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정말 미안해 - 미처 다하지 못한 이야기
김현태 지음, 조숙은 그림 / 두리미디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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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차가운 겨울 따뜻한 차 한잔을 통해 몸의 온기를 채울 때, 뜨거운 여름 목마름을 풀어주는 시원한 물 한잔을 들이킬 때 세상의 무엇보다 강한 행복감이 밀려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각컨대 이것에 견줄만한 행복이라면 아마 사랑이 아닌가 싶다. 부모님의 헌신적인 사랑, 부모를 향한 자식의 도리,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 이것들은 우리 육체의 갈증보다 한수 위다. 다시 말해 생명수이자 산소 같이 우리들의 삶에 꼭 필요한 존재이다.

김현태 작가의 아름다운 이야기 『엄마, 정말 미안해』<두리미디어.2007>는 인생에 있어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가슴 따뜻한 글 모음집이다. 사랑 가득한 이야기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소중하다. 저자는 공감과 감동이 물씬 풍기는 글을 써온 작가로서 인생이라는 항해에서 삶에 지친 영혼들에게 따뜻한 녹차처럼 위로와 평온을 주고자 하는 바람으로 한 줄 한 줄 썼다.

작가는 좋은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질퍽한 진흙탕, 울퉁불퉁 자갈길을 만날 수도 있는 우리네 인생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도 인생의 한 부분임을 깨닫고 마음의 여유와 삶에 진솔한 자세를 통해 그것을 이겨내어 아름다운 인생으로 바꾸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자식을 위해 집에서부터 그 먼 학교 앞까지 눈을 쓰신 어머니를 통해 한없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해 단칸 지하방에서 신혼의 첫발을 내딛은 아름다운 신혼부부의 이야기, 부인을 먼저 떠나보낸 할아버지의 애뜻한 사랑과, 장애를 가졌음에도 서로 사랑하며 결혼한 이야기. 이렇듯 우리가 보아온 또는 겪은 일상의 아름다운 기억들을 글에 녹여 내고 있다. 따라서 책을 통해 나의 옛 기억과 사랑의 감정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너무나 가까운 사람이기에, 너무나 쉬운 사람이기에 혹시나 소홀히 대하진 않았는지요. 소중한 것은 잃은 후에 그 가치를 알기 마련입니다. 함께하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사랑해야 합니다. (중략) 지금이 가장 사랑하기 좋은 날입니다. 안아주기 좋은 날입니다.”(36p) 이 글이 이 책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호소이다. 우리가 들여 마시는 산소를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너무나 소중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관심을 가지지 못하는 것처럼 내 어머니, 아버지, 나의 소중한 사람에 대해 관심 갖지 못한다면 인생에 있어 너무나 소중한 것을 잃어 버리는 안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나눌 수 있고 기댈 수 있는 벽이 기꺼이 되어 주는 가족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깨닫고 사랑하는 만큼 더 아끼고 더 오래도록 함께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그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고맙고 행복하고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우리는 행복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다음의 말이 나의 기억에 오래 자리한다.

“인생이라는 긴 길을 함께 갈 사람이 있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그 사람이 나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이건, 슬픔을 주는 사람이건, (중략)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늘 나무처럼 그 자리에서 변치 않고 나와 함께 인생을 만들어 간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6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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