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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하며 이겨내는 나의 우울증
엘리자베스 스와도스 지음, 이강표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현대인의 병으로 자리 잡은 것 중 하나가 우울증이 아닌가 싶다. 이 우울증이 오랜 세월동안 인간들과 함께 했지만, 오늘에 이르러서는 그 정도가 더 심해진 것 같다. 행복을 느끼고, 우울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인간의 모습이다. 그러나 그 깊이가 더해져 삶에 대한 회의, 행복의 상실과 고독에 이르는 것이 바로 우울증의 증상이다.
이 우울증은 모든 것이 싫고 세상에 혼자 버려진 느낌을 가지다가, 자신의 아까운 삶마저 가차 없이 던져버리게 만드는 무섭고 위험한 질병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 우울증에 대해 무관심하고,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로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어느 때 나에게 다가올지 모르는 무서운 병이라고 한다면, 미리 준비하고 극복하는 방법 하나쯤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이 책 『낙서하며 이겨내는 나의 우울증』<문학수첩.2008>은 독특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책은 온통 낙서 비슷한 그림들로 덮여있다. 잘 그려진 그림이 아니라 유치원생이 그렸을 법한 정말 낙서 같은 그림들이다.
내용은 저자(엘리자베스 스와도스)가 낙서와 같은 그림을 그리면서 우울증을 견디고 이겨내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우울증은 어떻게 자신에게 생겨났는지, 우울증으로 인해 어떤 고통과 아픔이 있었는지 그리고 치료하는 과정 가운데 무엇을 깨달았는지를 자세하게 그림으로 그려내고 있다. 자신의 가족사는 물론, 자신의 우울증과 관련된 이야기를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그때 그때의 감정들이 그림에 잘 표현된 것 같다.
나는 맨 처음 이 책이 낙서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을 제시한 책으로 알았다. 그런데 나의 예상은 완전히 벗어나 버렸다. 이것은 저자의 우울증을 이겨낸 감동 수기쯤이라 할 수 있겠다.
저자의 그림들은 한 결 같이 거칠고 어둡다. 등장인물의 얼굴 표정도 항상 굳어있다. 그 만큼 우울증으로 인한 고통과 고민이 많았음을 말하는 것 같다.
띠지 뒷부분을 보면 ‘가벼운 터치로 우울증의 장막을 걷어 낸 마술 같은 책!, 고통스럽도록 솔직하고 유머러스하면서 희망적인 이야기!’라고 되어있다. 저자의 솔직한 목소리를 가벼운 터치로 그려내고 있으면서 우울증 너머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우울증과 씨름하면서 사물을 다르게 보는 법, 감사와 동정심 그리고 다른이를 사랑하는 것, 다른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저자는 우울증과 씨름하는 방법을 알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자신의 감정을 감춰야 하고, 즐거운 척 꾸며 대면 즐거워질지도 모른다는 생각들을 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이러한 긍정적인 생각들이 점점 커지게 되면 나중에는 우울증에서 빠져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낙서투성이의 이 책이 맘에 든다. 작가의 우울증 극복을 위한 솔직한 고백도 맘에 들지만, 이 우울증을 겪고 이겨내기 위한 작가의 노력에서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