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오쿠다 히데오의 책은 재미있고 통쾌하다. 그러나 가볍지 않다. 우리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쉽고 재미를 추구하면서 교훈을 주기란 쉽지 않다. 오쿠다 히데오는 재미와 여운을 동시에 만들어 내는 능력이 탁월한 작가가 분명하다.

 

작품에 다양하고 기발한 소재를 끌어오는 작가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공중그네, 면장선거 등 그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다양성에서 나오는 재미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그가 추구하는 또는 지향하는 글쓰기의 방법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의 작품은 독자를 쉽게 빠져들게 하고 만다.

 

이 책 『팝 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북스토리.2008>은 오쿠다 히데오의 데뷔작으로서 이 책 역시 우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그야말로 황당하고 엽기적인 소재를 가지고 출발한다. 팝스타가 변비로 고생하고 그 병을 치료받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치료 과정은 물론 그의 변비 탈출기가 실감난다.

 

하지만 저자는 이 소재를 통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확실히 정의한다. 책의 뒷 표지에는 “고정 관념 따위는 이참에 떨쳐버리세요”라는 글귀가 있다. 이 글귀가 이 책의 메시지다. 그렇다. 이 책은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고정 관념을 벗어던질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 때는 꼭 이렇게 해야해! 라는 그동안 우리들이 아무 생각 없이 해왔던 잘못된 고정 관념을 벗어나기를 원하고 있다.

 

책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무척 사실적이라는데 놀랍다. 변비로 고생하는 주인공의 심리 상태는 물론이고 화장실에서의 모습 또한 자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변을 보는 장면은 소리는 물론 표정이나 심리가 사실적이고 실감나다. 눈으로 보이지 않고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책이지만 꼭 주인공과 함께 화장실에 앉아있는 느낌이다.

 

“실은 인간이든 동물이든 살아가면서 꼭 해야만 할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 말 역시 저자의 또 다른 메시지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안해도 되는 것을 하지 못해 불안해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또한 우리들은 이러한 것들을 “마땅이 그러해야 한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

책은 존의 변비 탈출기를 다루면서 몸의 치료 뿐 아니라 마음의 치료 또한 동시에 다루고 있다. 어렸을 때 다른이에게 주었던 상처를 가슴에 앙금처럼 안고 살아가던 주인공은 변비의 치료와 더불어 마음까지 치유된다. 남에게 주었던 상처가 자신의 상처가 되어버린 세월 속에서 고민하던 주인공의 마음이 조금씩 치료되는 것을 보면서 몸과 마음은 어쩌면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책의 결말 부분에 다다라서야 속에 있던 체증이 가라앉는 느낌이다. 주인공 존이 그토록 고대하고 갈망했던 몸속의 불필요한 덩어리가 밖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저자의 다른 책을 읽은 분이라면 알 수 있는 단골 인물들의(의사와 간호사) 전신을 만나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는 이 책은 재미만큼이나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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