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바다
예룬 판 하엘러 지음, 사비엔 클레멘트 그림, 이병진 옮김 / 세용출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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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해변의 어수선함 대신 겨울바다는 한번쯤 여행하고픈 곳 중 하나이다. 넓고 깨끗한 바다는 가슴이 확 뚤리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그러나 바다의 또 다른 매력은 내 귀를 때리는 파도소리가 아닌가 싶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겨울바다에 서서 눈을 감고 듣는 파도소리는 어떤 음악보다 아름답고 감미롭기 때문이다.


이 책 『고요한 바다』<세용출판.2007>를 읽고 나면 소리는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귀도 듣는 소리보다 더 아름다운 소리는 마음으로 듣는 소리라는 것을. 아무것도 듣지 못하는 귀를 가지고 바다에서 들리는 파도 소리를 찾아가는 에밀리오의 모습을 통해 눈에 보이는 것과 귀로 듣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청각 장애를 안고 태어난 에밀리오는 소리라는 것을 한번도 듣지 못했다. 그의 소원은 소리를 듣는 것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그로서는 소리가 무엇인지 참 궁금하다. 넓은 바다의 요란한 파도 소리를 자신의 귀로 듣고 느껴보고 싶다.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귀에 물을 들어붓기도 하고 자신의 귀를 찌르기 등 자해까지 행하는 갈증이 있다.

그에게 있어 소리를 듣는 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진짜 소리가 아닌 상상의 소리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바다는 실제로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는데 모든 게 아저씨가 꾸며 낸 이야기였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쏴아 쏴아 거리는 소리 자체가 아예 없는지도 모른다. 바다가 미친 듯이 날뛴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알 수 있었다. 내가 그것을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낄 수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바다가 쏴아 쏴아 거린다는 사실은 어떻게 믿을수 있을까?”

 

소리란 세상에 없는 것이고 어쩌면 소리라는 것은 사람들이 꾸며낸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 것을 보면 직접 듣지 못하고 이해하는 것이 맘처럼 쉽지 않음을 볼 수 있다.

다행히 에밀리오는 두 사람의 도움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데 그들은 이웃집에 사는 하비에르 아저씨와 아동 심리 학자 세뇨라 안나이다. 천사같은 두 사람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는 영원히 듣는 법을 배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장애를 대신하는 그들의 헌신과 노력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세상의 소리를 가슴으로 듣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렇듯 소설이지만 아름다운 소리를 볼 수 있고 감동적인 인생을 들을 수 있는 『 고요한 바다』를 통해 소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 함께 동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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