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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천사의 눈물을 보았다
박종인 외 지음 / 시공사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니 새벽 무렵의 여명이 창가에 스며들고 있다. 날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새로운 아침 때문에 우리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우리의 꿈과 희망을 이루는 아침 있기에 우리는 기뻐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소중하고 아름다운 아침을 힘겹고 고통과 좌절 가운데 보낼 수밖에 없는 세계의 아이들을 보니 어른으로서 부끄러워진다.
“조선일보 ‘Our Asia' 취재팀이 만난 지구촌 아이들의 슬픔과 희망 이야기”라는 부제를 가진 『우리는 천사의 눈물을 보았다』<시공사.2008>는 조선일보 '아워 아시아 Our Asis' 취재팀이 2007년 1월부터 10월까지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을 여행하며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구상에서 고난이 시작되면 그 고난의 가장 깊은 곳에는 언제나 아이들이 있다. 의료와 의식주 그리고 교육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이다. 이들의 힘든 삶이 그들 세대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세대에 그 영향이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것이 더 큰 고통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들은 자신의 운명을 거스르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즐겁게 뛰어 놀고 자신의 꿈을 위해 공부해야 하는 아이들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힘겹고 눈물겨운 삶을 견디어 내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많은 아이들이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짧은 생을 마감해야 한다는 사실에 다다를 때는 아프다 못해 어른들이 싫어진다.
네팔에서 만난 살짜리 여덟살 소녀 루빠는 날마다 밥도 먹지 못하고 새벽 5시부터 몇 푼 되지 않는 돈을 위해 돌을 깨고 있다. 그 소녀는 ‘가난은 내 운명’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현재의 삶이 운명이라고 말하고 있고 실제로 믿고 있다. 어쩌면 그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가난과 환경이 운명을 거슬리기에는 너무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꿈은 있다. 슬픔과 가난이 그들의 운명일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꿈까지는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실에 갇혀 그 꿈이 싹을 틔우지 못할 뿐이다. 약간의 물과 환경이 받쳐준다면 그들의 싹은 활짝 피어 아름다운 꽃과 나무로 자랄 것이 분명하다.
루빠와 티벳에서 만난 아홉 살짜리 여자 아이 이시르 도마 그리고 ‘버마’에서 만난 3학년 여자아이 난 아예 묘 윈 에게서 의사의 꿈을 볼 수 있고, 스리랑카에서 만난 툴락시카와 전신 화상을 입고 축축하고 어둠침침한 집에만 있는 14살 인도 여자아이 치트라의 꿈은 선생님이다.
하나같이 이들의 꿈은 크고 넓다 그리고 아름답다. 내가 아닌 우리를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꿈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공통점을 발견 할 수 있다. 그것은 남을 위한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꿈이 꼭 이루어지길 기원한다.
수많은 후원을 통해 보여진 사랑이 있기에, 이들을 위해 기도해주는 이들이 있기에 여기저기 희망의 무지개가 하나씩 뜰 것이 분명하다. 이것은 그들에게도 희망이지만 우리에게도 축복이고 다음세대에는 더 큰 축복이다.
저자는 그들의 슬픈 얼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들 나라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장점과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믿으라고 말하고 있다.
천사는 분명 존재하고 있다. 아픔과 좌절 때문에 흐르는 눈물을 거두고 희망과 더 나은 내일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그들이 바로 천사가 아닐까 한다.
책이 여기에서 끝났다면 너무나 아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가 책의 전부가 아니다. 2007년 말 다시 떠난 여행을 통해, 그들의 몸과 영혼의 상처들을 치료하는 과정을 에필로그를 통해 조금이나마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학교를 다니게 되고 몸을 치료하는 과정은 비록 지금은 작은 시작이지만 더 큰 희망을 품을 수 있기에 마음에 위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