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네 방향 Dear 그림책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 신기한 것이 시간이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함께 있지만 각자의 시간을 따로 가지고 있다. 그 좋은 예가 상대성 이론이다. 아인슈타인은 ‘아름다운 여자와 함께있는 한 시간은 1분처럼 짧게 느껴지지만, 뜨거운 난로위에 앉아 1분을 버틴다면 몇 시간처럼 길게 느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럽의 한쪽 어는 오래된 도시 한가운데 사방으로 시계를 알려주는 시계탑이 서있다. 그리고 그 각각의 방향에는 부엌, 작업실, 아이들 방, 거실 이렇게 네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500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시계탑의 똑같은 시간을 바라보며 살고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이 책 <시간의 네 방향>(사계절.2010)은 시간의 네 방향은 각각의 네 집을 말하는 것이다. 그곳에서 흘러가는 시간의 모습을 담고 있다. 도대체 이 책에 담긴 이야기와 시간의 방향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동서남북 시계탑을 따라 시간여행을 떠나며 시간에 대한 생각을 찾아가 봤다.


어려운 문제 또는 생각하게 하는 문제, 놀이로 풀어보는 ‘수수께끼’ 전반을 가리키는 말이 퍼즐((Puzzle)이다. 시간의 네방향을 들여다보는 이 책은 그림책이라는 조금은 색다른 퍼즐이다.


이 책속에는 다양한 퍼즐 조각들이 흩어져 있다. 첫 번째는 같은 시간의 전혀 다른 얼굴들, 두 번째는 다른 시간의 같은 얼굴들, 세 번째는 어제의 시간, 오늘의 시간, 내일을 시간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의 시간, 너의 시간, 그들의 시간 이렇게 크게 네 가지를 담고 있다.


퍼즐 맞추듯 작가가 숨겨놓은 실마리를 찾으며 서로 연결된 시간의 연속성이라는 오묘한 실체를 만난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러한 퍼즐들에 대해 정답은 말하지 않는다. 아니 애초 퍼즐을 가지고 있다는 말조차 꺼내지 않는다. 책을 열고 닫을 때까지 500년 동안 시간의 네 방향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이야기할 뿐이다. 퍼즐의 정답은 오로지 독자의 몫이다.


알듯 모를 듯 퍼즐을 맞춰가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종이를 오려붙인 듯 한 그림은 조금 색다르게 다가온다. 또한 무표정에 가까운 등장인물은 낯설지만 왠지 끌리는 이 책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나의 시간과 너의 시간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의 시간들이 서로 겹치고 엮이고 영향을 미치며 인연을 맺는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우리의 시간은 별개의 시간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다. 나아가 시간은 삶의 인과 관계와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삶의 인과 관계 즉 원인과 결과가 결코 따로 있지 않고, 어제의 일은 오늘의 원인이 되고, 오늘의 일은 내일의 결과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수많은 그들의 시간들이 서로의 시간들 속에 엮이고 엮여있다는 시간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배울 수 있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0-10-14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의 새로운 상상그림책 <문제가 생겼어요!>가
최근에 출간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