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을 잃어버린 아이
고정욱 지음 / 에코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가수 우순실 하면 ‘아 잃어버린 우산 부른 가수’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우순실? 그 사람이 누군데?’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노래를 아는 사람들까지도) 그녀가 아픔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이 책 “우산을 잃어버린 아이” <에코북스.2007>는 가수 우순실의 삶의 아픔과 눈물 그리고 사랑을 써내려간 다큐 동화이다..“사랑으로 키운 장애 아들을 떠나보낸 가수 우순실의 감동 다큐 동화”라는 부제를 통해 어느 정도 책에 대한 내용을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조금 이색적인 것은 책을 지은 작가이다. 문학박사 고정욱씨로 휠체어를 타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는 1급 지체장애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경험에 바탕을 두고 그들의 아픔과 사랑을 이 책에 잘 그려내었다. 그래서 더 감동을 얻고 가슴이 따뜻해진다.

이야기는 병수의 여동생 민지의 입을 통해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
그녀에게는 오빠가 있지만 엄마가 임신했을 때 이곳저곳 공연을 많이 다닌 것이 화근이 되어 뇌수종이라는 큰 병을 얻게 되었다. 그 병으로 인한 정신지체로 인해 병수는 학교는 커녕 혼자서는 밖에 다니질 못한다. 그래서 엄마의 관심이 병수에게 많이 갈 수 밖에 없는데 민지는 이해는 하면서도 서운한 감정을 감출수가 없다.

“민지는 오빠만 사랑하는 것 같았습니다. 민지는 엄마에게 자신도 사랑 받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지만 그런 얘기를 했다간 또 엄마가 무슨 말로 자신을 타이르고 찍어 누를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민지는 요즘 매일 우울합니다.”(38P)

“흥! 엄마의 관심은 오빠뿐이야”라는 민지의 말은 얼마나 엄마의 사랑이 그리웠는지 알 수 있다. 그 얘기를 들은 우순실은 갑자기 할 말을 잃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생각해 보니 10년의 세월동안 늘 아프고, 툭하면 병원에 달려가야 하는 병수 때문에 민지에게 신경 못 쓴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병수는 따뜻한 봄 짧은 생을 마감한다. 그녀의 마음은 아팠지만 고통이 없는 곳에서의 삶이 더 큰 축복이고 행복이라는 생각에 위안을 삼는다.“병수 편안하게 갔어요, 고마워요. 너무 힘들게 고통받아 왔기 때문에 차라리 다행이에요.”사람들은 13년 동안의 노고를 위로했지만 그 어떤 위로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우순실은 병수에 대한 사랑을 더해 민지를 더 사랑할 것이라고 말한다.“그동안 우리 민지한테 못 해 준 사랑 다 내가 해줄게”

세상이 바뀌어서 갑자기 환해지는 것은 세상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이 바뀌고 오해가 풀리기 때문이라는 것을 민지는 알았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일이 있어도 변하지 않고 잃어서는 안되는 것이 바로 엄마에 대한 사랑임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민지는 말 했습니다. “엄마, 울지 마. 내가 엄마의 우산이 되어 줄게.”(124p)

다음은 우순실이 직접쓴 “하늘나라 병수에게 보내는 편지”중 내용이다.
“세상의 많은 엄마들을 두고 네가 내게로 온 것은 힘들더라도 엄마의 운명이라고 받아들였단다. 그래서 입술을 꼬옥 깨물고 강하게 살면서 너를 지켜 줘야겠다고 엄마는 마음을 바꾸었다. 엄마는 너를 통해 삶에 겸손해야 함을 배웠고, 더 큰 사랑을 알았단다.”
이것은 그 무엇보다 사랑을 느낄 수 있고 행복을 가질 수 있는 말이다.

"오빠에게 엄마의 모든 사랑을 빼앗겼다고 한때는 서운해하고 미워했지만 나중에 엄마의 더 큰 사랑을 깨닫는 동생 민지. 바로 우리들의 친구인 민지의 이야기를 읽고 많은 어린이들이 뛰어놀 수 있고, 살아서 숨 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깨달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라는 작가의 말이 책을 읽은지 한참 지난 지금도 잔잔한 여운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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