 설화를 찾게 될까? 책은 끝날 때까지 긴장을 놓지 않게 한다. 또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책은 북한 현장에 맞는 묘사를 하며, 괄호로 남한의 치수를 추가 표기하는 방식은 마치 두 공간을 다른 나라처럼 의도되어 있었다. 빠르게 읽히며 흥미로운 전개를 가진 책이지만 이산가족 할아버지의 아픔이 거의 들어가지 않았고, 주희와 설화 간의 전화 통화만이 대다수를 차지하여서 책을 덮고도 여운이 오래 남지는 않았다. 남북 간 미세한 사상 차이와 변해가는 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을 조금 넣었어도 흥미로웠을 진데 말이다.

 

주희는 북한의 미래를 엿보는 주도적인 인물이며 설화는 수동적으로 주희의 정보만을 듣는 역할이다. 아직도 남한이 앞선 사회임을 내비치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이로서 북한의 실상을 알리려는 작가의 의도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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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기회, 차이나 디지털마케팅 트렌드 - 4차산업혁명시대 최신 중국 IT 트렌드
안희곤.박문수 지음 / 리텍콘텐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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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진출 가려면 우선 온라인부터 공략하라

[서평] 대륙의 기회 차이나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 (4차산업혁명 최신 중국 IT 트렌드)(안희곤, 박문수, 리텍콘텐츠, 2019.12.02.)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 대국이 되었다. 이젠 미국을 위협하며 전 세계 1위를 노리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 경제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아마도 중국의 잠재력 때문에 놀라서 그런 것일 테다. 이 책은 스마트스토어 운영자에서 대기업까지 중국마케팅 교과서를 자부한다. 저자들은 중국 통이다. 실제로 중국을 잘 하기도 하고, 관련 일을 오랫동안 해왔다.

 

추천사를 쓴 용인대 중국학과 박승찬 교수에 따르면, 중국의 알리바바는 중국의 광군제(1111)에 하루 동안 약 44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우리나라 한 해 예산이 400조 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중국이다. 우리나라도 성격이 급하지만 중국 역시 다혈질이다. 산업에서 필요한 군더더기는 싹 빼고 필요한 것들만 추구하는 게 실리와 맞닿아 있다. 그 핵심에 O2O가 있다. 온라인으로 모든 게 집대성 되는 것이다.

 

마케팅 대행사를 실제 운영하며 겪은 노하우를 전수하는 공저자들은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은 한국으로 수출이나 수입이 어마어마한 규모다. 수입은 한국에서 제일 많이 한다. 하지만 국제 정세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요샌 많이 철수하고 있다. 그래서 공저자들은 온라인을 해답으로 제시한다.

 

온라인을 통해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 실제 매출이 발생하거나 반응이 좋아 확신이 생기면 그때 현지 사무실을 내는 등 오프라인 진출을 생각해도 늦지 않다.”(17)

 

중국 사업 진출을 위해 필수는 중국 휴대폰 번호와 통장 만들기이다. 인증과 거래를 위해선 이 두 개가 무조건 있어야 한다. 공저자들은 실제로 휴대폰 개설과 통장 개설하는 법을 알려준다. 휴대폰 개설은 길거리에서도 쉽게 할 수 있으나 결제가 되지 않으면 번호가 사라진다고 하니 주의해야 한다. 여행 비자로 중국 은행에서 통장 개설하는 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중국 휴대폰 번호와 통장 개설이 필수

 

중국의 인플루언서는 왕홍이라고 불린다. 잘 활용해야겠지만 아무 제품이나 홍보하지 않으니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대륙의 기회 차이나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공식사이트 / 홈페이지 바이두 검색 / 상위노출 / 콘텐츠 후기 자사 SNS 운영 / 고객 관리 SNS 이벤트 / 보도자료 / 왕홍 등을 단계로 제시했다. 국제 전자상거래를 통해 직접 현지에 물건을 배송할 수 있다. 오프라인 판매를 위해선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기간이 꽤 오래 걸린다고 한다.

 

전문 커뮤니티 앱은 샤오홍슈(화장품, 뷰티)와 더우인(패션, 의류)를 활용하면 좋다. 또한 성형외과 등 병원 관련은 누구나 검색하고 답변할 수 있는 플랫폼 쯔후를 이용하면 유리하다. 여행 상품은 바이두 경험(여행 후기 올리는 채널)을 추천한다고 저자들은 강조했다.

 

바이두는 네이버처럼 자국 검색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상품 노출의 전략은 다르기 때문에 상품 판매를 위해선 타오바오에서 키워드 광고로 상위 노출을 시도해보라고 권유한다.

 

책에서 흥미로웠던 건 티에바. 한국엔 없는 서비스라고 하는데, 네이버의 카페와 비슷하다. 좀 더 개방적인 키워드 게시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한 비리비리라는 동영상 플랫폼이 젊은 층에서 인기가 있다고 하니, 주목해보면 어떨까 한다. 이곳에선 문화,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이 콘텐츠로 공유되고 있다.

 

대륙의 기회 차이나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는 정말 쉽게 온라인 마케팅 하는 법들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중국에 진출하려는 사업가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모바일 결제수단의 발전과 함께 위쳇은 이제 단순한 SNS 메신저를 넘어 의식주행의 모든 면에서 중국인의 생활을 변화시켰다.”(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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