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왕구천 1
양시아오바이 지음, 이지은 옮김 / 살림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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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이 대부분 생각하기를 역사는 옛날의 따분하고 고리타분하고 비생산적인 것으로 인식한다. 바쁜 현대에 다른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굳이 이미 지난 옛이야기를 따져봐서 무엇하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역사는 우리가 앞으로 가야할 방향을 발견하게 하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이 된다. 공부라고 생각하면 쉽게 접근하기 힘든 역사를 스토리텔링을 통해 이야기한다면 쉽고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다.

  중국 춘추 시대 말 월나라 구천과 오나라 부차의 대결구도를 책의 전반에 걸쳐 긴장감 있게 그려내고 있는 이 책 <월왕 구천>(살림.2010)은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고사성어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지금으로부터 대략 2,500여 년 전 현재 중국의 소주와 소흥 일대 유역으로 거슬러 올라가 본다. 당시 우리 한반도는 고조선 시대, 고구려, 백제, 신라가 건국하기 훨씬 전이다. 중국은 춘추 전국 시대가 끝나고 전국 시대가 시작될 무렵 남쪽(강소성과 절강성 일대)에는 오나라와 월나라가 서로 국경을 마주하며 서로 약탈전을 벌였고 보복과 그에 대한 보복으로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두 나라는 항상 긴장감이 맴돌고 있었다.

  오나라에 크게 패한 월나라 왕 구천이 복수를 하고 다시 일어서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은 이 책의 관점은 월나라 왕 구천에게 맞춰져 있지만, 저자(양시아오바이)는 오나라 왕 부차에게도 눈을 떼지 않고 있다. 구천이 중심이지만 나름대로 다른 등장인물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목소리까지 담는 저자의 노련미가 돋보인다. 역사는 수레바퀴라고 했던가. 서로 싸워 승리하고 실패하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며 영원한 승자도 없고 영원한 패자도 역사에 없다는 말이 실감난다.

  이 책에서 발견하는 것은 사람의 중요성이다.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사람은 인재를 구하고, 그들이 자신을 위해 일하도록 다스릴 줄 아는 자다.”(30p)라고 오나라와 부차의 아버지 합려가 열 여덟살 자신의 아들(부차)에게 하는 말을 통해 확인 할 수 있고, 월왕 구천의 아버지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천하에 네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는 너를 보좌해줄 사람이 필요할 것이다.’(75p)

  구천이 와신상담의 실제 주인공(?)인 쓸개(흔히 곰 쓸개로 알고 있는)를 얻는 장면은 비장함으로 다가온다. 친구의 죽음을 통해 얻은 그의 분신을 처음의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날마다 맛보며 자신을 추스르는 모습은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교훈이자 삶의 자세로 다가온다. 인내와 고통이 얼마나 크고 어려우며 이것을 견딘 자에게 비로소 달콤한 열매가 주어진다는 세상의 이치를 다시금 배우는 좋은 시간이었다.

  두 권의 책에 담긴 월 왕 구천과 오나라 왕 부차의 이야기는 흡입력이 놀랍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과 앞으로 전개될 기대감을 가지고 읽게 된다. ‘와신상담’ 이외에도 ‘오월동주(吳越同舟-사이가 지극히 나쁜 원수지간을 말함)’나 ‘토사구팽(兎死狗烹)’의 사자 성어를 발견하고 그 어원을 듣게 되는 행운도 누릴 수 있다. 이 사자성어들은 인간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내는 말이다. 우리의 영웅도 때로는 인간의 본성을 지니고 있기에 옆에서 지켜보는 우리도 동질감에 안심이 된다.

  와신상담 (臥薪嘗膽) 말 그대로 섶에 누워서 쓸개를 핥는다는 이야기다. 이 사자성어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반대로 이 말의 어원이 되는 역사적 사실은 대부분 알지 못할 것이다. 이 사자성어를 통해 월나라, 오나라, 구천, 부차 등 전혀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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