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에서 영성으로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 이 시대는 지성을 가진 사람을 최고인양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성인으로 인정받고자 배우고 또 배운다. 지난 시대 부모들은 대부분 사회적인 또는 경제적인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것은 평생의 한으로 자리하고 있다. 지금 사교육의 열풍은 그 배움의 한의 표출인 것이다. 배움은 지성인으로 가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 시대 지성인을 꼽자면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다. 그는 대한민국 대표 지성인으로 모두가 인정하는 사람이다. 20대에서부터 시작된 그의 글쓰기는 수많은 저서를 세상에 내 놓았고 강연 그리고 사회 활동을 통해 그의 지성 세계를 보여 주었다. 그런 그가 다른 이야기를 한다. ‘지성’이 아닌 ‘영성’을 이야기한다. 이 책 <지성에서 영성으로>(열림원.2010)는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인이 지금까지 쌓아온 인본주의적인 작업을 뒤로하고 지성의 세계에서 영성의 세계로 들어가는 순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람들은 그의 영성 세계로의 입문을 궁금해 했다. 만날 때 마다 하염없이 물었다. 저자는 반복되는 질문에 일일이 답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한 번에 이야기하고자 했다.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를 시작으로 일본 쿄토에서의 생활과 딸과의 관계 속에서 발견한 영성의 세계 그리고 딸의 이야기와 매체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자신의 영성으로의 여정을 이야기한다. 일상을 기록한 수필형태의 글이기에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전체적인 글은 자기 성찰을 담은 수필이기에 매우 편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그의 깊은 생각과 사상을 여과 없이 담아낸다. 쉬우면서 메시지가 있는 저자의 글 이것이 바로 잘 쓴 글이다.

 

저자는 어느 때 부터인가 ‘앎’이 자신을 억누른다고 말하고 있다.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가지고 싶은 물질에 대한 욕심처럼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자신의 자유를 묶어 버리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영성의 세계는 이와 반대다 채우면 채울수록 더욱 삶이 가벼워지고 자유롭게 된다. 저자는 이 진리를 인생의 후반부에 깨닫게 되었다.

 

변화라는 것은 어느 계기가 필요하다. 그 계기가 변화의 원동력인 것이다. 자기 스스로 변화하기에는 그 에너지가 부족해 생각처럼 변화되기가 쉽지 않다. 저자의 변화의 시작은 바로 사랑하는 ‘딸’이었다. 딸을 통해 지성에서 영성으로 들어가는 에너지를 얻게 되었다.

 

지성과 영성은 정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다. 지성은 의문을 바탕으로 생겨나고 영성은 믿음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너 이 두 가지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기독교는 이성과 지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과 지성을 넘어 서는 것이다. 저자는 지성과 영성의 중간에 (저자는 ‘문지방’으로 표현한다.) 위치하고 있는 것 같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아직도 고민하고 있다. 현재 진행형으로 지성의 세계에서 영성의 세계로 한발자국 나아가고 있다.

 

시대의 지성 이어령이 전하는 ‘영성’에 대한 참회론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지성과 영성의 관계 그리고 영성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깨닫게 된 좋은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