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책

죽는 남자 1
이림 글.그림 / 가치창조 / 2008년 5월

삶이 아름다운 건 죽음이라는 끝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죽음이라는 생의 마지막 관문을 모두 통과 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지금의 삶은 세상 무엇보다 아름답고 소중하다. 그렇지만 나는 어떤가. 생각해보면 삶의 끝을 모르고 있기에 시간에 대한 감각이 무뎌져있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지 못하고 있다. 오늘 나의 삶의 자세에 대해 반문해 본다. 

오늘 여기 삶의 그 끝을 알고 있는 남자의 이야기가 있다. 생의 끝에 서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아름다움과 그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책을 넘긴다.

악성 뇌종양으로 100일 이라는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는 주인공. 주인공은 젊다. 아직도 살아갈 날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그에게 있어 이것은 큰 충격이다. 하지만 우리의 이러한 염려와는 달리 주인공은 담담하다. 이성을 잃고 자기를 포기하거나 자신을 놓아버리는 삶의 모습이 아니다. 자신의 삶과 죽음을 인정하고 그 생의 기쁨을 다른이에게 전달하는 주인공의 모습 속에서 이것이 진정한 아름다운 삶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주인공을 1인칭 시점으로 나레이션 형식이 돋보이는 이 책『죽는 남자1』<가치창조.2008>는 포털 사이트 다음에 연재된 웹툰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총 3권의 책 중 도입부에 해당하는 첫 번째 책이다. 깔끔한 그림과 절제된 대화와 독백이 독자에게 강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소중한 계기를 만들어 주는 책이다.

주인공 강서영에게 100일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은 시간이다. 나에게 100일이라는 생의 마지막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고 하나씩 그 추억들을 떠올리며 다음세대에 ‘나의 삶은 이것이다’라는 나의 삶에 대한 철학을 자녀들에게 남기는 것으로 마무리 지을 것 같다.

그렇다면 삶을 정리하는 주인공의 마음은 어떨까? 다음에서 조금은 알 수 있다.
"하지만 떠나고 나면... 슬픔의 무게가 달라질까?
모질게 떠나든...‘너만을 사랑했네’ 따위의 신파를 주고 떠나든...
떠난다는 사실 하나만큼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인데...
난 남은 시간동안 웃다가 내가 떠난 후 슬퍼하는 다희(여자친구)보다는.
내가 떠난 후 웃을 수 있는 다희를 원해
지금 힘든 건 결국 시간이 다 알아서 해결해줄 거라 믿어
나쁜 기억이든 좋은 기억이든 결국 시간이 흐르면 추억이 되니까. (279p)“

어쩌면 시간이 모든 것의 해결이 될듯하다. 가슴 아픈 첫사랑의 헤어짐도 세월 앞에서 희석되어 희미해지듯이 이별에 대한 아픔은 시간이 모든 것의 해결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 이 책을 통해 나의 삶의 다시 돌아보게 되었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깔끔한 그림과 적절한 여백이 돋보이는 이 책이 아쉬운 것은 주변 인물들의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에 치우치다 보니, 정작 중요한 주인공의 삶이 깊이 있게 다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인공의 삶에 대한 애착을 그려내는 데 조금은 힘에 부친 듯하다. 2권, 3권이 기다리고 있기에 그곳에서 기대해본다. 주인공 서영의 생에 대한 아름다운 모습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