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 도노휴 지음, 유소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두운 공간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어릴적 시골의 전기 사정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전기불이 나가는 일이 자주 있었다. 겨울의 불나간 저녁은 매우 지겨웠고, 무서웠던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 책 <룸>(21세기북스.2010)의 주인공 꼬마 잭의 방도 어둡다. 책은 어두운 방을 세상으로 알고 지낸 한 소년과 엄마의 탈출과 회복을 담고 있다. 잭은 세상을 모른다. 태어나서 한 번 도 방밖을 벗어나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잭에게 헛간이 세상의 전부였다. 그나마 바깥 세상을 알게 해주는 것은 다섯 권의 책과 흐릿한 텔레비전이다.


그러나 엄마는 꼬마에게 진짜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그래서 엄마는 소년이 다섯 살이 되던 해 ‘룸’에서 탈출하여 진짜 세상으로 나가려는 계획을 세운다.


소년에게 탈출 후 진짜 세상을 보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만나는 사람, 먹는 음식 그리고 처음 보는 엄마 이외의 사람들 모두 새로운 경험이다. 이 새로운 경험은 잭 뿐 아니라 엄마도 함께 겪게 된다. 사실 엄마도 세상의 주목도 그렇고 다시 세상에 적응하기 위한 모든 것이 새로운 경험이다.


이 책의 제목은 ‘룸’이다. 글의 흐름은 룸과 그 밖의 세상을 구분한다. 룸은 상처, 어두움, 아픔이지만 ‘세상’은 현실, 희망, 그리고 회복인 것이다.


납치, 감금, 성폭행과 출산과 탈출이라는 단어만 보자면 스릴러의 소재로도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른 방향을 가진다. 저자(엠마 도노휴)는 가슴에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의 세상과의 소통과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최저점으로 떨어진 한 사람의 인생을 회복하는 과정을 담대하게 다룬다.


‘나 세상을 봤어’라고 말하는 소년의 마지막 고백은 비로소 세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 자신의 가슴에서 나온 진실된 고백이다. 소년은 눈으로 만 보는 세상이 아닌 가슴으로 느끼고 공감하는 세상을 알게 된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이 주는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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