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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친 막대기
김주영 지음, 강산 그림 / 비채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오늘 아름다운 이야기의 향기가 내 서재에 가득하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언어의 향기는 오랫동안 내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이제 그 향기는 나의 꿈을 깨우고 있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향기를 풍기는 것이 똥을 치우던 막대기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현재 나에게서 일어나고 있는 진실이다.
『똥친 막대기』<비채.2008>. 제목조차 깨끗하지 않는 이 책이 궁금했다. 과연 이 막대기는 어떠한 진실을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어떤 꿈의 향기를 머금고 있을까?
어미나무에서 떨어진 어린 나뭇가지의 여행을 담고 있는 이 책은 단순한 나뭇가지의 여행만을 담고 있지 않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에 던져진 어린 나뭇가지이지만 꿈과 그 끔을 이루기 위한 간절한 과정을 담고 있다. 작가(김주영)의 글을 이끌어가는 솜씨가 매끄럽다. 그리고 맑다.
“어미나무의 그늘을 벗어나 세상 속으로 뛰어든 어린 나뭇가지의 까끌까끌한 모험, 오밀조밀한 사랑 이야기”라는 띠지의 문장이 이 책 전체의 줄거리이다.
나뭇가지의 여행을 따라가 본다. 소와 재희라는 소녀를 때리는 회초리가 되기도 하고, 오물 투성이의 냄새나는 똥친 막대기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낚시 대가 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홍수에 떠내려가는 돼지를 타고 이틀 동안 여행을 한 후 자신이 뿌리내릴 땅을 찾게 된다. 하지만 이것이 다라면 왠지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나뭇가지의 모험 속에는 긴장이 있고, 사랑이야기에는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그것은 아마 꿈이 아닐까 싶다. 나뭇가지는 여행을 하며 좌절과 인내를 경험한다. 그런데 이 고난을 이겨내게 한 힘은 바로 뿌리내려 어른 나무가 되는 꿈이었다. 수많은 꿈들을 꾸며 좌절과 꿈을 꾸는 자에게 희망이 있고, 그것은 곧 삶의 이유가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이라 생각된다.
다시말해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통해 소중하고 강한 메시지를 쉽게 전해들을 수 있다. 자연스러운 글의 흐름과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언어가 돋보인다. 이해하기 쉽지만 오랜 생각을 던진다.
강산의 수묵화 느낌의 그림은 이 책을 한껏 아름답게 하고 있다. 황토색 위주의 색감은 독자로 하여금 고향 흙 내음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아름답고 깨끗한 그림과 함께 하는 나뭇가지와의 여행은 어릴 시절의 아름다웠던 꿈을 다시 꾸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