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안테나
요시다 류타 지음, 하진수 옮김 / 경향미디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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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머리에 상상 안테나를 부착, 일상을 좀 더 재밌게 바꾸는 법을 알려주겠다! 선언하는 책을 만났다. 실제로 재미있었다. 마녀의 탈것이 빗자루에서, 진공청소기로, 마지막엔 로봇청소기로! 마녀의 표정은 한결같았지만 왜 때문인지 로봇청소기 위의 그녀는 좀 당황한 듯 보여 웃음이 절로 났다.

 

예로 든 것이 너무 특이하다면 손톱 하단의 반달 모양에 관한 에피소드를 소개하겠다. 그저 건강의 지표로만 여기고 줄어드는 것이 안타까웠는데 500만 명의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은 작가는 무려 일출로 상상했다. 손톱 중앙에 떠오른 보름달은 좀 생경해서 징그럽기까지 하였으나 정말 기발했다.

 

구성마저 어찌나 신선한지! 총 235페이지라 적힌 책의 133페이지부터 상상 다이어리라고, "만약에"라는 안테나를 세우고 세상을 관찰, 직접 빈 페이지를 채워보라고 권한다. 

 

상상력을 다 잃어버린 중년의 아줌마는 충격을 받았다. 어찌어찌 그림은 그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재미난 상상이 정말... 1도 떠오르지 않았다. 내게도 분명 반짝이던 시절이 있었을텐데 기억력이 문제인 것인지... 그저 초등학교 6학년 때 나는 앤, 너는 다이애나 ... 했던 것만 떠오른다. 작가님의 상상력을 빈 페이지만큼 좀 더 맛봤다면 정말이지 한 개의 에피소드 정도는 떠올릴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아쉬움이 남는다.

 

길지 않은 만화이니 다시 한 번 읽어야겠다. 그러면 나의 사고도 작가님의 그것을 따라 좀 더 깜찍해져, 무미건조한 일상이 조금 특별해질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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