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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자서전 쓰는 법 -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
린다 스펜스 지음, 황지현 옮김 / 고즈윈 / 2008년 1월
평점 :
어제 갓 돌이 된 작은 아들이 첫 발을 내딛었다. 무릎으로 기어 다니며 이방 저방 참견하고 다니는 것이 그의 주 특기인데 그런 아이가 첫 발을 내딛은 것이다. 저녁 식사 중 일어난 사건(?)이기에 큰 환호성 같은 요란함은 없었지만 우리 가족사에 길이 남을 만한 일임이 분명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렇게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에 대한 기억이 언제까지 가게 될까? 1년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짧은 시간에 우리 기억 속에서 잊혀 질 것이다. 사실 아이가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의 기억, 처음으로 눈을 마주친 날, 처음으로 무릎으로 기던 날의 기쁨과 환희는 이미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버렸다.
아이의 걸음은 기껏해야 두발자국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그 까짓것이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기록까지 하는 요란을 떠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다른이의 생각이나 감정은 필요 없다. 다만 우리 가족에게는 다른 무엇보다 소중하고 위대한 역사적인 일이기에 이제까지 소흘히 여겼던 기록을 남기고 싶다.
이 책 『내 인생의 자서전 쓰는 법』<고즈윈.2007>은 삶의 소중한 기억을 남기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큰 업적을 이루거나 대단한 사람들이 쓰는 것이 자서전인데 나 같은 평범한 사람에게 자서전이라는 대작이 가당키나 한 것일까 라는 고민은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접어 두어야 한다..
10년에 한권씩 자서전을 쓰기로 한 구본형 변화 경영 전문가의 추천사를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자서전이란 자신이 기록하지 않으면 누구도 기록해주지 않을 기억을 남겨야 하는 모든 평범한 사람들의 의무인지도 모른다.”
평범하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스스로 삶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다른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게 될 것인가라는 고민은 할 필요가 없다. 내 인생 그리고 내 삶은 다른 누구의 삶보다 위대하고 아름다움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지금 내 모습이 객관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부족해 보이고 낮아 보여도 그렇다고 해서 내 삶이 위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나”이기에 위대하고 자랑스럽다.
자서전 쓰기를 통한 장점은 과거의 기록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모습에 비추어 나의 내일도 함께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행위는 어제보다 더 행복한 오늘 그리고 오늘보다 더 행복한 내일을 만드는 소중한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크게 “내 인생의 자서전 계획하기”와 “내 인생의 자서전 쓰기” 이렇게 2부로 나뉘어져 있다. 내 인생의 자서전 계획하기는 실제적인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을 최소화 하고 “왜 쓰는가?”, “왜 망설이는가?”의 질문을 통해 내 인생을 글로 써나가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통해 책을 통한 내 삶의 이해와 기록을 쉽게 돕고 있다.
본격적인 글쓰기인 2부는 나의 출생과 어린 시절에서부터 노년을 보내며 자신의 삶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보는 인생 전반에 걸쳐 내 삶을 기록할 수 있도록 480가지의 질문을 하고 독자는 그 질문에 답하며 자서전을 완성해 나가도록 돕고 있다.
글을 쓰는데 있어 문학 작품처럼 멋들어진 미사여구를 쓰기위해 안간힘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을 먼저 기억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책을 한권 읽었을 뿐인데 나의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남들이 보기에 평범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위대한 나의 삶을 기록하는 소중한 배움을 얻게 되었다. 이 책을 만나지 못했다면 당시의 기쁨을 기록해야 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좋은 책을 만난 것 같다. 내 삶의 기억 그러니까 나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는 자녀들에게는 갑을 매길 수 없는 훌륭한 유산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