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풍선이 남작 뮌히하우젠
고트프리드 뷔르거 지음, 염정용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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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처럼 무서운 것도 없다. '나쁜 소문은 날아가고 좋은 소문은 기어간다.', '말은 할수록 늘고 되질은 할수록 준다.'처럼 하룻밤사이에 온 마을에 퍼지는 속도도 그렇고 처음과 끝이 전혀 다른 경우도 많은 것이 소문이다. 예를 들어 옆집 사람이 길을 가다 10원 짜리 동전을 주운 것이 건너고 건너면 몇 십억을 벌었다는 이야기로 변해버리는 것이 소문이 가진 힘이다. 소문이 처음과 끝이 전혀 다른 이유는 부풀리고 과장하는 것이 사람의 기본 심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나치게 도에서 벗어나는 것을 허풍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허풍’이 심하다고 하는 사람은 신뢰가 없는 사람으로 비춰진다. 허풍이라는 것이 과장의 측면이 많지만 진실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꼭 허풍이라는 것이 나쁜 쪽으로만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해학, 풍자, 과장된 재담들을 통해 사람들에게 기쁨과 희열 그리고 일상에서 일어날 수 없는 색다른 재미를 불어넣기 때문이다. 때와 장소에 따라 적절한 사용은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허풍이라면 한 가닥 하는 사람도 이 책 <허풍선이 남작 뮌히하우젠>(인디북.2010)의 주인공인 허풍선이 남작 ‘히에로니무스 칼 프리드리히 뮌히하우젠’의 이야기를 들으면 두손 두발 모두 들고 말 것 같다. 어쩌면 그리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지 신기하고 놀랍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 남작은 시종일관 자신은 진실만을 말하고 있다고 강조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진짜(?) 허풍을 떠는 사람을 경멸하기까지 한다.


허풍선이 남작은 여러 판본이 존재한다고 한다. 이 책은 여러번의 수정을 거치면서 새롭게 추가되고 다듬어지면서 마침내 그 전형적인 형태를 갖추게 된 1788년의 독일어판을 (가장 원본에 가까운)원본으로 번역 소개한다. 허풍이 창조적 예술 작품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해 했다.


점잖은 신사이며 사기꾼 같은 면은 보이지 않는 남작은 1부에서 자신의 재능 용맹함과 침착함을 펼쳐보이고 2부에서는 사냥꾼이자 군인으로서 세계를 누비고 다니며 시대를 초월한 동화 주인공이 된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허풍 중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당시 유럽 전역에 유례없이 혹독한 겨울이 찾아왔기 때문에, 태양은 일종의 동상을 입었던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태양은 그 시절 이후로 오늘날까지 얼룩달룩한 반점을 지니고 있으니까요'(73p)라며 태양의 흑점이 동상에 걸린 자국이라고 허풍을 떤다.


시종일관 풀어놓는 허풍이 밉지 않다. 기상천외하고 상상의 세계를 가득 담은 이야기 보따리를 푸는 저자의 시각이 그리 불량(?)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양한 재담, 일화, 망상들을 한 인물을 중심으로 배열함으로서 비로소 형태를 갖추게 된 기상천외한 이야기인 이 책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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