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 레바이 - 십자가를 만든 어느 목수의 고백
E.K. 베일리 지음, 선경애 옮김 / 가치창조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가끔 재미있는 드라마에 푹 빠지다 보면 드라마와 현실의 구분이 모호해질 때가 있다. 이것은 다큐멘터리와는 달리 등장인물과 동일시되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로 내가 주인공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 책 『목수. 레바이』<가치창조.2008>가 그러한 경우에 해당된다. 나를 2000년 전 예수님 시대의 허름한 십자가를 만드는 작업장으로 인도한다. 그곳에서 나도 레바이를 도우며 예수님을 매달게 할 십자가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직접 목격하게 된다.

 

“십자가를 만든 어는 목수의 고백”이라는 부제를 통해 짐작이 가듯, 예수님이 달려 돌아가신 십자가를 만든 목수가, 십자가를 만들고 그 십자가에서 만난 예수님을 통해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용서 받는다는 내용이다.

 

생생하게 그때의 모습을 글로서 잘 표현한 것을 볼 수 있다. 당시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에서의 죽음 그리고 부활을 재삼자의 눈을 통해 본다는 것은 색다른 느낌이다. 다시 말해 그때의 느낌과 감동을 주인공의 독백을 통해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처음에 그는 그 일이 얼마나 큰 죄악이고 야만적인지 깨닫지 못하였다. 그저 십자가에서의 고통과 죽음은 자신과는 별개의 문제이고 자신은 십자가를 제작해서 파는 목수에 지나는 않는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죄책감은 커지고 예수님을 매달리게 할 십자가를 만들 때, 그의 마음의 심히 복잡하게 요동하기 시작한다. “내가 이 악마 같은 제도를 만든 건 아니니 십자가에 달려 죽는 사람들의 죽음을 책임질 필요는 없어. 로마군이 십자가를 만들라고 돈을 주니까 나는 만들 수 밖에”(41p)

 

이러한 자기 합리화는 십자가에 달리시는 예수님의 눈을 보며 깨닫게 된다. “예수가 발을 끌며 일어났을 때 내 눈은 그의 눈과 마주쳤습니다. 그의 시선에서는 조용한 힘이 느껴졌습니다.”(58P) 이제 그는 십자가를 만드는 사람에서 십자가를 지는 사람으로 변화 되었다.

 

여기서 저자는 주인공 만 십자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십자가를 만든다고 말하고 있다. 날마다 십자가를 만들고 예수님을 못 박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십자가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십자가를 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예수님의 뒤를 따라 가야 한다. 이것은 예수님을 통한 용서의 증거이며 결과이다.

 

110페이지에 얇은 두께이기도 하지만 드라마틱한 본문 덕분에 금방 읽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오랫동안 생각나게 한다. 작가가 그린듯한 수채화 그림이 깔끔하고 본분의 내용과 제법 잘 어울리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제본이 꼼꼼하지 못하여 몇 번 들췄더니 뒷장 모서리 부분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오늘도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지 않았는가 생각하며 회개하였다. 오늘 나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좋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